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home    〉   Q&A

“노조 필요한데, 우린 안 되겠지” 포기했다면···‘온라인노조’ 출범

행복한 0 11 03.06 03:25
노조에 가입하고 싶지만 회사가 작거나 노조가 없는 등 인스타 팔로우 구매 여러 이유로 가입하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위한 ‘온라인노조’가 출범한다.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는 노조 가입을 어려워하는 노동자들이 모여 노동조건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온라인노조 결성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개별 회사에서 노조 결성·가입이 어려운 노동자들이 기업 울타리를 넘어 업종별로 모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직장갑질119는 출범 이후 중소기업 노동자나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등 ‘노조 없는 노동자’들의 고충을 상담해 오다가 이 같은 구상을 하게 됐다. 노동조건·제도 개선을 요구할 통로인 노조는 열악한 처지의 노동자들에게 가장 절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2022년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3.1%인데 300인 이상 사업장은 36.9%, 30인 미만 사업장은 0.1% 등 양극화가 심각하다.
직장갑질119는 한국의 노조는 형식과 달리 실질적으로는 기업별 노조이며, 산업별 교섭이 아닌 기업별 교섭이 대다수여서 일정한 기업 규모가 되지 않으면 사실상 노조 설립이 불가능하다며 가입 문턱을 낮춰 누구나 온라인으로 쉽게 노조에 가입하고, 업종별로 모여 익명으로 활동해 인스타 팔로우 구매 스스로 권리를 찾아 나가는 온라인노조 사업을 추진한다고 했다.
직장갑질119는 우선 ‘병원노동자모임’ ‘사회복지시설노동자모임’ ‘강사·트레이너모임’ 등 3개 업종에서 온라인노조를 만들기로 했다. 상담·제보가 많고 사업장 규모가 작아 노조 결성이 어려운 등 조건을 고려했다.
‘병원노동자모임’은 중소 병·의원의 간호사·간호조무사·물리치료사·임상병리사·치위생사·방사선사 등을 가입 대상으로 한다. ‘사회복지시설노동자모임’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을, ‘강사·트레이너모임’은 대부분 프리랜서로 일하는 학원과 운동시설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둔다.
직장갑질119는 3월부터 회원을 모집하고, 4~5월 중 교육·모임을 거쳐 상반기에 온라인노조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현행 노조법에 따라 설립신고를 한 뒤 해당업종 사용자단체 등과 업종별(산업별) 단체협약을 맺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동종업계 종사자들이 소통·교류를 비롯해 노동 관련 정보·교육 제공, 직장 내 괴롭힘 대응, 제도개선 활동 등을 하는 커뮤니티 역할도 할 예정이다. 먼저 출범하는 3개 업종에 이어 농협·수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중소금융기관, IT, 어린이집 등 업종에서도 온라인노조를 확대해나가겠다고 했다.
직장갑질119는 온라인노조는 업종을 기반으로 노조활동을 하게 되며, 기존 노조는 실명이지만 온라인노조는 실명·익명으로 활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익명으로 활동할 수 있어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며 본인 의사에 따라 실명으로 활동하다가 회사가 노조 가입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려할 경우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로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직장인들은 노조가 필요하다고 인식하지만, 기업 규모가 작아질수록 노조의 문턱은 높아진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13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95% 신뢰수준, ±3.1%포인트)를 한 결과, 응답자 71.4%가 ‘노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노조가 도움이 되는 부분은 ‘고용안정’(89.4%), ‘복리후생 개선’(88.4%) ‘임금인상’(84.5%) ‘직장 내 괴롭힘 등 부당한 대우로부터 노동자 보호’(84.0%) 등으로 꼽혔다.
노조에 가입하지 못한 중소기업 직장인들에게 ‘노조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복수응답)’를 물으니 ‘노동조합 가입에 따른 불이익 우려’가 39.1%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기존 노동조합 활동에 신뢰가 없어서’가 34.4%, ‘조합비, 집회 참여 등에 대한 부담’이 31.9%, ‘노동조합 가입 문턱이 높아서’가 19.9%, ‘직장을 자주 옮겨서’가 19.5% 등으로 나타났다.
대형 사업장 중심인 양대노총(민주노총·한국노총)에 대한 실망도 적지 않다. ‘양대노총이 노조 밖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직장인 57.3%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83.2%는 ‘노조가 비정규직·노조 밖 노동자들을 위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온라인노조 추진위원장을 맡은 박성우 노무사는 노동자에게 노조는 인스타 팔로우 구매 선택이 아니라 인간다운 노동을 위한 필수조건이지만, 노조 가입률 13%라는 수치는 한국이 노동권을 제대로 보장받기 어려운 나라임을 보여준다며 노조에 가입하고 싶은 누구라도 더 쉽게 가입하고 활동할 수 있는 업종별 온라인노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