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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업데이트]완벽한 ‘육각형 인간’이란

행복한 0 14 04.10 10:00
누구에게나 가보지 않은 길이 있다. 외둥이로 자란 내게는 언니나 오빠가 있는 세계가 그렇다. 남매 관계는 모두가 다 달라서, 내가 가지 않은 길이 어떤 길인지조차 알 수가 없다. 요즘 화제인 JTBC <연애남매>는 내가 결코 알 수 없는 ‘남매’들의 세계를 잠깐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여러 남매가 한집에 모여 살며 서로의 연애에 참견하는 황당한 설정임에도 단 1화만에 엄청난 설득력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연애와 가족이라는 소재로 사랑의 범위와 깊이를 무한히 확장하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연애보다 남매로 먼저 이야기를 시작한다. 누가 누굴 좋아하는지보다 누가 누구의 남매인가를 더 먼저 알고 싶다. 첫 번째로 남매임이 밝혀지는 가족은 그야말로 화목한 가족의 전형이다. 자상한 부모님, 사랑스럽고 멋진 남매.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 연애 프로에 ‘엄친딸’처럼 완벽한 사람들이 나오는 설정은 익숙하지만, 그들의 성장 과정을 부모님의 인터뷰로 듣다 보니 부모님의 따뜻한 성정과 넘치는 사랑이 첫 남매의 완벽함을 더 실체가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어지는 다른 가족들의 이야기는 더 놀랍다. 한 오빠는 과거를 떠올리며 ‘혈기왕성한 부모님’이란 표현으로 에둘러 싸움이 잦았던 부모님을 곱씹는다. 유난히 서로를 끔찍이 아끼고 살피던 또 다른 남매는 서로가 전부일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상처와 아픔을 이야기한다. 그 두 이야기가 ‘완벽한 가족’이라는 플롯의 위험성과 단편성을 깨닫게 한다. 불안정한 가정환경 속에서 동생만큼은 그늘 없이 자라길 바라 단 한 번도 동생에게 짜증 낸 적이 없다는 다정한 오빠, 아픈 엄마를 간호하느라 청춘의 많은 조각을 포기하며 자라왔지만 그 순간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 없다는 강인한 누나의 이야기가 너무나 아름답게 들린다.
각기 다른 남매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계속 ‘육각형 인간’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올해의 트렌드 키워드로 언급된 ‘외모, 성격, 학력, 집안, 직업, 자산 어디 하나 빠지는 곳이 없이 완벽한 육각형 인간’이란 말에 거부감을 느낀 이유는 저 여섯 잣대가 마음에 들지 않음은 물론이거니와 ‘결함 없음’이 선망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경계심 때문이었다. 부끄럽게도 첫 남매를 보며 나 역시 그 잣대로 그들을 판단했다. 하지만 이 남매들에게 푹 빠지다 보니 완벽한 조건이 아닌 고유한 매력의 힘을 믿게 된다. 미리 정의된 조건을 충족한 육각형보다, 결핍과 부재를 자신의 방식으로 돌보면서 자란 그 고유한 형태가 훨씬 더 아름답다.
외둥이인 나는 누군가의 자매이자 남매들과 친구가 되며 컸다. 남의 집밥을 먹고, 남의 남매의 조언과 충고를 흡수하면서. 그렇기에 내 성장에는 필연적으로 다른 가족의 우애와 사랑, 갈등과 다툼이 조금씩 관여했다. 결국 우리 모두는 이렇게 자라날 수밖에 없다. 완벽한 육각형을 추구하는 대신 완전히 연결되고 얽히고설키며 말이다.
옹기종기 모인 <연애남매>의 여덟 남녀가 처음으로 함께 먹는 끼니는 각자의 부모님이 미리 챙겨 준 집밥으로 꾸려졌다. 식탁에 올라온 각기 다른 집의 김치, 갈비, 찌개들이 접시와 접시를, 집과 집을 옮겨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다닌다. 집밥을 챙겨오지 못한 남매가 맛있게 다른 집 반찬을 먹으며 미소 지을 때 한 집안의 사랑이 다른 집안으로 번지는 것을 봤다. 더 진해지며 번지는 건 사랑뿐이라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 한동안 집밥을 가져오지 못한 친구와 함께 집밥을 먹는 장면을 계속해서 돌려보게 될 것 같다.
