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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국회의장 조정식이냐 추미애냐···선명성 경쟁

행복한 0 10 04.16 03:20
4·10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은 조만간 국회의장 선출 절차에 돌입한다. 6선의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직을 두고 경선할 것으로 보인다. 친이재명(친명)계인 두 후보군 중 누가 의장을 맡든 정부와 국회의 관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특검) 도입법안이 재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조 사무총장은 14일 통화에서 22대 국회는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실천하는 개혁 국회가 돼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폭정을 막고 민주주의와 민생을 회복하라는 국민의 뜻을 실천하는 데 필요한 어떤 일도 하겠다며 국회의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추 전 장관도 헌정사상 첫 여성 국회의장을 노리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혁신 의장의 역할이 주어진다면 거부하진 않겠다면서 국회의장에 도전할 뜻을 밝혔다. 그는 (국회의장이) 기계적 중립 기어를 놓고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된다며 정치적인 편향을 보이고 어떤 편을 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대안을 내놓고 생산적인 토론을 통해 접점을 찾겠다고 밝혔다.
조 총장은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거쳐 당 사무총장을 맡았다. 이 대표의 신뢰를 받는 중진의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추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강하게 대립했다. 당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거부권에 맞설 강한 의장 후보군으로 평가받는다.
국회의장은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거나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권한이 있다. 차기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가 없더라도 야당이 주도하는 특검법안을 상정하거나 국정조사를 추진할지가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다.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도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특검) 도입법안·국정조사,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둘 중 누가 의장이 되더라도 22대 국회가 정부와 강하게 대립할 가능성이 있다. 역대 의장들이 여야 간 타협과 의장의 중립을 강조했던 것과는 달리, 두 사람은 선명성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총장은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안을 하루속히 수용하고 야당 대표를 만나서 국정쇄신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며 대통령이 21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은 대통령 거부권은 견제와 균형을 위해 필요하지만, 대통령 본인 신상이나 가족에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관한 조사나 법안까지 거부하는 것은 이해충돌 여지가 있어 헌법적인 제약이 필요하다며 의장이 된다면 헌법 개정안을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차기 민주당 원내대표 물밑 선거전도 치열하다. 친명계 후보 중에선 3선의 김병기·김성환·김영진·박찬대 의원, 4선의 김민석 의원이 거론된다. 김병기 의원은 당 수석사무부총장으로 총선 공천관리위원회 실무를 맡았다. 김영진 의원은 이 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은 원조 친명계다. 김성환 의원은 인재위원회 간사를 맡아 총선 인재 영입 실무를 맡았다. 박찬대 의원은 친명계 최고위원으로 이 대표와 보조를 맞췄다. 김민석 의원은 당 정책위의장, 총선 선대위 상황실장을 맡았다.
계파색이 옅은 3선의 강훈식·송기헌·조승래·한병도 의원과 4선의 남인순·한정애 의원도 후보군으로 뽑힌다. 강 의원은 민주당 최대 의견그룹 더좋은미래 대표다. 남 의원은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홍익표 현 원내대표와 결선 투표 끝에 고배를 마셨다. 송 의원은 박광온 전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다. 한병도 의원은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고, 한정애 의원은 문재인 정부 환경부 장관을 지냈다.
국회의장 선거와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는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친명계 의원들의 표심이 주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2대 총선 민주당 지역구 당선인 161명 중 친명계 당선인은 86명(53.4%)에 달한다. 범친명계까지 합치면 친명계 의원은 100명에 육박할 수 있다. 특히 22대 국회에서 60명에 달하는 초선 의원들의 상당수가 친명계로 분류된다. 강성 친명계 그룹인 더민주혁신회의 소속 정치인 상당수가 국회에 입성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2일 여당 총선 참패와 관련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거친 표현으로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천신만고 끝에 탄핵의 강을 건너 살아난 이 당을, 깜도 안 되는 황교안이 들어와 대표놀이 하다가 말아먹었고, 더 깜도 안 되는 한동훈이 들어와 대권놀이 하면서 정치 아이돌로 착각하고 셀카만 찍다가 말아먹었다고 적었다. 이어 이 당 안에서 인물을 키우거나 찾을 생각은 하지 않고, 당 밖에서 셀럽을 찾아 자신들을 위탁하는 비겁함으로 이 당은 명줄을 이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대선 전 영입된 윤석열 대통령과 이번 총선 전 여당 원톱으로 등장한 한 전 위원장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우리가 야심차게 키운 이준석이도 성상납이란 어처구니없는 누명을 씌워 쫓아 내고 용산(대통령실)만 목매어 바라보는 해바라기 정당이 됐다며 이번 총선을 바라보면서 내가 30여 년을 보낸 이 정당이 날지 못하는 새로 또 전락하고 있는 게 아닌지 참 안타깝다고 했다.
