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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청명절 연휴 여행 붐…소비회복의 봄으로도 이어질까

행복한 0 12 04.13 23:56
중국 전통명절인 청명절 연휴 기간 1억1900만명이 여행을 떠나 10조원 넘게 쓴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정부는 청명절 여행·소비 붐이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8일 중국 문화여유부에 따르면 올해 청명절 연휴 기간인 지난 4~6일 동안 1억1900만명(중복집계 포함)이 국내 여행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여행객 수는 코로나19 대유행 전인 2019년 청명절 연휴보다 11.5% 증가했다. 국내 여행객들이 쓴 돈은 539억5000만 위안(약 10조806억원)으로 2019년보다 12.7% 증가했다.
이는 지난 2월 춘절보다 소비회복이 두드러진 것이다. 춘절에도 2019년 대비 여행객 수는 19% 증가했지만 소비 규모는 7.7% 증가에 그쳤다. 올해 춘절 소비규모는 지난해보다도 낮아 중국 경제가 내수 부진의 늪에 빠져있음을 보여줬다.
24절기 중 하나로 봄의 다섯 번째 절기에 해당하는 청명절은 중국에서는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하는 날이다. 따뜻한 봄 날씨까지 이어지면서 코로나19와 경기침체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이번 연휴에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여행플랫폼 씨트립 데이터에 따르면 청명절 연휴 기간 산악 관광지의 입장권 주문량은 전년 동기 대비 7.7배 증가했다. 꽃구경 관광지의 입장권 주문량은 전년 동기 대비 3.9배 늘었다. 현지 관광당국에 따르면 산둥성 태산관광지구는 지난 4일과 5일 각각 오전에 해당일 입장권이 매진됐다. 장쑤성, 절강성 등의 유명 맛집들이 오후 3시에 재료가 소진돼 문을 닫았으며, 마라탕으로 유명한 간쑤성 일부 현은 연휴 기간 호텔이 모자라 학교를 빌려 800명이 숙박할 공간을 마련했다고 펑파이가 전했다.
중국 당국은 청명절 여행 붐이 5월 1일 노동절 연휴까지 이어지면서 소비회복을 견인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관영매체인 중국중앙(CC)TV는 청명절 기간 전국 곳곳의 명승지 풍경과 나들이객을 조명하며 문화·관광 소비가 경제를 봄으로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청명절 연휴 기간 여행객 대부분은 중·단거리 여행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친척 집을 방문하고 성묘하는 청명절 풍습을 반영한 것이지만 짧은 휴가 일수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노동법에 따르면 연휴가 끝난 일요일 7일은 이어서 쉬지 않고 출근해야 한다. 또한 연휴에 사흘 쉬었으므로 다른 휴일을 대체 근무일로 지정해 출근해야 한다. 연휴가 끝나자 중국 포털 바이두에는 대체 근무가 상위 검색어에 올랐으며 휴일이 너무 짧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귀축영미(鬼畜英美)는 일제 말기를 살았던 사람들에게서 곧잘 듣는 말이다. 일본 제국이 ‘동아시아를 지키기 위해 수행했다’던 그 전쟁의 상대는 ‘악귀와 짐승 같은 나라’ 영국과 미국이었다. 그와 함께 늘 따라오는 말은 대동아(大東亞)전쟁이다. 일본이 1941년 12월 진주만 공격으로 참전한 2차 세계대전을 당시 사람들은 그렇게 불렀다.
일본이 대동아를 처음 쓴 것은 1940년 2차 고노에 내각의 기본국책요강에서였다. 3년 차에 접어든 중일전쟁의 목적을 대동아공영권에서 찾았다. 중국·조선·대만·동남아시아를 구미 열강의 지배로부터 지켜냄으로써 동아시아 공동 번영을 이루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일본은 1941년 미국과 전쟁을 시작하며 이 전쟁을 대동아전쟁으로 명명했다.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대동아는 단지 ‘넓은 동아시아 지역’이라는 지리적 의미가 아니라 지정학적 의미를 담고 있었던 셈이다.
1945년 8월 종전 후 일본을 점령한 연합군최고사령부(GHQ)는 대동아전쟁이 군국주의 용어라며 공문서에 쓰지 못하게 했다. 이 금지령은 GHQ 통치 종료 후 해제됐지만 일본 사회는 여전히 이 말을 금기어로 여겼다. 대신 ‘이전의 전쟁’이나 ‘태평양전쟁’으로 불렀다. 한국에서도 이 말은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여겨 잘 쓰지 않았다.
최근 일본 육상자위대 부대가 공식 SNS 계정에 대동아전쟁 용어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일 이오지마 전몰자 합동 위령추도식 소식을 전하며 이오지마를 대동아전쟁의 최대 격전지라고 표현한 것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공문서에 어떤 용어를 쓸 것인지는 문맥 등에 따른 것으로 일괄적으로 답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표현으로부터 분명한 거리를 두지 않은 것이다.
이번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미국을 방문해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를 발표하면서 미 의회 연설에서 과거사 반성을 언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80년이 흐르며 일본에 ‘악귀와 짐승’은 영·미에서 중·러로 바뀐 것 같다. 그 와중에 한국은 또 어떻게 휩쓸릴 것인가. 난데없는 대동아전쟁의 소환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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