도시는 시대의 요구와 흐름에 맞춰 변화한다. 변화의 속도와 방향은 제각각이지만, 그 시대가 필요로 하는 공간으로 변해가면서 우리의 삶을 연결해주고 있다.
최근 10여년간 변화의 속도가 가장 빠른 곳 중 하나는 성수동이다. 맛집은 물론 마케팅을 위해 짧은 기간 동안 운영되는 오프라인 소매점인 팝업 스토어나 플래그십 스토어 등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감성 공간이 앞다퉈 열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2000년 이전 성수동은 자동차 정비소 및 차고지, 수제화 공방, 창고 등 중소규모 공업시설과 단독 다가구의 저층 주거지가 밀집된 곳이었다. 이후 2005년 서울숲이 개장하고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면서 성수동 개발이 가속화되었다.
경마장이 있던 시유지에는 고급 주거 지역이 자리매김했고, 낡은 공장과 창고는 감성 있는 카페, 맛집 등으로 탈바꿈했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성수동 방문자 수는 2018년부터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 전체 방문자 수는 약 6244만명으로, 2018년 대비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들어 성수동을 찾는 사람 중에는 외국인 관광객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BC카드가 발표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트렌드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성수동의 외국인 관광객 매출은 2019년 대비 973% 증가했다. 이는 479% 상승한 여의도와 429% 늘어난 한남동을 넘어서는 수치로 성수동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성수동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토지 가격도 오르고 있다. 상업용부동산 종합기업 알스퀘어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성수권역의 평균 토지거래 가격은 3.3㎡당 1억원이었으나 2023년 1억4000만원을 기록, 5년 전 대비 3배 이상 상승했고 최근에는 3.3㎡당 2억원 이상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성수동은 과거 10년 못지않게 앞으로 10년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저층 주거지로 남아 있던 성수전략정비구역의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앞으로 50층 이상의 고급 아파트 9000여가구가 들어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는 빠르면 내년부터 글로벌 업무지구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고 최근 들어 IT 및 엔터테인먼트 회사, 패션 관련 국내외 브랜드의 사옥 이전이 가속화되면서 오피스타운으로의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 각종 개발 정책 쏟아내는데…전셋값 안정 대책은 안 보인다
미래 30년 준비하는 재건축, 가격만 들썩이게 하는 이벤트 막아야
제대로 된 시장 전망, 그 출발은 ‘수요자들 마음 들여다보기’
유현준 교수는 저서 <공간의 미래>에서 부동산이라는 공간은 플랫폼 비즈니스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과 관계가 늘어나고 그럴수록 가격이 오른다며 중심부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도시가 개발되고 토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공간은 그에 걸맞은 콘텐츠로 채워지고 도시의 기능도 점차 변화해간다. 성수동이 10년 후에도 가볼 만한 곳이 넘치는 매력적인 도시로 남아 있기를 기대해본다.
학교 관련 인스타그램 계정에 중학교에서 칼부림이 일어날 것처럼 메시지를 보낸 10대가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서울 관악구 관내 중학교에서 칼부림 사건을 일으키겠다는 게시글을 작성한 10대 피의자 A군을 전날 오후 검거했다고 10일 밝혔다.
A군은 지난 7일 인스타그램 ‘○○스쿨’ 계정에 낼 ○○중에 칼부림 사건 일어난다고 해주세요라는 내용의 DM(다이렉트 메세지)를 보내는 방법으로 교사와 학생들을 상대로 살인 예고 게시글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계정은 메시지로 받은 내용을 익명으로 게시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경찰은 교사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 측과의 협의 하에 주변에 무장 경찰관과 사복형사들을 배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군의 구체적인 범행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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