이스라엘이 결국 가자지구의 ‘마지막 피란처’인 라파를 향해 지상작전을 개시했다. 국제사회 만류에도 불구하고 라파 내 50여개 지점을 공습한 후 도시 외곽으로 탱크를 진군시킨 것이다. 한국의 경기 분당보다 좁은 라파(64㎢)에는 현재 140만여명의 피란민이 몰려 있다. 지상전이 본격화되면 최악의 인도주의적 재앙을 피할 길 없다. 휴전을 촉구하는 대학가 반전 시위가 전 세계로 번져나가는데도 이스라엘은 언제까지 눈과 귀를 틀어막고만 있을 것인가.
이스라엘이 라파 지상작전을 개시한 것은 6일(현지시간) 이집트가 제시한 휴전 중재안을 하마스가 수용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였다. 이스라엘은 휴전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라파 곳곳을 공습하고, 탱크로 라파검문소를 장악했다. 전쟁이 중단될 거란 기대감으로 거리에 쏟아져 나온 가자지구 주민들의 환호성은 금세 공포와 절망으로 바뀌었다.
이스라엘은 라파의 민간인 틈에 숨어 있는 하마스를 뿌리 뽑으려면 라파 지상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이스라엘의 대피 명령에 따라 가자지구 북부에서 중부로, 다시 남부
인스타 팔로우 구매 라파까지 떠밀려온 140만명의 민간인들을 다른 지역으로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라파 지상공격은 사실상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살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잖아도 가자지구는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 이스라엘군은 병원에 숨어 있는 하마스를 색출한단 명목으로 의료진·환자까지 무차별 공격을 가했고, 구호식량 반입을 차단해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 전쟁 과정에서 수많은 인도주의 규칙이 무너졌지만, 라파 전면전 감행 시 인류 역사에 두고두고 남을 비극이 될 것이다.
지금 전 세계 대학가에서는 베트남전 이후 56년
인스타 팔로우 구매 만에 가장 큰 반전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는 학내 점거 농성을 벌이던 학생 수백명이 경찰에 체포됐고, 졸업식까지 취소됐다. 시위는 하버드·MIT 등 미국 내 다른 대학뿐 아니라 프랑스·독일·멕시코·레바논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자지구의 참상은 머나먼 지구 반대편 이야기가 아니다. 규칙에 기반한 세계 질서의 침식이 용인되면, 그 여파는 가자지구와 중동을 넘어 결국 안보 위험 지역인 한국에도 돌아올 수 있다. 이스라엘은 라파 공격 계획을 당장 중단하고 휴전에 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