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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성찰]내 마음속 깊은 ‘보배’ 찾기

행복한 0 12 04.15 17:16
최근 흥미로운 뉴스를 전해 들었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들’ 목록에 국내 모 기업 창업주의 재산을 상속한 자매가 이름을 올렸다는 보도였다. 전 세계에서 33세 미만으로 순자산 10억달러 이상을 가진 사람이 25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 뉴스를 접하며 나의 도반은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농담했다. 그러면서도 조 단위가 넘는 재산을 물려받는 느낌은 어떨까라고 아쉬운 듯 덧붙인다. 우리에게는 허황한 생각이지만 덕분에 잠시나마 재미있는 상상을 주고받으며 한참을 웃고 떠들었다.
정말 세상은 요지경이다. 누구는 돈이 너무 많아 문제이고, 또 누구는 돈이 너무 없어 걱정이니 말이다. 많은 돈이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돈이 없어 안타까운 상황에 내몰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이 필요하고, 돈을 벌기 위해 애쓰고, 때로는 집착한다.
엊그제는 노스님께서 병세가 악화돼 응급실에 모셨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병원에 다녀왔다. 다행히 위험한 고비는 넘겨 잠시나마 안도하며 곁을 지키다가 돌아왔다. 차를 운전하며 오는 길에 갖가지 상념이 스쳤다. 노스님은 평소 입버릇처럼 굽은 나무가 산을 지킨다며 스스로를 낮추고 평생을 가난한 암자를 지키며 살아오셨다. 그러던 스님께서 누워 계신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 많은 가르침과 보살핌을 주신 분이었다. 가야산에 들어서니 어느새 도로변에 벚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봄 햇살을 받아서 그런지 눈부실 정도로 환하고 아름다웠다. 일부러 차에서 내려 벚꽃이 흩날리는 소리길을 걸었다. 이내 봄기운이 전신으로 퍼졌다. 다행히 아직 건강한 다리로 이 길을 걸을 수 있고, 눈으로는 이 아름다운 봄날에 핀 꽃들을 볼 수 있고, 꽃향기를 맡을 수 있고, 홍류동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내내 어두웠던 마음이 환해지고 새삼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법문이나 강의한답시고 이 절 저 절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바삐 움직이지만, 내 집 뜰 안에 이미 봄꽃이 피어 있는 줄 모르고 잘도 돌아다녔다.
중국 당나라 시대의 선승 대주혜해(大珠慧海)는 깨달음을 구하는 여정에서 마조도일(馬祖道一) 선사를 친견한다. 무슨 일로 찾아왔냐?는 마조 스님의 질문에 대주 스님은 불법(佛法)을 구하러 왔다고 답한다. 이 말은 들은 마조 스님은 일갈한다. 자기 집 보배는 돌아보지 아니하고, 집을 떠나 무엇을 찾고 있느냐. 여기엔 한 가지 물건도 없으니 무슨 불법을 구하겠느냐! 대주 스님은 물러서지 않고 가슴속 깊이 묻어두었던 질문을 꺼낸다. 무엇이 이 대주의 보물입니까? 마조 스님은 대답한다. 나에게 묻는 자가 바로 너의 보물이니라.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조금도 부족함이 없으며 사용하는 데 자유자재하다. 그런데 왜 밖을 향해서 찾는가?
총선은 국민 화합의 장이 되어야
고통이 주는 선물
동일본 대지진과 죽음에 대한 단상
우리는 그 대상이 깨달음이든, 성공이든, 재물이든, 명예이든 간에 내 마음 밖에서 그것을 추구한다. 이 선문답은 누구나 자기 마음속에 깊이 감춰둔 보물이라는 뜻인 ‘자가보장(自家寶藏)’을 드러내는 일화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보물을 발견하는 것이 여간 어렵지 않다. 그래서 <여래장경(如來藏經)>에는 ‘빈가보장(貧家寶藏)’이라는 이야기로 그 어려움을 비유한다. 가난한 집안에 보배 창고라는 뜻이다. 끼니도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집에 사는 여인이 자기 집 지하 굴속에 금은보화가 묻혀있는 것을 모르고 살다가 어느 날 우연히 들른 나그네의 도움으로 그 보물을 발견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이것은 누구나 자신의 마음속 부처와 같은 마음인 불성을 간직하고 있는데, 탐욕·성냄·어리석음이라는 번뇌에 덮여서 그 불성을 보지 못한다는 붓다의 비유다.
취업은 어렵고, 사업에 실패하고, 관계가 무너지고, 수많은 좌절과 고통 속에서도 살아내야만 하는 나날들이다. 요동치는 마음을 거두고 수백조, 수천조가 부럽지 않은 내 마음속 깊이 감춰둔, 빛나는 보배를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흐드러진 벚꽃잎들, 반짝이는 계곡물, 새소리…. 봄날은 그렇게 왔다가 이렇게 가고 있다.
대구시는 악취 민원이 잇따르는 대구염색산업단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고 10일 밝혔다.
대구시는 서구 비산·평리·이현동 일대 염색산업단지(84만9684㎡)를 악취관리지역으로 묶는다는 방침이다. 이 지역 섬유염색 분야 127개 사업장이 적용받게 된다.
시는 오는 11일부터 26일까지 대구시 및 구·군 홈페이지를 통해 지역민과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듣고 검토한 뒤, 다음달 중 악취관리지역으로 확정 고시할 계획이다.
