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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동료가 세상을 등진 후, 거리가 일터가 됐다[강남 아파트 경비노동자 사망 1주기]

행복한 0 15 03.18 21:23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전직 경비노동자 홍모씨(72)와 노모씨(68)는 매주 나흘씩 현수막과 손팻말을 들고 자신의 일터였던 서울 강남구 대치 선경아파트로 향한다. 관리소장의 갑질을 폭로하고 숨진 직장 동료의 죽음을 추모하고, 관리소장의 해임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지난 12일 오전 11시50분, 이들은 평소처럼 아파트 정문 앞에서 현수막을 펼쳐 들었다. 현수막에는 ‘경비반장을 죽음으로 내몰고, 경비노동자를 대량해고한 가해자가 여전히 (이곳에) 근무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혔다.
현수막에 등장하는 경비반장은 박모씨다. 지난해 3월14일 박씨는 자신의 일터인 아파트 단지 내에서 투신해 숨졌다. 그가 남긴 호소문에는 강제로 반장 직위에서 해제돼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부 경비노동자들이 관리소장에게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홍씨가 주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매주 화요일마다 아파트에서 집회를 열었다. 홍씨는 사람이 죽었는데 지난 1년간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노조 운영은 순탄치 않았다. 주변에서 ‘경비원이 무슨 노조냐’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해 8월쯤까지 전체 경비원 76명 중 과반이 넘는 40여명이 노조에 가입했다. 홍씨는 혼자서 싸우려니까 동력이 떨어져서 어려웠다. 죽은 사람의 뜻을 받들기 위해서는 노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처음에는 ‘우리 동료가 죽었는데 책임져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나 자신도 해고됐으니 그만둘 명분이 없다고 했다.
박씨의 사망 사건을 수사한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해 6월 고인이 경비반장에서 초소 근무자로 강등 처분되자 극심한 모멸감을 느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관리소장의 행위가 소위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을지언정 범죄행위로 볼 수는 없다며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그나마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전해온 소식은 이들에게 힘이 됐다. 공단은 지난해 11월 고인이 직무에서 강등돼 직업적 자긍심에 상처를 받았고, 초단기 계약으로 고용 불안정 스트레스가 상당하였을 점 등을 고려할 때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게 다수의견이라며 박씨의 사망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산재 인정 소식이 알려지자 경비원들은 아파트에서 추모식을 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지난해 말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경비원 대량 해고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12월 말 경비원 44명에게 계약만료가 통보됐다. 무인시스템을 도입해 관리비를 절감하겠다는 취지였다. 13일 아파트 곳곳에는 ‘보안·경비시스템 개선으로 연간 11.6억원의 경비비를 절감시켰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홍씨는 경비원 해고 관련 의견 수렴이 졸속으로 이뤄졌다. 노조 활동을 한 사람들을 솎아낸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이날 해고는 용역업체에서 한 것이고 우리와는 관계가 없다. (소장의 갑질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없다. 1년 전 일인데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용역업체 측은 대표자가 변경되고 직원도 바뀌어서 그 내용을 아는 사람이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해고된 경비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30여 명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고 한다. 남은 이들은 관리소장 해임·해고노동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지난 1월10일부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매주 1~2번씩 시위에 나서도 있는 해고경비원 조복남씨(72)는 ‘나섰다가 위협을 당한다’는 분위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했다며 무관심한 세태가 안타까워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씨도 ‘자기들과는 관련 없다. 왜 돌아가신 건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말하는 게 부당하다고 느꼈다며 누군가 책임을 질 때까지 계속 이곳에서 목소리를 낼 생각이라고 했다.
환멸감을 느끼고 일을 그만둔 이들도 있다. 조미학씨(74)는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는데 이런 결과를 얻으니 자존심이 상했다. 구청에서 관리한다고 하지만 행정명령 외에는 실질적인 대책이 없다며 달라지는 게 없다 보니 답답한 심정이다. 이제 이 업계에서 더 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비무장지대(DMZ) 발목지뢰’ 발언 등 막말 논란에 휩싸인 정봉주 서울 강북을 후보에 대한 윤리감찰에 착수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날 경향신문 취재 결과 이재명 대표 직속 기구인 당 윤리감찰단은 정 후보에 대한 감찰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리감찰단은 감찰 후 당 법원 격인 윤리심판원에 징계를 요청할 수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제 발생 시 윤리감찰은 자동으로 돌아가도록 돼 있다며 ‘선조치 후보고’가 이 대표 지시사항이라고 말했다.
당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오늘 저녁 선대위 회의에서 (정 전 의원 발언 논란에 대한) 사실 관계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논의를 해서 확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깜짝 놀랐다.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면서도 여러 차례 사과를 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8시부터 비공개 선대위 종합상황실 회의를 시작했다.
앞서 정 후보는 과거 DMZ 발목지뢰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날 사과했다.
정 후보는 2017년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당시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스키장 활용 방안과 관련해 패널들과 대화하며 DMZ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라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했다. 이는 2015년 8월 경기도 파주시 DMZ에서 수색 작전을 하던 군 장병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로 인해 다리를 잃는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건을 언급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정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과거 ‘목발 경품’ 발언 직후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즉시 삭제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마음으로 과거 제 발언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뢰로 두 다리를 잃은 이종명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7년 전 당시 제 유튜브 방송 발언에 대해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해서 즉시 이 의원에게 사과를 하고 영상을 내렸다고 말했다.
정 후보 발언 논란은 더 있다. 정 후보는 지난 1월4일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실시간 댓글창을 확인하며 왜냐하면 댓글을 봐야 한다. 이게 벌레가 많이 들어왔나, 진보가 많나, 보수가 많나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진행자가 사람들이 말 험하게 쓰면 벌레냐. 약간 막말에 가깝다고 지적하자 바퀴벌레 딱 나오면 벌레가 나왔다고 하지라며 말했다.
