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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아파트 대상 ‘보금자리론’ 신청액 3000억원대 머물러

행복한 0 11 03.03 14:46
2022년 10월 태어난 아기를 둔 A씨 부부는 최근 보금자리론으로 이사를 가볼까 고민하다가 마음을 접었다. 대출 한도도 적고 금리도 시중은행과 별 차이가 없었다. A씨는 신생아특례를 받자니 몇 개월 차이로 아기가 대상에 들지 못했고, 보금자리론을 빌리자니 우대를 받아봐야 3%대인 금리가 매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정부가 출시한 서민 대상 정책모기지 ‘보금자리론’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출시 2주가 지나도록 신청금액이 3000억원대 수준에 머물렀다. 이틀 만에 5조원을 기록한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은 물론, 과거 일반 보금자리론 신청액 수준에도 크게 못 미친다. 보금자리론은 이용 요건 자체가 까다로운데, 문턱을 넘겨도 금리가 시중은행과 비교해 그리 낮지 않다. 부동산 침체와 맞물려 대출을 동원해 집을 사려는 매매 수요가 꺾인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론은 지난해 공급된 ‘특례보금자리론’에서 ‘특례’를 빼고 다시 나온 정책모기지 상품이다. 금융위원회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기준, 대상주택 등 지원 요건을 특례 이전 수준으로 돌린 보금자리론을 올해 내놓으면서 신혼부부·다자녀·전세사기피해자에 대해서만 소득 기준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등을 완화했다.
1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받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 자료를 보면, 보금자리론은 신청이 시작된 지난 1월 30일부터 2월16일까지 신청 금액이 325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출시 이틀 만에 5조8542억원 신청액이 몰린 특례보금자리론과 비교하면 턱없이 수요가 낮다. 이 추세라면 2021~2022년 기존 보금자리론이 2월 한 달간 거둔 실적에도 못미칠 가능성이 높다. 당시 보금자리론의 신청액수는 2021년 2조4810억원, 2022년 1조4030억원에 달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해 주택 매입자 20%가 이용했을 정도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쳤는데, 보금자리론은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할 수 있다.
보금자리론에 대한 저조한 호응은 예상됐던 바다. 금융당국은 9억원 이하(이하 실거래가 기준)까지 대출을 내주던 특례보금자리론과 달리 보금자리론 대상 주택을 6억원 이하로 좁혔다. 시중에서 6억원 이하 매물을 찾아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지난 2월 기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7512만원에 달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올 1월부터 2월29일까지 매매 거래된 서울 6억원 이하 아파트(60㎡ 초과~85㎡ 이하)는 총 238건이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1970~2000년 사이 지어진 노후 아파트였다. 6억원대 매물이 있더라도 시장 수요가 높지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않은 주택일 수 있다.
까다로운 이용 요건과 금리도 보금자리론 이용을 저조하게 만든 요인이다. 소득을 따지지 않고 대출을 내준 특례보금자리론과 달리 보금자리론은 일반적인 부부라면 총소득이 7000만원 이하가 돼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한도도 최대 5억원 ‘영끌’이 가능했던 특례와 달리 3억6000만원으로 대폭 줄었고, 금리는 연 4.2~4.5% 수준이다. 신혼가구, 다자녀 가구에는 기준이 좀 더 완화되고 우대 금리가 적용되지만 이미 3%대 중반에 형성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차이가 크지 않다. 신혼가구들에게 ‘신생아 특례 대출’이란 또 다른 정책모기지 선택지가 있다는 점도 보금자리론 수요를 떨어지게 한 배경이다. 신생아특례는 2년 내 출산하거나 입양한 무주택 가구라면 9억원 이하 주택까지 금리 1~3%대로 구입 자금을 빌려준다.
전문가들은 보금자리론 수요는 당분간 계속 위축될 것으로 본다. 집값 하락기엔 섣불리 고금리로 주택을 매입하기보다, 집값이 더 빠지는 것을 기다리며 매매 시점을 연기하는 수요층이 많기 때문이다.
주택금융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정책모기지는 일정소득 이하 서민이 대상이기 때문에 집값 하락, 소득 감소, 금리 인상, 실업 등과 같은 거시경제 외부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며 가계 부채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는 (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의 안정적 운용이 필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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