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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작곡 양수겸장 윤한결 “작곡은 괴롭게, 지휘는 즐겁게”

행복한 0 18 03.09 14:23
클래식 음악사를 보면 작곡과 지휘를 겸업한 음악가들이 많다. 베토벤은 청력을 잃고서도 보조를 두고 지휘했고, 멘델스존이나 말러도 포디엄에 섰다. 20세기 들어서는 미국의 첫 마에스트로라 불리는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과 지휘 양 측면에서 큰 업적을 남겼다.
윤한결(30) 음악 경력의 시작은 작곡이었다. 어린 시절 대구 외곽의 인스타 팔로우 구매 동네 피아노 학원에 다녔다. 연습은 안하고 ‘이상한 것’을 만들어 치자 피아노 교사는 그에게 작곡을 권했다. 윤한결은 예원학교와 서울예고에서 작곡을 전공했고 독일 뮌헨 국립음대도 작곡으로 입학했다. 2015년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 현악사중주를, 2017년 같은 대회에 클라리넷 협주곡을 내 결선까지 갔다.
결선에 갔으나 상을 타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20대 초반이던 그는 실망이다. 이제 지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휘에 인스타 팔로우 구매 매진한 그는 지난해 8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젊은 지휘자의 등용문으로 평가받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한국 연주자들이 각종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하고 있지만, 한국인 지휘자가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처음이었다.
윤한결은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곡을 괴롭게 치중했다면, 피아노 연주와 지휘는 즐겁게 치중했다고 말했다.
작곡은 무로부터의 창조다. 아침에 떠오른 아이디어가 저녁에 사라진다. 근사한 악상을 써두었는데 다음날 보니 형편없을 수도 있다. 윤한결은 보이는 결과가 없다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지휘는 완성된 작품을 연주한다. 동작 한 번으로 이미 멋진 작품의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윤한결은 동료 지휘자에게 인정받는 지휘자가 되고 싶다며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예를 들었다. 클라이버는 연주가 마음에 안 들면 연습실을 나가버려 연주자들의 원성을 듣곤 했지만, 지금도 많은 후배 지휘자들은 몇 개 남지 않은 클라이버의 음반과 영상을 보며 그를 따르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윤한결은 지휘자를 평가하는 요소에는 인품, 카리스마, 곡의 해석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테크닉에 매력을 느낀다며 한 지휘자의 예를 들었다. 그분은 리허설도 짧고 연습하며 별말씀도 안 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작은 동작만으로 이 사람이 무엇을 하려는지 이해할 수 있고, 미세한 시간의 흐름과 템포가 조절된다고 해요. 클라이버도 자세 하나로 소리가 바뀌는 마법을 보여줬습니다. 저도 그런 지휘를 좋아합니다.
사실 클래식 음악계에서 ‘젊은 지휘자’는 낯선 존재다. ‘장수 직군’으로 꼽히는 지휘자들은 80~90대까지 활동하는 예도 많다. 클래식 음악팬들도 저명한 노장 지휘자를 선호한다. 윤한결은 전세계 어디서나 젊은 지휘자가 무대에 서거나 좋은 오케스트라와 협업할 기회는 적다면서도 젊은 세대에게 유리한 점도 있다고 전했다. 카라얀은 매번 방송국을 찾아가 토스카니니, 푸르트벵글러를 들어가며 공부했다고 해요. 저희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얼마든지 많은 아이디어와 가능성을 찾을 인스타 팔로우 구매 수 있습니다. 젊은 지휘자들은 다양한 해석을 더 일찍 배워 자신만의 해석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지휘에 매진해 국제 콩쿠르 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작곡을 놓지는 않았다.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우승자는 이듬해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포디엄에 설 기회를 얻는다. 윤한결은 제가 큰 실수를 했다. 주최 측이 ‘현대곡을 하나 해달라’고 해서 농담 삼아 ‘내가 쓰겠다’고 했는데 이튿날 바로 컨펌됐다. 지금 페스티벌 지휘보다 작곡 걱정이 더 크다고 말했다. 지난 두 달 열심히 썼는데, 현재 남은 것은 ‘10마디’ 정도.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지운 결과다. 윤한결은 예전에도 그러다가 갑자기 ‘필’ 받아서 잘 될 때가 있었다. 그것만 기대하고 있다며 웃었다.
윤한결은 ‘너무나 좋아해서 메인 레퍼토리로 삼고 싶은 작곡가’로 브람스, 브루크너를, ‘아무리 노력해도 이해 안돼서 더 하고 싶은 작곡가’로 말러를 꼽았다. 역시 지휘하는 아내가 그러더라고요. 제가 너무 이성적인 성격이어서 그렇다고. 브람스와 브루크너는 끓어오르다가도 인자하게 빠져나가는 느낌인데, 말러는 ‘슬프다 화난다 슬프다 화난다’고 계속 말하는 것 같아서 제가 아직 그 감정을 이해 못 하는 것 같습니다(웃음).
윤한결은 콩쿠르는 본인의 모습을 100% 보여준다기보다는 심사위원이나 관객을 위해 연주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제 원하지 않아도 참가해야 하는 대회가 없다는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안도감을 안고 서는 첫 국내 무대는 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윤한결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해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스트라빈스키의 ‘풀치넬라 모음곡’과 ‘불새 모음곡’을 연주한다. 라벨 스페셜리스트인 장-에프랑 바부제가 화려하고 경쾌한 ‘피아노 협주곡 G장조’와 전쟁으로 오른팔을 잃은 피아니스트를 위해 작곡된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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