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home    〉   Q&A

병원 찾은 시민들 “주민증 들고 다니길 잘했네”

행복한 0 7 05.20 22:50
지참률 높아 진료 차질 적어미리 애플리케이션 설치도
신분증 없으면 건보 미적용14일 내 영수증 등 내면 환불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A내과는 평소보다 분주했다. 간호사들은 대기 중인 환자들에게 일일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며 부지런히 안내했다. 접수처 책상 위에는 ‘진료 전 신분증을 꼭 제시해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놓여 있었다. 시민들은 지갑에서 주섬주섬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을 꺼내들었다.
이날부터 병의원에서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진료 시 환자 신분증 확인이 의무화됐다. 다른 사람의 건강보험을 빌리거나 도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요양기관 본인 확인 강화 제도’가 시행되면서다.
제도 시행 첫날이지만 이날 오전 돌아본 종로구 일대 7개 병의원은 차질 없이 운영되는 모습이었다. 언론 보도와 병원 내 부착된 안내문을 보고 제도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시민이 많았다. 종로구 주민 권모씨(67)는 원래 (주)민증을 들고 다니지만, 신경 써서 챙겨 나왔다며 신분 조회하는 것 같기도 하고 불편해졌다 싶지만, 나라에서 하는 일이니 어쩔 수 없지 않냐고 말했다.
시민들의 높은 신분증 지참률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적은 편이었다. 혈압약을 처방받으려 종로 5가의 신경외과를 찾은 B씨(85)는 신분증이 필요하다는 안내문을 보고 가방 구석 주머니에서 주민등록증을 꺼내 보이며 늘 들고 다니길 잘했네라고 했다.
정부가 인정하는 신분증은 건강보험증·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여권·외국인등록증 등이다. 주민등록증을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 등 신분증 사본과 각종 자격증 등은 신분증 대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 공동인증서와 간편인증 등 전자서명인증서, 모바일 운전면허증 등 전자신분증은 사용 가능하다.
병원들은 제도 연착륙을 위해 전자신분증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법을 미리 안내하는 등 자체 노력을 벌이기도 했다. 치과위생사 C씨(40)가 근무하는 경기 파주의 한 치과는 이달 초부터 미리 신분증 확인 훈련을 해 제도 시행에 대비했다고 한다. 이날 이 치과에선 환자 22명 가운데 5명이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았다. C씨는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하는 걸 도와드리는데, 알뜰폰·업무폰 사용자는 본인 확인이 안 돼 애를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병원 직원들은 오전 근무를 마치며 한시름 놓았지만, 업무가 늘어난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A내과 간호사 최모씨는 바쁠 때는 설명 한마디 한마디가 버거울 수 있기는 하다며 그래도 오늘 다들 불만 없이 따라주셔서 다행이라고 했다.
이날부터 병의원을 내원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으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진료비 전액을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대신 진료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신분증과 진료비 영수증 등을 제출하면 건강보험이 적용돼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지난 16일 법원이 의료계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면서 정부의 의대증원 계획에는 속도가 붙었다. 그러나 의·정갈등과 이로 인한 의료공백은 여전하고, 특히 대형병원 핵심인력인 전공의들은 여전히 의료현장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퇴로’를 제시하며 의·정갈등을 봉합해야할 때라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의료계의 집행정지 신청 기각 다음날인 17일에도 의료계는 정부와 각을 세웠다. 의대 증원 관련 소송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오전 재항고 이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교협) 등은 ‘의대정원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 결정에 대한 입장’이라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전날 법원 결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들은 재판부의 결정이 오히려 필수의료에 종사하게 될 학생과 전공의, 그리고 현재 묵묵히 현장에서 진료하고 계시는 교수님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필수의료 현장을 떠나게 만드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등은 정부에 의대증원을 위한 학교 수요조사 및 실사과정, 의대정원 배정 과정 등 의대증원 추진 과정과 관련된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정부는 의대 증원안을 기존대로 추진하는 동시에 전공의들에게 의료현장으로 복귀해달라는 메시지를 거듭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중대본 제1통제관)은 정확한 숫자는 알기 어렵지만 100개의 수련병원의 보고에 따르면 일주일 전인 5월 9일 대비해 5월 16일에는 현장에 근무 중인 전공의가 약 20명 정도 늘었다며 전공의 여러분들은 용기를 내어 수련병원으로 돌아와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전공의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전공의들이 이전과는 다른 더 나은 환경에서 수련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장기적인 전공의 근무여건 개선정책을 펴겠다고 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전날보다 전공의들의 ‘퇴로’를 열어줄 가능성을 좀 더 내비쳤다. 전 실장은 부득이한 사유로 휴가, 휴직한 경우에는 그 사유를 수련병원에 제출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달라며 휴가라든지 여러 가지 상황이 생겨서 부득이하게 수련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인정해 주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우회적으로 수련 공백이 3개월을 초과한 전공의들에게도 구제책을 제시할 의사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전공의는 지난 2월20일을 전후해 의료현장을 이탈했는데, 이달 20일을 전후해 복귀하지 않으면 내년 초 전문의 시험을 앞둔 레지던트 3·4년 차는 2026년 초가 돼야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있다.