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IT경기 반등으로 대중국 수출 증가, 무역수지 개선폭은 제한”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에 힘입어 올해 대중국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중국산 배터리 수입 증가와 한국산 제품 경쟁력 하락으로 과거처럼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18일 보고서 ‘최근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원인 진단과 평가’를 통해 올해 중국의 IT 수요 회복 속도(9.3%)가 글로벌 IT 수요 회복세(6.8%)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돼 우리나라의 대중 IT 수출은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이 19.9% 감소한 데는 IT 경기 부진 영향이 컸다. 반도체·컴퓨터·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가전 등 5대 IT 품목의 대중 수출 감소액은 전체 수출 감소액의 64%를 차지했다.
그러나 대중 수출 증가에도 양극재·리튬이온배터리·전기차 등 품목에서 수입이 큰 폭으로 늘며 과거와 같은 일방적인 대중국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무협은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전기차용 배터리와 수산화리튬 수입액이 각각 80.7%, 53.2% 늘며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폭 확대에 기여했다. 지난해 대중국 무역수지는 180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한·중 수교 후 30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도 무역수지 흑자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협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가운데, 대중 수출과 상관관계가 높은 소매 판매, 산업생산, 수출·수입 회복세는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경쟁력 약화도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협 분석 결과,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는 경쟁력 약화 요인이 31.9%로, 경쟁국인 대만(7%)에 비해 네 배 넘게 높았다. 이는 석유제품· 컴퓨터·철강은 아세안에, 광학기기·반도체는 일본과 독일에 밀리고 있는 영향이 컸다. ‘가격 대비 높은 품질·기술력’이라는 강점이 점차 약화하고 있는 데다 주력산업에서 중국과의 경합이 늘고 있어 수출 경쟁력 약화는 다른 품목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무협은 설명했다.
김우종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올해는 정보통신기술(ICT) 경기 반등으로 인해 대중 수출과 무역수지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중국 내 한국제품 점유율 하락, 핵심 원료 수입 의존도 증가, 중국의 자급률 확대는 향후 대중 무역수지 흑자 전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