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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치는 ‘후’폭풍, 히트다 히트

행복한 0 13 04.21 06:51
내셔널리그 최하위 팀을 상대로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경기 막판 역전승의 발판이 된 동점 적시타를 비롯해 ‘멀티 히트’ 경기를 펼쳤고 데뷔 첫 동부 원정에도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정후는 16일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와의 원정경기에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7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간 이정후는 지난 10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이후 6일 만이자 이번 시즌 5번째 멀티히트까지 작성했다. 볼넷을 더해 3출루 경기는 이번 시즌 세 번째다.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58(66타수 17안타)로 올랐다. 샌프란시스코는 마이애미에 4-3 역전승을 챙겼다.
이정후는 1회초 첫 타석에서 마이애미의 오른손 선발 투수 에드워드 카브레라를 상대로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높게 들어온 97.1마일(약 156.3㎞)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중간으로 향하는 안타를 때렸다. 하지만 1사 후 2루 도루를 시도했다가 마이애미 포수 닉 포르테스의 송구에 잡혔다.
이정후는 팀이 0-3으로 끌려가던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호르헤 솔레어의 우전안타에 3루를 밟았고, 마이클 콘포토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팀에 첫 득점을 안겼다.
5회초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난 이정후는 7회초 해결사로 나섰다. 샌프란시스코는 카브레라가 내려간 7회초 패트릭 베일리의 희생플라이로 2-3으로 추격한 뒤 닉 아메드의 볼넷으로 2사 1·2루 기회를 이어갔다. 그리고 타석에 이정후가 들어서자 마이애미는 투수를 앤드루 나르디로 교체하며 이정후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정후는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연속으로 파울 3개를 때려내는 끈질김을 보인 뒤 7구째 94.5마일(약 152.1㎞) 패스트볼이 바깥쪽으로 들어오자 절묘하게 밀어쳤다. 타구는 좌익수 앞으로 가는 동점 적시타가 됐다.
이정후는 앞선 탬파베이 시리즈를 시작으로 동부 원정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미국 내 시차 적응은 데뷔 첫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요소지만, 이정후는 흔들리지 않은 채 상승세를 잇고 있다. 이정후는 동부 원정 4경기 모두에서 안타와 득점을 기록 중이다.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최근 7경기 타율은 0.323이다.
상보 깔린 식탁에는 차림표 펼쳐 있고(鋪巾長卓食單開)/ 우유와 빵은 눈앞에 무더기로 쌓여 있다(牛奶麵包當面堆)/ 수프, 고기, 생선, 채소가 차례대로 나오고(羹肉魚蔬供次第)/ 나이프, 포크, 기타 식기는 번갈아 바뀐다(刀叉匙楪換輪回)/ 제철 아닌 진기한 과일은 유리 트레이(tray) 층층이 담겼고(不時珍果登玻架)/ 별별 빛깔의 향기로운 술이 유리잔마다 한가득(各樣香醪滿瑪杯)/ 식사 끝에 커피 한 잔 마시고(終到珈琲茶進後)/ 긴 회랑 거닐며 담배 한 대 피운다(長廊散步吸烟來).
1896년 4월1일 서울을 떠난 김득련(金得鍊, 1852~1930)은 제물포항에서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뱃길에 오른다. 5월26일 거행될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에 파견된 사절단의 일원으로서 여행을 시작한 것이다. 사절단의 단장은 특명전권공사 민영환. 영어 잘하는 윤치호도 함께였다.
김득련은 사행의 일지 작성 및 한어(漢語) 통역을 맡아 중국의 상하이-일본-북미-유럽-러시아의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그야말로 세계를 일주했다. 그는 여행의 견문과 소감을 고답적인 한시로 갈무리하곤 했다. 인용한 시, ‘끽양찬희제(喫洋餐戲題)’(서양식 저녁을 먹고 장난삼아 짓다)는 4월11일 상하이에서 나가사키로 가는 뱃길의 만찬을 노래한 것이다. 시만 놓고 보면 서양식을 제법 즐긴 것만 같다. 하지만 점잔은 시 속에서나 뺐을 뿐이다.
김득련은 1896년 5월 뉴욕에서 서울의 사촌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체면 돌보지 않고, 일상의 한순간을 있는 대로 털어놓았다.
시와는 달리 여행 떠나고 처음 며칠은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다양한 나이프와 포크를 다루는 데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득련은 나이프와 포크를 ‘오래된 야만의 잔재’로 여겼지만, 입술을 베고 혀를 찌르고 옷에 고기 등을 떨어뜨리는 낭패가 이어졌다. 커피도 쉽지는 않았다. 김득련은 설탕을 한 숟가락 가득 퍼 넣고는 맛있게 한 모금을 넘겼다. 하지만 그 가루는 소금이었다. 순간 김득련은 자신에게 쏠린 눈길과 미소를 감지했다. 여기서 밀리면 대놓고 웃음이 터진다고 판단했을까? 그는 별일 없었다는 듯 행동했다. 버터와 꿀은 헷갈렸고, 핫케이크에다 소스, 소금, 후추, 머스터드를 양념하기도 했다. 때마침 민영환 공사가 말려 ‘양념 케이크’를 입안에 넣지는 않았지만.
과자 한 조각 속에도 세계가 있다
소담스러운 ‘약과’
너를 부른다
이 편지의 원본은 전해오지 않는다. 다행히 윤치호가 미국 북감리교 선교단이 발행한 잡지 ‘코리안 리포지토리(The Korean repository)’ 1987년 3월호에 편지를 영어로 번역해 남긴 덕분에, 막 접한 해외의 일상과 사물 앞에서 서툴기만 했던 전통 사회의 한 사내를 만날 수 있다. 서툰 가운데 점잔은 빼고 싶었던 마음을 만날 수 있다.
고답적인 기록과 문장으로 생활의 한순간이 이렇게 드러난다.
검찰이 ‘대장동 사업’ 민간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돈거래를 한 전직 기자 3명의 주거지를 18일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강백신)는 한겨레·중앙일보·한국일보 전직 간부급 기자 3명의 주거지에 각각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자료를 확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검찰은 이들에게 배임수재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한겨레 A기자는 2019~2020년 김씨로부터 아파트 분양금 등의 명목으로 9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B기자는 김씨에게 8000만원을 빌려줬다가 9000만원을 돌려받은 뒤 1억원을 추가로 받고, 한국일보 C기자는 1억원을 받은 의혹이 불거졌다. 해당 기자들은 정당하게 빌린 돈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가 대장동 사업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기자들에게 보도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하면서 돈을 줬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청탁과 관련한 정황이 있기 때문에 혐의를 분명하게 확인하기 위한 증거 확보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상의 경우보다 이례적으로 고액의 금액이 거래됐다며 김씨가 대장동 사업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는지, 순수하게 개인적 친분에 의한 차용인지 수사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한 뒤 해당 기자들을 포함한 관련자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씨와 기자들의 돈 거래 사실이 드러난 것은 지난해 1월이다. ‘정영학 녹취록’에는 김씨가 기자들을 관리한 정황이 나타난다. 2020년 3월24일자 녹취록을 보면 김씨는 정영학 회계사에게 너 완전히 지금 운이 좋은 거야. 수사 안 받지, 언론 안 타지. 비용 좀 늘면 어때라며 기자들 분양도 받아주고 돈도 주고, 응? 회사(언론사)에다 줄 필요 없어. 기자한테 주면 돼라고 말했다.
김씨는 1992년 한국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뉴시스를 거쳐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으로 근무했다. 기자들의 돈 거래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언론사들은 직업윤리를 훼손했다며 사과했고, 당사자들은 해고되거나 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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