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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인가 싶은 더위에···전국 곳곳 산불

행복한 0 9 04.14 23:29
13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여름 같은 더위가 찾아오면서 전국 곳곳에 산불이 났다.
산림청 실시간 산불정보를 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전북 무주군 설천면, 충남 공주시 사곡면, 경북 청송군 현서면 등에서 산불이 발생해 산림당국이 진화하고 있다.
충남 공주 사곡면에서는 이날 낮 12시 35분쯤 화월리 야산에서 불이 나 임야를 태우고 39분 만에 진화됐다. 진화에는 산불 진화 헬기 1대, 진화 차량 15대, 인력 73명이 투입됐다.
경북 영천시 임고면 수성리 야산에서도 이날 오전 11시 15분에 불이 났다. 산림당국은 헬기 3대, 차량 20여대, 진화인력 100여명을 투입해 40분 만에 진화했다.
이 밖에도 이날 오전 1시에는 부산 사하구 감천동에서 산불이 나 48분 만에 진화됐다. 오전 11시 26분에는 경기 파주시 탄현면에서 산불이 나 1시간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대기가 건조하겠고, 특히 건조 특보가 발효된 서울, 경기 동부, 강원내륙·산지, 충북 청주 등에서는 대기가 매우 건조하겠다라며 작은 불씨가 큰불로 이어질 수 있으니 산불 등 각종 화재 예방에 특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정부가 물가 부담을 낮추려고 한시적으로 추진하는 전통시장 납품단가 지원 사업의 참여율이 1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실제 할인 판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지정 납품처를 통해 지원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상인들은 지원 품목·기간이 제한적이고 기존 거래처가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아닌 곳에서 물량을 공급받는 데 거부감이 큰 실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12일까지 서울 전통시장 16곳에 공급되는 사과, 대파, 오이, 애호박 등 4개 품목의 납품단가를 지원한다고 9일 밝혔다. 지원 단가는 1㎏ 기준 사과 2000원, 대파 1000원, 오이 1364원, 애호박 625원이다. 시장 판매가격이 지난 5일과 비교해 품목별로 14.0~49.5% 인하될 것으로 농식품부는 본다.
하지만 상인들의 참여도는 낮다. 농식품부가 최근 서울시상인연합회를 통해 문의했더니, 연합회 가입 시장 157개 중 약 10%인 16개 시장만 참여키로 했다. 여기에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진행한 1차 납품단가 지원 시범사업에 참여한 9개 시장이 포함돼 있다.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는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농식품부와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려는 상인들 간 입장차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납품단가 지원 물량을 받은 전통시장에서 실제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통시장의 경우 시장마다 품목과 납품 경로가 다양한 데다 결제용 ‘포스(POS)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소비자 판매가격을 사후 점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새로운 공급처를 지정한 후 이곳을 통해 할인 물량을 공급하면 예산이 실제 어떻게 집행되고, 얼마나 할인 판매되는지 확인이 가능해진다며 다만 상인들 입장에선 기존 대신 새로운 거래처에서 물량을 받아야 하는 부담이 있어 사업 참여를 망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원 사업 범위를 전국 전통시장으로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시장상인회 등 관계기관과 참여 가능 시장, 품목, 시기 등을 협의 중이다.
상인들은 실효성 있는 방안 마련을 요구한다. 시장과 가게별로 품목이 다양해 납품단가 지원 사업과 무관한 곳이 많고, 설령 지원 품목에 해당하는 시장이나 가게일지라도 나흘간 한시적인 사업 참여를 위해 기존 거래처를 버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시장상인회 관계자는 전통시장 중에는 골목형이나 상점형 등 형태도 다양하고 채소를 취급하지 않는 곳들도 많은데, 이번 지원 사업처럼 제한된 품목 내에서 거래처를 바꿔가며 물량을 받으려는 시장이나 상인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새는 기가 막히게 안다. 자신이 머물 만한 땅을. 순천만은 철새들의 ‘원픽’을 받는 곳이다. 강물과 바닷물, 습지와 갯벌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철새 16만마리가 겨울 여행의 허기를 채우고 여독을 푼다. 순천만은 새들이 직접 보증하는 ‘친환경인증서’를 받은 셈이다.
순천은 ‘하늘에 순응한다’는 이름처럼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았다. 철새의 눈높이에 맞춰 자연을 가꾸자 사람이 찾아오는 도시가 됐다. 지난해 순천만국가정원에 1000만명이 방문하며 생태관광지로의 저력을 과시했다. 순천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젊은 세대가 머무르는 문화산업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생태를 보존하면서 콘텐츠를 키우는 전략을 내세웠다.
한반도 끝자락은 어디나 절경을 품었지만, 순천은 조금 더 특별하다. 염습지(갈대와 칠면초 등 염생식물 서식 갯벌)가 남아 있는 유일한 갯벌이 있어서다. 시가지를 관통하는 동천, 상사 조절지댐에서 이어지는 이사천, 신도심을 통과하는 해룡천이 순천 앞바다로 S자 물길을 내며 광대한 갯벌을 만들어낸다.
