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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화가 1세대’ 윤석남의 ‘그림일기’···동생 윤석구와 2인전

행복한 0 9 05.19 06:32
나는 화가였다. 옆에 있는 정물화가 내 작품이다. 지금은 아니다. 보시다시피 허공에 매달려 산다. ‘허공에 매달리기’가 요즈음 내 직업이다…실은 가끔 땅 위에 살짝 내려보지만 멀미 때문에 오래 견디지 못한다.
그네에 상반신을 기대고 삐딱하게 서 사과 그림을 노려보는 여성. 그 옆엔 연필로 눌러 쓴 글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주의 작가 윤석남(85)의 드로잉이다. 윤석남은 2000년 무렵 머릿속 아이디어가 고갈된 것을 느꼈다. 그때부터 책상에 앉아 드로잉을 시작했다.
하루에 10장씩 그린 날도 있어요.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일기 같기도 하고 나 자신과 얘기를 나누며 가슴에 응어리졌던 것을 풀어주는 것 같았죠. 한 2년은 거의 작업을 안 하고 드로잉을 했어요.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학고재 갤러리에서 윤석남이 말했다. 학고재에선 윤석남과 윤석구 남매의 2인전 ‘뉴 라이프’ 전시가 열리고 있다. 두 남매의 2인전이 함께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남이 2000~2003년 무렵 그린 드로잉 80여 점을 윤석구는 미발표 신작 17점을 함께 전시한다.
윤석남의 드로잉은 일상의 기록이자 그림으로 그린 시와 같다. 드로잉 속 인물들은 가느다란 줄로 이어진 그네를 타고 허공에 떠 있다. 그네에 앉아 눈물을 흘리고, 꿈을 꾸고, 그리운 이를 떠올린다.
드로잉에 자주 등장하는 건 어머니, 딸, 자신의 모습이다. 서른세 살 장다리 울엄마. 흰 모시적삼 치마 구름같이 차려입고 햇볕 가득한 적막한 운동장을 성큼성큼 가로지르던 그 청청한 모습의 어머니는 다른 그림에선 작고 가벼워 품 안에 쏙 들어오는 아기 같은 노인이 되기도 한다. 윤석남은 내가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 어머니라고 말했다.
일에만 파묻힌 27살 딸을 보며 결혼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딸 때문에 어디로도 갈 수 없었던 27살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 두손 번쩍 들어 환영하기도 한다. 머리 위에 밥그릇 12개를 인 모습을 그린 그림엔 밥그릇 12개로 마술사가 될 수 없다는 걸 쉰 살 되는 생일날 깨달았다. ‘마술사가 되려다 실패한 아줌마’라고 적었다. ‘화가’로서의 삶에 때론 장애물이 됐던 결혼, 육아, 가사노동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주변에서 만난 인물,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대한 단상까지 드로잉으로 남긴 ‘그림일기’의 내용은 다양하다. 윤석남은 그릴 당시엔 끄적거리는 낙서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려나가면서 드로잉이 완성된 작품의 전 단계가 아니라 하나의 개별적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8살 터울의 남매 조각가 윤석구(77)는 자전거, 자동차 등 버려진 사물부터 자신의 기존 작품에 각종 천을 붙여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시킨 작품들을 선보인다. 버려진 사물에 새생명을 부여해 재탄생시키는 작업은 자본주의적 생산·소비와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인체 비례의 모범을 그린 ‘비트루비안 맨’의 모습을 한 남성 모형에 천조각을 붙인 ‘A New Life(남성)’, 고대 비너스 모형에 천조각을 붙인 ‘A New Life(빌렌도르프의 비너스)’, 유전자 조작을 암시하는 대형 과일 모양의 작품 등이 흥미롭다.
윤석남의 드로잉은 윤석구의 대형 조각품에 전시관 중앙을 내어주고 한 발짝 뒤로 슬쩍 물러났다. 윤석남은 누나 역할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동생의 작품이 대형 작품이니까 내 작품은 소품이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거대한 작품과 소소한 작품이 한 장소에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이 시대 정치의 책임도 (부처님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다. 하나 하나의 생명에 우주의 무게가 담겨 있다며 국민의 생명을 천금같이 여기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다. 결코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처께선 법당 안에 계시지 않았다. 길 위에서 태어나 번민에 빠진 중생들과 함께 호흡하셨다. 만인이 존귀하고 누구나 평등하다는 지혜의 말씀으로 모두를 일깨우셨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 대표가 부처의 가르침을 인용해 채 상병 순직, 이태원 참사 등 국민들이 희생된 사례를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다른 생각을 화합하여 하나로 소통시키는 ‘원융회통’(圓融會通) 정신을 되새긴다며 이 가치를 등불삼아 우리 정치도 적대와 반목을 극복하고 오직 민생의 길로 정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며, 지금 이 순간 정치가 해야 책무를 되새기겠다고도 썼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치료 겸 휴가를 떠났다. 16일 복귀할 예정이다.
슬로바키아 정부가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60)에 대한 암살 시도가 정치적 동기로 인해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15일(현지시간) 데니크N 등 슬로바키아 매체에 따르면 마투스 수타이 에슈토크 내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총격범은 다섯 발의 총을 쐈다며 이 암살 시도는 정치적 동기가 있고 용의자는 지난달 선거 직후 범행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슬로바키아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실시됐다.
슬로바키아 매체들은 범행 직후 체포된 용의자가 ‘폭력 반대 운동’이라는 시민 단체를 설립한 71세 남성이라고 전했다. 레비체 출신의 이 남성은 시집 3권을 출간한 슬로바키아 작가 협회 회원이며, 좌파 성향의 문학 클럽에서도 활동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슬로바키아 방송사 조이는 그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영상녹화분을 입수해 보도하기도 했다.
토마시 타라바 슬로바키아 부총리는 이날 BBC에 피초 총리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전했다.
익명의 슬로바키아 고위 관리는 이번 암살 시도가 슬로바키아의 양극화된 정치적 논쟁과 다양한 관점을 포용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말했다.
피초 총리는 지난해 10월 치러진 총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친 러시아 여론을 등에 업고 3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매주 열렸다. 시위대는 피초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공영언론을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슬로바키아 정부에 따르면 피초 총리는 이날 수도 브라티슬라바 동북쪽으로 150㎞ 떨어진 한들로바 지역에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이 지역에 있는 ‘문화의 집’에서 각료 회의를 열었으며 회의 후 피초 총리가 지지자들을 만나던 중 여러 발의 총성이 들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슬로바키아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경찰은 용의자를 현장에서 체포한 뒤 수사를 벌이고 있다.
슬로바키아 의회는 이날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휴회한다고 밝혔다. 주자나 카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잔인하고 무자비한 공격을 규탄한다며 피초 총리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성명을 냈다.
국제사회는 진영을 막론하고 이 사건을 강력히 규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 끔찍한 폭력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카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번 총격 사건에 대해 괴물 같은 범죄라고 비난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엑스(옛 트위터)에서 폭력이나 공격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비겁한 암살 기도에 큰 충격을 받았다. 폭력이 유럽 정치권에서 용납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등 각국 정상도 SNS를 통해 잇달아 피초 총리와 연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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