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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 앞둔 푸바오, 이별도 ‘국빈급’…해외의 판다들은 이별 어떻게

행복한 0 15 03.04 02:45
한국 최초 자연번식으로 태어난 ‘영원한 아기 판다’ 푸바오의 중국 반환 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간 세계 전역에서 귀한 대접을 받아온 자이언트 판다들의 이야기와 중국 반환 당시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다.
프랑스에서 최초로 태어난 판다로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위안멍’은 6년간의 프랑스살이를 끝내고 지난해 7월 중국 청두 자이언트 판다 번육연구기지로 떠났다. 위안멍이란 이름은 ‘꿈은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프랑스에서는 ‘어린왕자’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출국 당일 위안멍과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모여 그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 프랑스 영부인이자 위안멍의 대모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도 직접 배웅했다. 위안멍은 에어차이나 전세기를 타는 등 국보급 대우를 받으며 중국으로 떠났다. 푸바오 역시 위안멍과 마찬가지로 에어차이나를 이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위안멍은 현재 푸바오의 유력 신랑감으로도 꼽힌다. 푸바오가 짝을 만나기 위해 중국으로 향하는 만큼 팬들은 ‘푸린세스’ 푸바오와 ‘어린왕자’ 위안멍이 짝이 될 가능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푸바오의 조상들이 수많은 후손을 두고 있기 때문에 피가 섞이지 않은 판다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푸바오와 혈통이 겹치지 않는 위안멍은 유력한 예비 신랑감으로 거론된다.
최근 스페인도 2007년부터 함께 지낸 판다 부부와 이들의 새끼 등 5마리의 판다 가족과 작별 인사를 했다. 2월29일 자이언트 판다 가족과의 이별을 앞두고 지난달 22일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스 알메이다 마드리드 시장과 야오징 스페인 주재 중국대사가 함께 참석한 송별 파티가 열렸다. 알메이다 시장은 이 판다의 대부가 되어 영광이었다면서 마드리드를 믿고 판다를 보내준 중국 측에 감사를 표했다.
양국의 판다 협력은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스페인은 1978년 처음 중국으로부터 판다 한 쌍을 선물 받았고, 이후 4년 뒤 스페인에서 이들의 새끼 판다가 태어난다. 판다 번식이 워낙 어렵고 중국 외의 나라에서 그간 판다 연구가 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판다는 유럽에서 사육된 자이언트 판다가 낳은 최초의 아기 판다로 꼽힌다.
중국은 이들 판다 가족들이 돌아온 뒤 수개월 내 다른 판다 한 쌍을 또 스페인에 보내 양국 간 판다 외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직전까지 5마리의 판다를 키운 스페인은 유럽에서 가장 많은 판다를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1월 워싱턴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에 살던 판다 가족 3마리가 중국으로 돌아갔다. 티안 티안과 메이 시앙은 2000년 처음 미국에 들어와 약 23년을 미국에서 보냈으며, 당초 2010년 반환 예정이었으나 3차례 계약 연장 끝에 지난해 반환됐다.
둘 사이에서 태어난 3마리의 판다는 이미 먼저 중국으로 반환됐고, 늦둥이인 샤오치지는 지난해 부모와 함께 중국으로 떠났다. 샤오치지는 글로벌 판다 인기 순위 1위(당시 푸바오가 2위)에 꼽힌 적이 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스미소니언 동물원은 샤오치지 가족의 이별을 앞두고 환송회를 열며 생일 뒷이야기 영상 상영, 판다 그림 그리기, 서예, 라이브 공연 등을 진행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판다는 백악관, 국회의사당과 함께 워싱턴의 상징이었다고 평가했을 정도로 이들 판다의 인기는 대단했다.
이 판다들이 중국으로 돌아가면서 현재 미국에 남아있는 판다는 애틀랜타에 있는 4마리뿐인데, 이들 판다도 올해 말 반환될 예정이다. 이로써 내년부터는 미국에 단 한 마리의 판다도 남아있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으나, 최근 중국 정부는 미국 샌디에이고에 새로운 판다를 보내 2019년 이후 중단된 판다 외교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미·중 데탕트(긴장 완화)의 상징이기도 한 판다 외교는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 정부가 미국에 판다 2마리를 선물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22년 스미소니언 동물원에서는 미·중 판다 외교 50주년을 기념한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중국에는 현재 2000여마리의 판다가 야생에서 서식하고 있으며, 중국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본토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사육 중인 판다는 약 500~600마리로 알려졌다. 판다는 1980년대 멸종위기 동물로 선언됐지만, 이후 중국 당국의 보호 덕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멸종 취약종으로 변경됐다. 세계적인 멸종 취약종인 판다의 번식을 위해 세계 각국에 있는 판다들은 번식이 가능한 나이가 되면 중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한국과 중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러시아, 멕시코, 카타르 등 20여개 나라에서 판다를 사육하고 있다.
