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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저널 이어…KBS, 이번엔 라디오 진행에 ‘보수 유튜버’ 발탁

행복한 0 16 05.18 09:50
보수 유튜브 채널 운영자이자 시사평론가인 고성국씨가 KBS1 라디오 <전격시사> 진행자로 발탁됐다. KBS노조 측은 고씨가 진행자로서 적절하지 않을뿐더러 진행자 선정이 일방적이었다고 했다.
KBS는 16일 평일 오전 시간대 진행되는 <전격시사>의 진행자가 전종철 KBS 기자에서 고씨로 바뀐다고 밝혔다. KBS는 고씨에 대해 여러 시사 프로그램 등에 패널로 출연하며 정치 현안에 대해 날카롭고 깊이 있는 분석을 해왔다며 현재 구독자 100만명이 넘는 시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등 인지도와 화제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소개했다.
민주노총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 고씨가 가진 화제성이 KBS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화제성인가라며 고씨는 지난 2013년, 2014년에도 라디오 진행자로 낙점됐다가 정치적 편향성 등 MC 자질 문제가 제기돼 잇따라 하차한 바 있다고 했다.
고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들을 했다. 보수 정권 중에 진짜 자유주의 정부가 있었는가. 윤석열 정부가 최초로 자유주의 철학을 전면에 내건 정부라고 생각한다(지난 7일 영상) 대통령한테 책임을 미루고 김건희 여사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패배한 국민의힘에 당장은 마음 편한 자기변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이거야말로 유아적 떼쓰기다(지난달 22일 영상) 등이다.
고씨 채널엔 ‘채상병 특검-25만원 민생지원금 합의, 절대 안 된다’ ‘윤 대통령 기자회견 더할 수 없이 잘했다’ ‘이명박-박근혜처럼 윤석열 대통령을 또 잃을 것인가’ ‘108석의 국민의힘, 좌파들의 빈틈을 노려라’ 등 윤 대통령을 비호하는 제목의 콘텐츠들이 다수다.
KBS본부는 진행자 선정을 주도한 박진현 시사제작국장은 고씨를 진행자로 일방적으로 결정한 뒤 사후적으로 제작진 의견을 청취했다며 앞서 벌어진 <역사저널 그날> MC 선정 논란과 고씨 임명 과정은 묘하게 닮아있다. 내외부의 힘을 가진 누군가가 KBS에 자신들의 색깔을 칠하려는 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MC 선정 문제가 불거질 수 있나라고 했다.
고씨는 이달 20일부터 <전격시사>를 진행한다. 전 기자는 오후 5시대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레터K>를 맡는다.
한 여성이 일면식 없는 남성에게 살해당했던 ‘강남역 살인사건’ 8주기인 17일 서울 강남역 앞에서 시민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이들은 8주기 추모식에서 고인에 대한 추모와 함께 여성 폭력에 대한 국가의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강남역 여성살해 8주기 추모행동, 지금 우리가 반격의 시작이 될 것이다’는 주제로 열린 이날 추모식은 서울여성회 등 34개 여성·시민사회단체가 주최했다.
퇴근하자마자 장소를 찾은 듯 무거운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은 여성들이 급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몇몇 여성들이 마스크를 쓰고 손팻말을 들어 보이자 집회가 곧 시작됐다. 10번 출구 앞 한쪽에 마련된 공간에는 8년 전처럼 추모의 뜻을 담은 포스트잇이 붙었고 주변엔 국화가 여러 송이 놓였다. 색색의 포스트잇에는 ‘여성혐오 근절 그 쉬운 게 아직도 어렵습니다. 계속해서 기억하고 추모하겠습니다’, ‘이 땅의 모든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지 않기를 바랍니다’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이들은 강남역 살인사건이 8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수많은 여성이 젠더폭력에 고통받고 목숨을 잃고 있는데, 윤석열 정권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정부 부처와 각종 정책에서 여성 지우기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젠더폭력의 심각성을 부정하고 지우려 하는 정권과 동조하는 거대 야당의 행태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지난 6일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한 20대 남성이 동갑내기 여자친구를 살해한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도 언급됐다. 박지아 서울여성회 부회장은 얼마 전 강남역에서 한때 연인이었던 사람에게 한 여성이 또 죽임을 당했다며 가정, 직장, 번화가에서도 폭력과 죽임을 당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여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정부가 젠더폭력에 책임을 지지 않고 오히려 성평등을 퇴행시키고 있으니 강남역, 신당역, 공원,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 물리적·비물리적 젠더폭력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어디에서도 안전하지 못하므로 우리는 모든 곳에 성평등이 필요하다고 외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처음 참석했다고 밝힌 A씨(20)는 강남역이라는 공간에서 살인당했다는 것 자체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느꼈다며 8년이 지나도 여전히 기억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발언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손팻말을 바닥에 붙여 8주기 추모행동의 슬로건인 ‘반격’이라는 글자를 채워넣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참가자들은 ‘다시 만난 세계’를 함께 부르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여성 혐오 범죄에 대한 공론화를 촉발시킨 강남역 살인사건은 2016년 5월17일 서울 강남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30대 남성이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다. 가해자는 살해 동기로 평소 여자들이 무시해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 검증을 위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7일 열렸다. 오 후보자는 모두 발언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공수처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해내야 한다며 외부의 압력을 막아내 공수처 검사들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껏 일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켜내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고위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원들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오 후보자의 발언은 실망스럽다. 공수처의 현안인 해병대 채모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문에 그는 답하기 어렵다는 말만 반복했다. 대통령이 공수처 수사 대상이 맞느냐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엔 일반인과 다른 예외 규정이 있는 걸로 안다고 했다. 박 의원이 재차 본인의 의견을 말하라고 다그치자 그제야 수사 대상이 맞다고 답했다. 이런 소극적인 태도로 어떻게 권력의 외압을 막고, 공수처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겠는가.
대통령실은 채상병 사망 이틀 뒤 해병대 수사단에 수사계획 관련한 자료를 보내 달라고 요청해 ‘수사계획서’를 받는 등 초동 단계부터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은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것에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해 발생했다는 게 박정훈 전 수사단장의 일관된 진술이다. 젊은 해병대원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대한 강제 수사가 필수적이다. 만에 하나 오 후보자가 자신을 공수처장 후보로 지명한 윤 대통령을 ‘성역’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스스로 후보를 사퇴하는 게 상책이다.
고위 공직자의 비리를 단죄하려면 무엇보다 본인이 깨끗해야 하지만 이날 청문회에서 오 후보자는 각종 의혹에 고개 숙이고 사죄하기 바빴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근무하던 법무법인에서 배우자를 운전기사로 채용해 5년간 2억원이 넘는 급여를 받게 한 사실과 관련해 아내가 송무지원, 운전기사 등 직원 한 명분의 직무를 수행한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것은 틀림 없다고 했다. 딸에게 3억5000만원을 빌려줘 배우자의 땅을 사게 하는 기상천외한 재테크를 한 의혹에 관해서는 세무사 자문을 받아 절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합법 여부를 떠나 국민 눈높이에 한참이나 못 미친다.
장기간의 지도부 공백과 인력 부족으로 공수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강단도 보이지 않고, 도덕성과 청렴성도 부족한 오 후보자가 과연 공수처를 이끌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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