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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금 아주 매력적인 시장”…해외 럭셔리 차들이 몰려온다

행복한 0 18 03.28 07:14
1억5000만원 이상 고가 수입차 작년 판매량 전년보다 39% 증가벤츠, 강남에 3층 건물 통째로 세계 최초 ‘마이바흐 전용 전시장’롤스로이스는 잠실에 맞춤형 제작 상담 ‘프리이빗 오피스’ 계획벤틀리, 한국 한정판 모델 출시…포르쉐도 체험 공간 장소 물색
경기가 어려울수록 고가 명품 소비가 늘어난다는 불황의 역설이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도 어김없이 입증되고 있다. 차량 1대 가격이 최소 3억원을 웃도는 해외 럭셔리카 브랜드들이 잇달아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가격이 1억5000만원 이상인 고급 수입차는 국내 시장에서 모두 3만3999대가 팔렸다. 전년(2만4356대)보다 39.6% 늘어난 수치다. 3대 럭셔리카 브랜드로 불리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벤틀리, 롤스로이스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2970대에서 3681대로 23.9%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수입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4.4%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현상이다. 최근 한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앞다퉈 펼쳐지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브랜드 마이바흐가 가장 공격적이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중국에 이은 마이바흐의 2대 시장이다. 벤츠의 S클래스도 한국은 세계 3위 시장이다.
마이바흐는 올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옛 SM엔터테인먼트 사옥 부지에 3층짜리 건물 자체를 마이바흐에 집중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브랜드 센터’를 세계 최초로 열 계획이다. 연면적 1983㎡ 규모의 글로벌 1호 마이바흐 전용 전시장이 탄생하는 셈이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마이바흐 최초의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와 G클래스의 첫 전동화 모델을 국내에 소개한다.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는 지난 20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로 국내 언론과 한 첫 인터뷰에서 한국은 혁신과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아주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최상위 모델에 집중하면 하위 모델도 전반적으로 우수해지는 경향이 있는 만큼 콤팩트·소형 모델부터 최상위 모델까지 동일한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에서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벤틀리와 롤스로이스도 맞춤형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롤스로이스는 올해 상반기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맞춤형 차량 제작 상담이 가능한 ‘프라이빗 오피스’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차원에서는 처음이다. 세계에선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 중국 상하이에 이어 세 번째로 문을 여는 공간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공개된 맞춤 제작 차량인 ‘라로즈 누아르’의 가격은 2500만달러(약 335억원)에 이른다. 오는 28일에는 국내 1호 롤스로이스 전시장인 청담 쇼룸 개관 20주년을 맞아 영국 굿우드에서 특별 제작한 한정 판매 모델 ‘블랙 배지 고스트 청담 에디션’ 2종을 최초로 공개한다. 아울러 맞춤 제작(비스포크)을 위한 특별 공간인 ‘아틀리에’도 처음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롤스로이스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판매량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역동적인 국가 중 하나로, 한국 시장에 기대가 매우 크다면서 특히 국내 럭셔리 시장을 주도하는 젊은 고객층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맞춤 제작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의 관심 및 수요에 부응해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6월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선보이는 순수전기 모델 ‘스펙터(Spectre)’를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벤틀리는 한국 추상화가인 하태임 작가와 협업해 탄생한 한국 한정판 모델인 ‘컨티넨탈 GT 코리아 리미티드 에디션’을 26일 공개한다. 이어 28~31일에는 현대백화점과 손잡고 서울 동대문구 벤틀리타워에서 ‘조용한 럭셔리’를 주제로 라이프스타일 행사를 벌인다. 자동차 업계에선 처음 시도하는 신개념 행사다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들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포르쉐는 한국에 고객 체험 공간인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PEC)를 설립하기 위해 장소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쉐는 현재 중국, 일본 등 2곳을 포함해 전 세계 9개 도시에서 PEC를 운영 중이다. 다음달 2일에는 럭셔리 스포츠 세단 3세대 신형 파나메라의 국내 공식 출시 행사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예정돼 있다. 포르쉐 AG 파나메라 제품 라인 총괄사장인 토마스 프리무스가 참석해 신형 파나메라를 직접 소개한다.
한국 시장에서 중고가(5000만~7000만원대) 수입차 판매량은 줄어드는 반면, 고가 수입차는 오히려 호조를 보이는 흐름이 나타나자 현대차·기아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디자인부터 소재, 엠블럼까지 블랙으로 통일한 ‘제네시스90 블랙’을 내놓았다. 1억4000만원대의 고가 모델이다. 실제로 신차 수요는 둔화하고 있지만, 현대자동차의 내수 판매량에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현대차는 올해 2월 국내에서 4만7653대(제네시스 포함)를 판매했다. 지난해 2월(6만5015대)보다 26.7%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 판매량은 9696대에서 1만582대로 9.1% 늘어났다. 그 결과 현대차의 국내 판매량 중 제네시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2월 14.9%에서 올해 2월 22.9%로 크게 높아졌다.
올해로 출범 9년째를 맞은 제네시스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기준점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상위 브랜드 쏠림 현상의 배경에 제네시스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웬만한 가격대의 수입차 수요를 별도 브랜드로 출범한 제네시스가 흡수하면서, 벤츠·BMW 등 일부 고가 브랜드가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더 키우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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