#굿바이 푸바오
엄마 판다와 할부지의 ‘푸바오 육아 이야기’
2020년 7월 20일, 키 16.5㎝에 몸무게 178g짜리 ‘새끼 판다’가 태어났습니다. 이름은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의 ‘푸바오’. 엄마 아이바오는 약 네달 간 푸바오를 뱃속에 품었었는데요. 아빠 러바오는 암컷이 육아를 전담하는 판다 특성에 따라 옆 사육장에서 따로 살았고, 푸바오는 아이바오와 함께 자랐습니다.
아이바오는 갓 태어난 푸바오를 보물처럼 다뤘습니다. 푸바오를 하루종일 가슴에 안고서 혀로 조심스레 핥아주며 푸바오에게 ‘엄마의 품’을 익혀줬습니다. 푸바오가 건강검진을 갈 때까지 편하게 밥을 먹지도, 잠을 자지도 못했답니다. 푸바오는 태어난 후 한두달 동안 아이바오의 곁에 붙어 있었습니다.
푸바오가 태어난 지 50~60일이 지난 후, 아이바오는 점점 푸바오와 멀어지는 연습을 합니다. 푸바오를 구석에 두고 따로 쪽잠을 자기도 하고, 식사 시간에도 혼자만의 구역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푸바오가 걸음마를 시작할 쯤엔 푸바오를 혼자 방에 두고 다른 방에 가기도 하는데요. 푸바오의 독립성을 키워주기 위해서였습니다.
푸바오가 처음으로 바깥 나들이를 하는 날, 푸바오는 방사장이 낯설어 몇 번이고 외출 시도를 실패합니다. 아이바오는 푸바오를 안심시키기 위해 푸바오를 물고 나와 방사장을 구경시켜 준 후 혼자서 다시 내실로 들어갔습니다. 푸바오가 방사장에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돕고, 스스로 적응할 수 있도록 잠시 곁을 떠난 거죠. 아이바오는 이렇게 푸바오의 경험을 키워줬습니다.
푸바오가 나무를 처음 탈 때는 직접 나무타기 시범을 보여줬습니다. 서툰 푸바오가 나무를 잘 탈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보고, 얼굴을 부비며 칭찬도 해줬습니다. 이렇게 아이바오는 푸바오가 스스로 해낼 때까지 기다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를 두고 보며 적절히 개입합니다.
아이바오는 평소에도 푸바오에게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주는 엄마였습니다. 푸바오가 먹이인 대나무를 갖고 놀려고 하면 장난감이 아니라며 푸바오를 말리기도 했고요. 아이바오를 잘 따르면 안아주고, 비행기를 태워주면서 칭찬해줬습니다.
아기 푸바오는 아이바오와 친밀하게 컸지만 생후 1년6개월부터는 ‘독립’ 준비를 합니다. 어른 판다가 되기 위해서는 엄마 품에서 벗어나는 연습이 필수적입니다. 푸바오와 아이바오 영상에는 두 판다가 다른 방에서 생활하며 만나지 못하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습니다. 몇몇 팬들은 이를 안타까워 하기도 했는데요. 여기에 ‘강바오’ 강철원 사육사는 소통을 시키는 것은 독립의 완성단계에 있는 푸바오에게도, 육아 중인 아이바오에게도, 열심히 성장하고 있는 쌍둥이 아기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독립적인 개체로 생활하는 판다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죠.
독립성까지 갖춘 푸바오는 이제 한국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는 4일부터 푸바오가 ‘비공개 상태’가 되면 야생동물에 대한 국제 규정에 따라 판다월드 내실에서 건강 관리를 받게 됩니다. 푸바오는 중국까지 이송될 케이지에 적응하는 연습도 하고 있습니다. 푸바오와 함께 해 온 사육사들은 푸바오가 평소 좋아했던 대나무 장난감을 만들어주고, 해먹과 벤치 등을 선물했습니다. 푸바오는 중국에서도 야생 판다 보호구역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연습을 받게 됩니다. 중국에서도 푸바오가 어디에 머물든 정성스런 보살핌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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