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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제국대장공주와 작약

행복한 0 15 05.09 07:51
마당 한 귀퉁이에 붉은 작약이 피었다. 진분홍 꽃잎이 매력적이다. 작약과 모란은 사촌간이지만, 모란은 크고 화려한 색깔의 꽃을 자랑하는 나무이고, 작약은 상대적으로 꽃이 작으면서 꽃잎 개수도 적은 풀이다. 모란이 젠체하는 꽃이라면, 작약은 낯을 가리는 꽃이다. 화기(花期)가 짧은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것도 부끄러움 때문일 게다. 특히 백작약의 함초롬한 모습은 때론 가련하게도 느껴진다. 그에 따라 모란은 부귀영화, 작약은 수줍음 등을 상징한다. 중국에선 작별할 때 작약을 꺾어주던 풍습에 따라, ‘가리(可離)’, 즉 이별의 꽃이기도 하다. 작약에 얽힌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있다.
충렬왕 22년에 왕과 공주가 원나라에 갔다. 이듬해 진왕(晉王)이 자기 나라로 귀환할 때 황제가 그의 관저로 가서 전송했는데, 왕과 공주도 그 연회에 참가했다. 술자리가 흥겨워지자 공주가 노래를 부르니 왕은 일어나 춤을 추었다. 그해 5월에 귀국했는데, 때마침 수녕궁에 작약이 만발했다. 공주가 꽃 한 가지를 꺾어 오라 하여, 오랫동안 손에 잡고 완상하더니 감회를 못 이겨 눈물을 흘렸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병이 들어 현성사에서 사망했는데 향년 39세였다.(<고려사> 권 89 열전 2)
고려 충렬왕의 부인 제국대장공주는 칭기스칸의 손자 원 세조 쿠빌라이의 딸이다. 고려 원종의 맏아들인 충렬왕은 세자로 원나라에 있을 때 제국대장공주와 혼인했다. 혼인 당시 공주의 나이는 19세, 충렬왕은 39세였다. 충렬왕은 이미 왕비(정화궁주, 貞和宮主)가 있는 유부남이었으니, 결혼 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게다가 낯설고 물선 타국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고려사>에는 제국대장공주의 타향살이 애달픔이 전해진다.
머나먼 이국땅에 시집와서, 어원(御苑)에 핀 작약을 보며 그녀는 고향을 그리워했을 것이다. 그녀의 죽음에 원나라 무종(武宗)은 ‘청헌(靑軒)의 도리(桃李)와 같이 꽃답던 청춘이 찬 이슬 맞은 갈대같이 갑자기 시들었다’며 슬퍼했다. 후세 사람들은 공주의 죽음을 두고 고향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이 가슴속의 병이 되었을 것이라 풀이한다. 중국에서는 작약의 작(芍)자가 ‘약속한다’는 약(約)자와 발음이 비슷하여 ‘약속의 꽃’이라는 의미로도 쓰였다. 이별의 꽃이자 재회를 약속하는 꽃이었던 작약. 제국대장공주의 심상을 그대로 전하는 꽃이라 할 만하다.
고려 26대 충선왕의 어머니인 제국대장공주의 이름은 홀도로게리미실(忽都魯揭里迷失)이다.
엘리엇과 라일락
제주도민과 마농지
윤탁과 은행나무
경향신문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시민 53명에게 ‘대통령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표현’을 물은 결과 ‘바이든-날리면’ 발언을 꼽은 경우가 가장 많았다. 시민들은 지난 2년간 윤 대통령의 소통과 관련해 일방적으로 자기 할 말만 했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정치적 성향을 가리지 않고 윤 대통령이 비판적인 의견을 경청해야 하고, 주기적으로 쌍방향 소통의 기자회견을 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표현으로는 지난 2월 KBS 신년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박절하게 끊지 못했다고 한 발언, 지난 3월 한 마트에서 대파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한 발언을 꼽은 시민들도 많았다.
‘바이든-날리면’과 ‘대파 875원’을 꼽은 의대교수 김모씨(41)는 잘못된 표현 자체보다는 그 말들이 나온 다음에 수습하는 과정이 문제라며 매번 언론들이 이걸 과장하고 잘못 왜곡했다는 식으로 비난하고 뒤집어씌우니까라고 말했다. 대선 때 윤 대통령을 찍었던 40대 자영업자 정모씨는 ‘바이든-날리면’을 꼽으며 대처가 훨씬 심각했다며 차라리 (발언을) 인정했다면 대미 관계에는 안 좋았겠지만 본인의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더 나았을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에 등장한 일본은 파트너 발언을 꼽은 시민들도 있었다. 30대 직장인 정모씨는 다른 날에 해도 되는데 굳이 광복절에 그런 얘기를 한 게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직장인 윤서현씨(44)는 광복절 연설에서 일본을 파트너라고 한 것은 너무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구호인 ‘공정과 상식’을 꼽은 시민들도 있었다. 대선 때 윤 대통령을 찍었지만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한 자영업자 최병태씨(75)는 그런데 (구호와) 완전히 반대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구에 사는 자동차 부품사 생산직 이모씨(가명·35)는 특정 세력과 집단만을 위한 공정과 상식이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2년간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나 대국민 사과가 충분했냐는 질문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인색했다고 답했다. 대선 때 윤 대통령을 찍었지만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에 표를 던진 전남 화순의 주부 김명옥씨(50)는 아예 안 하지 않았어요? 하긴 했어요?라고 반문했다. 지난 대선과 달리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한 직장인 김모씨(23)는 부임 초기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하며 편하게 기자들과 대화를 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계속 소통을 잘하기를) 기대했지만 부응하지 못했다고 했다.
