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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제3의 변희수는 지킬 수 있게”…추모재단 설립 박차

행복한 0 10 03.03 22:29
트랜스젠더 남성인 김현재씨(30·활동명 하루)는 변희수 하사가 숨진 채 발견된 3년 전 그날을 흐릿하게 기억한다. 김씨는 혼란스럽고 원망스러운데 티를 낼 수 없었다라고 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주위에 알리기 전이었다. 시간이 흘러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법원에서 성별정정 허가도 받아냈다. 김씨는 내 모습을 찾고 나서는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변희수재단 설립을 위한 준비위원회에서 상임활동가로 일한다.
성전환 수술을 하려면 당장 비용 마련부터 쉽지 않아요. 안전한 환경,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도 어렵고요. (변 하사는) 어떻게든 살아보려 했던 사람인데…. 왜 그렇게 혐오에 시달려야 했을까요. 변 하사가 겪었던 어려움은 곧 제가 겪었던 어려움이기도 해요. 일면식 없는 사이지만요.
고 변희수 인스타 팔로워 하사 3주기를 맞아 트랜스젠더들과 변 하사에게 의료·법률 지원 등을 했던 이들이 27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희수 추모재단을 설립한다면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했다. 이들은 변 하사를 추모하고 노동·교육·의료 영역 등에서 발생하는 성별 정체성과 젠더 표현에 따른 사회적 차별을 해소하고자 재단 설립을 준비한다라고 했다.
준비위원회는 올해 6월 중 재단 설립을 마치고 트랜스젠더를 위한 의료·법률·커뮤니티 등 각종 사회적 지지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취약계층 트랜스젠더에게 의료비와 생활비 등을 대출하거나 직업훈련을 제공하는 등 트랜스젠더 역량 강화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
변 하사를 생전 도왔던 이들도 ‘제2, 제3의 변희수’를 돕기 위해 손을 보탠다고 했다. 변 하사의 주치의였던 이은실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변 하사가 고인이 되기 전 진료실에 찾아왔을 때 우울증이 너무 심해 약조차 먹을 수 없다고 얘기했던 게 기억이 남는다라면서 짧은 기간 그를 만났지만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해 조금이라도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변 하사의 강제전역처분 취소소송을 대리했던 김보라미 변호사도 소송을 진행하던 중 변 하사가 사망했고 소송에 관여한 많은 이들이 힘들어했다라면서 그를 추모하는 데 필요한 것을 만들어나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준비위 공동대표를 맡은 정민석 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 이사장은 변 하사는 한국 사회에서 트랜스젠더 청년이 겪은 어려움을 고스란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남은 이들의 과제는 추모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인스타 팔로워 변 하사조차 피할 수 없었던 어려운 현실을 개선하는 것이다. 그가 겪은 어려움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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