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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 8조짜리 ‘차세대 구축함’ 누구 손 들어줄까

행복한 0 19 03.02 12:50
총 사업비 규모가 8조원에 이르는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건조 사업 입찰을 둘러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치열한 수주전이 중대 고비를 맞았다.
27일 오후 2시부터 열리고 있는 방위사업청(방사청)의 HD현대중공업 입찰참가 제한 안건 계약심의 결과에 따라 국내 함정 산업의 판도가 바뀔 전망이어서 양측의 긴장이 어느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KDDX사업은 대한민국 해군과 방사청이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 실전 배치를 목표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통상 함정 건조는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개념설계는 앞서 2012년 한화오션이 맡았고, 기본설계는 2020년 5월 HD현대중공업이 따낸 바 있다. 올해의 경우 1조원 이상의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 입찰을 앞두고 있다. 개청 이래 방사청이 함정 사업에서 기본설계를 수행한 사업자한테 그 다음 수주 순서인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까지 맡겨왔다는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점에서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기본설계를 완료한 HD현대중공업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황이다.
10여년 전에 터진 ‘함정 분야 군사기밀 유출’ 사고가 HD현대중공업의 발목을 잡았다. 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2013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작성한 KDDX 개념설계도 자료 등 해군 기밀 자료 12건을 몰래 촬영하는 등 불법으로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했다가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1월까지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들이 유출한 문건은 △KDDX 개념설계 1차 검토 자료 △장보고-III 개념설계 중간 추진현황 △장보고-III 사업 추진 기본전략 수정안 △장보고-I 성능개량 선행연구 최종보고서 등이다. 이중에서도 KDDX 개념 설계 도면은 옛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이 해군에 납품한 자료로, 향후 KDDX 수주를 위한 기본설계의 핵심이자 3급 군사기밀로 취급된다.
이로 인해 2022년 11월부터 3년간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의 일련의 함정 건조 사업 입찰 과정에서 방사청 보안규정에 따라 1.8점의 감점을 받고 있다. 방사청의 함정산업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는 대부분 1점 미만으로 당락이 결정된다. 지난해 7월에는 경쟁상대인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에게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해군 차기 호위함인 울산급 배치-Ⅲ 5·6번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불과 0.1422점이라는 점수 차이로 내주기도 했다.
이번 방사청 심의 결과 ‘부정당 업체’ 지정과 더불어 입찰 자격 제한 조치가 내려지면 HD현대중공업으로선 방산 부문의 수주 공백 장기화에 따른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방위사업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군사기밀(Ⅱ·Ⅲ급)을 불법으로 탐지·수집하거나 청렴 서약을 위반했을 경우 5년간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 규모가 큰 KDDX 초도함 사업 입찰 참가 제한으로 그동안 기본설계에 쏟아부은 연구개발 역량과 투자비용을 고스란히 날리게 될 뿐만 아니라 향후 일정 기간 다른 방산 사업 일감을 구하기도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국내 최대 조선업체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의 연 매출은 1조원, 고용인원은 1700명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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