또한 전국 40개 교도소 통일된 조폭이 내 나와바리(구역)라고 한 과거 발언도 논란거리다. 금태섭 전 의원은 전날 SNS에 (정 후보는) 영상에서 저에게 한 말이 이것이라며 너 한번 만나면 죽여버려 이제. K머시기! 이 X만 한 XX야! 전국 40개 교도소 통일된 조폭이 내 나와바리야!라고 적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DMZ 지뢰 발언에 대해 국군 장병에 대한 모욕 그 자체일 뿐만 아니라, 천박한 국가관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또한 (정 후보는) 최근 막말 망언 논란이 불거지자 부랴부랴 SNS에 남긴 입장은 사과 몇 줄이 전부라며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가장 큰 차이는 과오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행동의 실천이다. 민주당은 ‘국민 눈높이’를 말할 자격조차 없다고 말했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정 후보가 지난 1월 유튜브에서 국민을 ‘벌레’로 표현했다고 지적하며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는 분이 어떻게 국민을, 유권자를 ‘벌레’로 칭할 수 있단 말이냐고 말했다. 또 이런 막말꾼을 공천한 민주당의 책임은 너무 크다며 민주당은 부실 검증은 물론 막말꾼을 공천한 책임에 대해 국민께 정중히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2019년 종영한 HBO의 <왕좌의 게임>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끈 판타지 드라마 시리즈다. 조지 R.R 마틴의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텍스트로 쓰여진 장대한 판타지의 세계가 훌륭한 영상으로 구현됐을 때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는지 증명했다. <왕좌의 게임>의 제작자 데이비드 베니오프와 D.B 와이스가 차기작으로 넷플릭스에서 중국 작가 류츠신의 소설 <삼체>를 원작으로 하는 SF시리즈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을 때 팬들의 마음은 설렐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삼체>는 아시아 최초로 SF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휴고상을 수상했다. 전세계적으로 900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다. 넷플릭스가 총 8부작 중 1~3화를 언론 시사로 선공개했다.
<삼체>의 영어 제목은 ‘3 Body Problem’, ‘삼체 문제’다. 삼체 문제는 세 개의 물체가 중력으로 서로를 당기며 움직일 때 그 궤도를 구하라는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고전 역학 문제다. 과학적으로 일반해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제목이 서사의 핵심 소재다. 드라마는 1966년 중국 문화혁명에서부터 시작된다. 물리학 수업에서 ‘미 제국주의에 붙어 원자폭탄을 발명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한 과학자가 모두가 보는 앞에서 맞아죽는다. 그의 딸이자 제자였던 예원제는 노역을 살다 군사기지에 과학자로 들어간다. 국가가 비밀리에 ‘외계’로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해 만든 시설이다. 예원제는 어느날 외계로부터 답장을 받는다. 스스로를 평화주의자라 주장하는 그는 예원제에게 자기가 이 메시지를 처음 확인한 것을 행운으로 알라며, 회신할 경우 지구를 침공할 것이니 ‘회신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눈 앞에서 아버지를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잃고 학문의 자유도 없는 곳에서 평생 갇혀 살아야 하는 처지인 예원제는 분노에 차 답장을 보낸다. 지구는 이미 자구력을 잃었다, 와서 정복해라, 내가 돕겠다.
원작과 시리즈의 가장 큰 차이점은 등장인물이다. 원작의 ‘왕먀오’라는 주인공이 드라마에서는 ‘옥스포드 5인방’이라는 다섯 명의 과학자로 재창조됐다. 극은 과거의 중국과 현재의 영국을 넘나는다. 어느날 이들의 교수였던 베라 예가 충격적인 방식으로 자살한다. 베라 뿐 아니라 수십 명의 과학자들이 연쇄적으로 목숨을 끊는다. 교수의 죽음을 이해할 수 없었던 옥스포드 5인방 중 한 명은 베라의 집을 찾았다가 그가 생전에 푹 빠져 있었다는 ‘VR게임 기기’를 발견한다. 게임 속 세계는 극심한 추위나 폭염으로 멸망했다 복원되길 반복한다.
복잡해 보이는 서사지만 한 줄로 요약하면 ‘외계인의 지구 침공’에 관한 이야기다. ‘삼체인’이라 불리는 외계인들은 3중 항성계에 산다. 게임 속 세계가 이들이 사는 곳이다. 생존 불가능한 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곳에서 살던 이들은 지구를 침공하기로 하고 아주 천천히 지구를 향해 접근해 온다.
원작자인 류츠신은 실제 ‘삼체 문제’를 접하고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한다. 원작에 녹아있는 기후위기 문제, 수백년 뒤에야 일어날 외계인 침공해 대비해 현재의 인류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과학적, 철학적 질문들을 어떻게 풀어낼 지가 관건이다. 1~3화의 내용은 향후 극의 진행을 위해선 꼭 필요한 것이지만, 소설을 읽지 않은 시청자들에게는 흐름을 따라가기가 다소 버겁게 느껴진다. VR 속 삼체 문명을 표현한 기술은 인상적이다.
소설 <삼체>는 총 3부작이다. 이번에 드라마화 된 것은 1부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달 초 <삼체> 제작진과의 인터뷰 기사에서 <왕좌의 게임>도 공개 첫날부터 인기를 끈 것은 아니었지만, 그때는 ‘스트리밍 시대 전’이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을 찾을 시간이 있었다고 썼다. <삼체>는 <왕좌의 게임>의 명성을 잇는 SF시리즈가 될 수 있을까. <삼체>는 오는 21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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