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과 시행규칙에 따르면 의료현장 이탈 때문에 추가로 수련해야 하는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면 사실상 2025년 초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 실장은 집단행동으로 인한 근무지 이탈 이 부분은 부득이한 사유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그 기간에도 휴가나 병가 등으로 결재받아서 이용할 수 있지 않으냐. (이를) 소명하게 되면 그 기간만큼 인정받아 추가 수련 기간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 전의교협 부회장(한림대 성심병원 류마티스 내과)는 전공의 복귀가 정부 예상보다 훨씬 쉽지 않을 것이라 보고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김 부회장은 교수들은 의정갈등 사태가 두 달 넘게 지속되면 전공의들이 쉽게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 봤다며 어제 법원 결정 이후에도 전공의들 다수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하는 입장이고, 전문의 취득을 포기하겠다 결심한 경우까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증원 추진 과정에서 일어난 의사결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전공의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에 찬성입장을 보여온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이제는 정부가 증원 과정에서 생겼던 여러 가지 문제점이나 부작용들을 정리하고, 그간 (양측이 받은) 상처들을 보듬는 노력을 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조 원장은 의협, 교수협, 전공의 등 다양하게 나뉘어진 의료계 목소리를 녹여낼 루트를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가 의료계와의 대화체 구성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말했다.
축제의 고장인 강원 화천군이 최근 ‘친환경 액체 비료’를 생산해 지역 농가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개최 당시 방문객이 150만명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진 ‘화천 산천어 축제’의 부산물을 활용하려는 취지다.
쓰다 남은 산천어 등으로 만든 고품질 액체 비료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농민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화학 비료 사용량을 줄여 토지개량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데다 영농비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오전 강원 화천군 하남면 공단길에 있는 ‘화천군 농업 미생물 배양센터’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자 추출·숙성·발효 등의 문구가 적혀 있는 대형 금속 탱크가 한눈에 들어왔다.
동물성 액체 비료를 만드는 ‘친환경 어류 발효액 생산시스템’이다.
액체 비료의 주원료는 ‘산천어’다. 화천 산천어 축제 기간 얼음·루어낚시 프로그램 등에 사용하다 남았거나 수조 등에 보관하던 중 폐사한 것들이다. 축제 현장의 음식 판매대에서 산천어 회, 어묵 등을 만들며 나온 머리와 내장, 뼈 등의 부산물도 포함돼 있다.
생산시스템의 가동 상태를 살피던 화천군 농업 미생물 배양센터 직원 박재혁씨(38)는 지난달 15일부터 이곳에서 생산된 액체 비료를 공급하기 시작하자 농민들로부터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농가당 최대 8ℓ씩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천군이 농업 미생물 배양센터 내에 생산 시스템을 구상해 구축에 들어간 것은 2021년부터다. 16억 원을 들여 3년여 만인 지난 2월 모든 시설을 준공했다. 시험가동을 거쳐 지난 4월부터 친환경 액체 비료(어류 발효액)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화천군은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2022년 산천어를 활용한 액체 비료 제조법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고, 중국 현지 특허도 출원 중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겨울 축제를 개최한 후 남은 산천어와 부산물에 대한 재활용 방안을 수년간 연구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2003년 시작된 산천어 축제는 2006년 이후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 5~6년 전부터는 150만~180만 명이 방문해 연간 1300억 원대에 이르는 경제유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처럼 많은 관광객이 몰리다 보니 매년 얼음낚시 프로그램 등에 투입되는 산천어의 양도 130~190t(45만~63만 마리)에 달했다. 전국에서 양식 중인 산천어의 80~90%가량이 화천 축제 때 사용된 셈이다.
화천군 관계자는 얼음낚시 체험객들이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다소 여유 있게 산천어를 준비하는 데다 어묵 등 1차 가공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부산물이 생기다 보니 10% 안팎의 폐기 대상 물량이 발생하고 있는 형편이다며 고심 끝에 이를 재활용해 농가에 공급할 액체 비료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천군은 산천어 부산물 등을 고온 고압으로 가열해 단백질을 분해하고, 유산균과 당밀을 넣어 발효·숙성시킨 액체 비료를 연간 40t가량 생산해 지역 농가에 1ℓ당 15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보통 다른 어류 등을 활용해 만든 동물성 액체 비료의 경우 1ℓ당 3만~4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친환경 어류 발효액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액체 비료를 제조함으로써 폐기되던 산천어 부산물 등을 유용한 자원으로 재탄생시키고, 농가의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을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게 됐다며 지역 농민들에게 액체 비료와 유용 미생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