염색산단이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산단 내 악취배출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장은 지정 고시일로부터 6개월 이내 악취배출시설 설치신고와 1년 이내 악취방지계획에 따라 악취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배출기준 초과 시에는 조업정지 등 강화된 행정처분을 적용받는다.
대구시는 그간 서대구역세권 개발 등에 맞춰 염색산단의 악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기오염방지시설 집중 교체 지원 등 대기개선 시책을 추진했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등의 성과를 거뒀지만 지역민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해 추가 조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환경공단이 2020년 악취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대구염색산단에서 발생한 악취가 주거지역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구 서구가 실시한 염색산단 사업장의 악취검사에서는 매년 사업장의 8~15% 정도가 악취배출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9월부터는 신규 아파트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악취 해결을 요구하는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
대구시는 서·북부지역의 악취민원 해소를 위해 지난 1월부터 악취전문가와 실무자 등으로 악취특별전담조직(TF)을 구성해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피해지역 영향평가와 발생원 조사 등을 통한 악취저감 시책 반영을 위해 한국환경공단이 악취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지형재 대구시 환경수자원국장은 염색산단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함으로써 효과적인 사업장 관리가 이뤄져 시민들의 정주환경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면서 악취관리를 강화하고 사업장에 대한 악취저감 기술 및 대기오염방지시설 개선 등의 지원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국가의 비시민적 활동을 조절할 수 있는 제도다. 선거를 통해 여론이 국가에 직접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당들은 상대를 이기기 위해극한의 ‘상징적 대결’을 벌일 뿐만 아니라 유권자 전체와 공감하는 ‘상징적 소통’을 이루려 노력한다. 이런 점에서 정당도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시민사회의 조절제도다. 정당은 공약을 내걸고 표를 얻고자 하기에 되도록 이를 지키려 노력한다. 선거는 또 올 것이며, 유권자의 시민적 권력은 여전할 것이고, 상대 당의 비판도 항상 매서울 것이기 때문이다. 선출 공직이란 걸 망각한 대통령이 국가 관료제를 동원해 절대권력을 휘두를 때 정당이 나서 이를 조절한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이제 정당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요번 선거에서 분명하게 드러난 두 가지 의제에 집중해야 한다. 먼저 검사. 정치 권력이 검사 인사를 독점한다. 검사 동일체 원칙에 따라 검찰총장 1인이 전국 단일 조직으로 구성된 검찰을 지배한다. 수사, 기소, 공소 유지, 형 집행이 엄연히 서로 다른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분야인데도 검사가 모두 다 한다. 정치 검사가 마음대로 수사하고, 기소하고, 공소 유지하고, 형 집행한다. 대통령은 약속과 달리 검찰을 공정하게 운영하지 않는다. 정치를 검사와 피의자의 관계로 본다. 사람이 밉다고 제1 야당의 대표를 만나지도 않는다. 피의사실을 함부로 유출해서 피의자 국민의 자아를 완전히 까발려 사회적 죽음으로 내몬다. 우리에게 그렇게나 큰 감동을 안겨준 배우가 무참히 떠났어도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의사. 병원과 치료 중심의 보건의료체계에서 재택 의료, 방문 간호, 1차 의료, 방문 건강 관리 등 지역 사회와 예방 중심의 보건의료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고령화와 팬데믹으로 이러한 사회적 요구가 더욱 강해졌다. 실제로 의료 환경의 변화로 간호사의 역할이 다양화되고 전문화되면서 의사가 수행하던 업무까지 PA 간호사가 맡아 한다. 간호조무사도 업무가 확대되면서 간호사가 수행하던 일까지 대신한다. 하지만 모조리 다 불법이다. 청년 사이에 자아 표현의 수단으로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예술성을 인정받은 K타투가 불법 의료 행위라서 처벌의 대상이 된다.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초등학생이 의대에 가기 위해 미적분을 공부한다.
사회학자 파슨스는 사회가 효율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배분’과 ‘통합’의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배분은 사람들에게 희소한 보상을 분배하는 것과 특정한 지위에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다. 보상의 분배와 인력의 배치는 긴장을 낳는다. 통합은 바로 이러한 긴장을 관리한다. 긴장의 잠재적 요소를 처리하고 안정과 예측 가능성을 부여해야 할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필요성이 생긴다. 역할이 이러한 통합 업무를 주로 맡는다. 정당한 행위 유형을 규정하고, 특정한 가치 유형을 구현한다. 이렇게 볼 때 검사와 의사는 한국 사회가 효율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배분과 통합의 문제를 제기한다. 보상의 불평등과 인력의 위계적 배치가 지나치게 강고해서 사회 전체에 긴장이 극심하다.
기능은 갈수록 분화하는데 이에 맞는 전문화된 역할 체계는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검사의 경우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로 통합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하나로 묶인 ‘수사-기소-공소 유지-형 집행’ 과정을 분화시켜 새로운 역할 체계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의사의 경우 의사를 갑자기 증원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검사-진단-치료-예방’ 과정을 하나로 묶어 몸에 대한 지식을 의사가 독점하는 현 역할 체계를 새롭게 짜야 한다. 이러한 새판 짜기는 물론 각 역할의 전문성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각 역할이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고유하게 이바지하는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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