지난 1일 순천만국가정원 재개장에 맞춰 순천만 습지를 찾았다. 겨울 철새가 대부분 시베리아로 돌아간 시기임에도 노랑부리저어새와 흑두루미 가족 몇 마리가 모여 앉아 깃털을 고르고 있었다. 김경선 순천만습지생태해설사는 이번 겨울 흑두루미 7000마리가 순천만을 찾았다가 지난달 러시아로 떠났다며 지금 21마리 마지막 팀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철새만 순천만에 기대 사는 것은 아니다. 어류 230종, 게 193종, 새우 74종, 조개 58종 등이 이 갯벌에 터전을 잡았다. 김 해설사는 순천만에서는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다면서 1급 멸종위기종 수달이 새끼들을 훈련하러 모습을 자주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름엔 게판, 겨울엔 새판이라고 덧붙였다. 고개를 숙여 갈대밭 사이를 보니 아이 손바닥만 한 작은 흙빛 생명체가 순식간에 나타났다 갯벌 속으로 숨어들었다. 순천만 칠게였다.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는 것은 그만큼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생산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갯벌의 생산성은 육지에 비해 9배 정도나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갯벌의 생태적 가치는 1㏊(0.01㎢)당 9990달러로, 같은 면적 농경지 가치(92달러)의 100배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순천만 습지에 사는 동물들의 삶을 방해하지 않도록 사람의 동선은 최소화됐다. 멸종위기종 흑두루미를 위해 전봇대를 뽑았고, 왕복 4차선 아스팔트 도로는 잔딧길로 탈바꿈했다. 방문객은 갈대밭 위에 조성된 덱에서 습지를 만끽할 수 있다. 용산전망대에 서면 22.6㎢(약 690만평) 너른 갯벌과 5.4㎢(약 160만평)의 빽빽한 갈대밭이 한눈에 펼쳐진다. 소설가 김승옥이 새벽안개를 표현한 <무진기행>의 배경도 순천으로 알려져 있다. 푸른 물길, 흙빛 갯벌, 갈색 갈대가 어우러진 순천만은 마치 태곳적 지구가 생명을 틔우기 시작했을 때처럼 원시의 아름다움을 뿜어낸다.
순천만 습지가 동물을 위한 삶의 터전이라면, 순천만국가정원은 사람을 위한 쉼의 공간이다. 사실 순천만국가정원은 습지를 지키려는 노력에서 탄생했다. 순천만 습지가 명성을 얻으면서 2002년 연간 10만명이었던 관광객이 3년도 안 돼 300만명까지 증가했다. 늘어나는 차량과 탐방객으로 순천만의 생명이 위협받았다. 순천시는 전문가들과 연구를 진행해 순천만 입구를 도심 방향으로 옮기고 순천만으로 진입하는 차량을 통제하기로 결정했다. 순천만과 5.5㎞ 떨어진 도심 지역에는 거대한 정원이 들어섰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습지 파괴를 최소화하고 도심 공간이 팽창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만든 에코벽인 셈이다.
순천시는 이곳에 꽃과 나무를 심어 정원을 가꿨고,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했다. 당시 방문객 440만명이 순천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2015년 순천만정원은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됐다. 첫 박람회 이후 10년 만인 지난해 2023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고 약 1000만명이 순천을 찾았다. 하지만 순천의 고민은 계속됐다. 지방에 일자리가 없어 젊은이들이 수도권으로 향하는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순천시는 관람객이 잠시 머무는 정원도시를 넘어 젊은이가 살 만한 문화산업도시로의 변화를 선포했다.
지난해 박람회 이후 문을 닫고 6개월간 새 단장을 한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순천의 포부를 읽을 수 있었다. 우주시대를 맞아 ‘우주인도 놀러 오는 순천’이라는 주제를 정했다. 정원은 순천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동천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나뉘는데, 두 공간을 이어주는 ‘꿈의다리’는 우주선을 콘셉트로 조성했다. 다리 중간은 우주선이 내려앉은 모습을 연출해 ‘스페이스 브리지’로 꾸몄다. 물, 순천만, 우주가 어우러지는 미디어아트도 만날 수 있다.
‘K디즈니’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정원에 녹아들었다. 애니메이션, 웹툰 등 문화콘텐츠 산업을 순천에서 키우겠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노을정원과 키즈가든에는 자연주의 환경예술가 박봉기 작가의 작품이 설치됐다. 인기 애니메이션 <두다다쿵>의 캐릭터도 가미했다. 미로정원은 MZ세대를 겨냥한 ‘유미의 정원’으로 탈바꿈시켰다. 박람회 핵심 콘텐츠 중 하나였던 ‘시크릿 가든’은 체험형 실감 콘텐츠를 도입해 ‘시크릿 어드벤처’로 단장했다. 정원에서의 특별한 하룻밤을 선사했던 가든스테이 쉴랑게는 워케이션을 위한 공간이 됐다. 세계적 정원디자이너인 찰스 젱스가 설계한 순천호수정원과 이탈리아, 네덜란드, 튀르키예 등 다양한 국가의 정원도 만나볼 수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국가정원은 아름답지만 젊은 세대엔 다소 지루하고 어르신들에게는 너무 넓다는 지적도 있었다며 순천의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젊은이들이 일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재개장 개막식에 참석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008년 순천을 방문했을 때, 갯벌을 보며 생태와 환경에 모든 것을 걸고 환경을 살리는 도시로 미래를 설계하겠다던 노관규 시장님 말씀이 기억난다며 다시 이곳에 오니 그때 생각한 것이 완수돼간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순천의 꿈은 정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순천은 정부와 함께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을 키우면서 관련 기업에 러브콜을 보내왔다. 노 시장은 순천에서 국제적인 웹툰 어워드를 열 계획이라며 웹툰 종주국 한국의 명성을 순천에서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레드슈즈> <유미의 세포들> <퇴마록> 등 인기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기업 로커스(LOCUS)가 본사를 순천으로 옮기는 등 기업들의 호응도 따르고 있다. 습지를 가꿔 철새를 품었던 것처럼 콘텐츠를 키워 젊은이들의 보금자리를 만들겠다는 순천의 꿈이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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