자영업자 최모씨는 언론관의 문제인데 기자들이 국민을 대신해서 물어보는 것 아니냐며 여러 언론사 다 오라고 해서 각 기자들이 물어보며 답변하는 식이어야지 그런 게 없었다며 기자회견이 없었던 점을 지적했다.
본인 할 말만 한다는 비판도 많았다. 윤 대통령을 대선 때 지지한 전문직 김모씨(35세)는 소통 방식을 모르는 것 같다. 자기 할 말만 하고 사라진다며 너무 자기 말만 하며 일방적이고 강압적으로 소통한다고 느낀다고 했다. 직장인 염모씨(51)는 민생토론회에서 주로 듣기보다 말하는 식이었다. 대통령은 들어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를 촉구하는 응답도 많았다. 경기 파주에 사는 취업준비생 조모씨(25)는 이태원 참사, ‘바이든-날리면’ 때 언론 탄압한 것도 그렇고, (발생한 문제의) 본질에 대해서 사과한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부산에 사는 직장인 전모씨(34)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잘못했다 하면서 책임지는 꼴을 못 봤다고 했다. 의대교수 김씨도 변명하기 위한 형식으로만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남은 임기 동안 대국민 소통을 위해 제안하고 싶은 방식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비판적인 사람들의 쓴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응답한 시민들이 가장 많았다. 대선 때 윤 대통령을 찍었던 대학생 방모씨(23)는 자기한테 좀 비판적인 인사들 위주로 얘기를 좀 많이 들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직장인 윤씨는 가리지 말고 각계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청취하시라고 했다. 의대교수 김씨도 본인 입맛과 다른 의견도 듣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비판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들 다 불러서 얘기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기자회견 등 소통의 빈도를 늘리라는 지적도 많았다. 윤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에 표를 던진 한 주부(67)는 한 달에 한 번이든 기자간담회를 해야 한다. 지금까지 거의 안 했잖아. 그러니까 자기 정책이 옳았다고 그러지라고 했다. 자동차 부품사 생산직 이씨는 최소한 제대로 된 기자회견이라도 자주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각본 없는 소통을 주문하는 시민도 많았다. 자영업자 최씨는 대통령은 현장에 가도 다 듣기 좋은 얘기만 듣게 돼 있다. 저도 군대 있을 때 많이 해봤다. 대통령 온다고 하면 일주일 전부터 (준비하고) 난리법석이라며 자기들이 지정하지 말고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등 대표 뽑으라 해서 그분들이 물어보고 싶은 거 다 물어보고 답변하라고 했다. 직장인 정씨도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하셨던 게 제일 이상적인 것 같다. 그건 사전에 준비 안 된 티가 팍팍 났는데, 민생토론회는 준비된 질문과 답변만 한다고 했다. 직장인 박모씨(35)는 대본 없이 라이브(방송)하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장인(46)은 야당과도 안 하는 대화를 국민과 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라며 야당과의 소통이 먼저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남 창원의 40대 직장인은 민생토론회에서 대통령이 90% 얘기하는 게 아니라 여당 대표, 야당 대표까지 포함하라고 조언했다.
SK E&S가 인천에 연간 3만t 규모의 세계 최대 액화수소플랜트를 준공했다. 국내에 대규모 액화수소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수소버스 보급 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SK E&S는 8일 인천 서구 아이지이㈜에서 인천 액화수소플랜트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아이지이는 SK E&S가 액화수소 사업 추진을 위해 2021년 설립한 자회사다. 준공식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정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유정복 인천시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장용호 SK㈜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등이 참석했다.
액화수소플랜트는 SK E&S가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7000억원을 투자한 시설이다. 인근 SK인천석유화학에서 발생하는 기체 상태의 부생수소를 가져와 고순도 수소로 정제 후 냉각해 액화수소를 생산한다.
하루 30t급 액화설비 3기, 20t급 저장설비 6기 등 주요 설비를 갖춘 액화수소플랜트는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약 3만t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수소버스 약 5000대를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양이다.
액화수소는 상온에서 기체로 존재하는 수소를 영하 253도의 극저온 상태에서 냉각시켜 액체로 만든 수소다. 액화수소는 부피가 800분의 1로 줄어 보관과 운송에 용이하다. 또 충전 속도가 빨라 버스·트럭 등 상용차의 수소차 전환을 이끌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또 SK E&S는 액화수소 충전 사업도 함께 추진해 액화수소를 부산, 충북 청주, 경기 이천 등 전국 충전소를 통해 공급한다. 올해 20곳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전국 약 40곳에 액화수소 충전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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