홍 시장은 같은 날 또 다른 글을 올려 문재인 믿고 그 사냥개가 되어 우리를 그렇게 모질게 짓밟던 애 데리고 와서 배알도 없이 그 밑에서 박수 치는 게 그렇게도 좋더냐라며 그런 노예근성으로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나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검사 시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기소해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홍 시장은 자립, 자강할 생각은 털끝만치도 안 하고, 새털같이 가벼운 세론(世論)따라 셀럽이 된 대한민국 특권층 1% 밑에서 찬양하며 사는 게 그렇게도 좋더냐며 나는 그렇게는 살지 않는다. 내 힘으로 산다. 내 힘으로 살다가 안 되면 그건 내 숙명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호랑이는 굶주려도 풀은 먹지 않고, 선비는 아무리 추워도 곁불은 쬐지 않는다고 썼다.
지난 대선 당내 경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패한 홍 시장은 한 전 위원장과 함께 여당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된다.
제주도는 울고 있었다. 제주 4·3 제76주기 전야제가 열리는 제주도엔 낮부터 제법 쌀쌀한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하지만 제주도는 외치고 있었다. 그날의 상처와 슬픔을 넘어 ‘제주도는 살아 있다’고 외치고 있었다.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 4·3 전야제 <디아스포라, 사삼을 말하다>는 4·3을 대표하는 미적 형식의 가능성을 예감하게 하는 무대였다. 상징이 없는 기억투쟁이란 오래 가지 못한다. <기억·서사>(2000)의 저자 오카 마리가 말할 수 없는 것들은 사건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그런 의미일 테다.
4·3이라는 ‘사건’의 기억을 타자와 나누어 갖기 위해서는 사건이 먼저 이야기되어야 한다. 제주 4·3은 현기영의 <제주도우다>, 재일조선인 작가 김석범의 <화산도>, 시인 김시종의 시집과 자서전 <조선과 일본에 살다> 등을 통해 문학적으로 재현되었다. 적다고 할 수는 없지만, 충분하다고 말할 수 없다. 대한민국 단독정부가 수립되기 이전인 1947년에 일어난 4·3은 정상성으로 되돌려야 하는 ‘법-체제’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복잡한 양상을 띤다. 그러므로 제주 4·3의 전국화와 세계화는 5·18 광주가 그렇듯이 여전히 숙제라고 할 수 있다.
제주4·3평화재단이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 주관한 전야제 <디아스포라, 사삼을 말하다>는 재일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품은 기획이었다. 제주 4·3이 어느 정도 진상 규명되는 데에는 김석범의 <까마귀의 죽음>(1957) 이후 지금껏 재일 디아스포라, 즉 김석범과 김시종 같은 재일조선인 작가들의 기억투쟁이 역할을 했다. 김시종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제주민예총 김동현 이사장이 대본을 써서 지난해 초연한 뮤지컬 <4월>(작곡 정원기, 연출 왕정민)은 4·3을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이라고 부를 만했다. 극중 삽입된 스무 곡의 곡 중 <탄압이면 항쟁> <너는 시를 쓰고 나는 너를 읽고> 같은 곡들은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자 한 고민을 읽을 수 있었다.
뮤지컬 <4월>은 ‘새 나라, 새 땅, 하나의 국가’를 바랐던 제주 사람들의 강렬한 염원이 해방공간에서 좌절되는 과정을 다룬다. 김동현의 말처럼 4·3은 법의 선포와 법의 정립을 둘러싼 대결이었다. 작중 ‘승진’은 4·3 때 일본으로 밀항해 이제 90대가 된 재일조선인 시인이다. 그는 70여년 전 제주에서 헤어진 애인 ‘정순’이 제주4·3평화공원 행불자 묘역에 묻힌 것을 뒤늦게 알고, 묘역을 찾아 깊은 회상에 잠긴다. 그렇듯 <4월>은 갈 수 없어도 가야만 했고, 날 수 없어도 날아야 했던 재일 디아스포라의 비극적 운명을 상징하는 작품이다. 김시종이 시 ‘봄’에서 봄은 장례의 계절입니다라고 쓴 것도 무리는 아니다.
4·3 전야제에서 확인한 것은 디아스포라 아트의 가능성이었다. 곡 완성에 6년이 걸렸다는 재일 뮤지션 박보의 <제주4·3> 공연은 폭발적인 창법으로 해방감을 선사했다. ‘미스터 낙천’이라는 애칭이 있을 만큼 박보 밴드의 공연은 디아스포라가 더 이상 ‘고향 상실자’가 아님을 역설했다. ‘재일’이라는 중력 안에서도 능동적으로 재일을 살았던 재일 디아스포라 아트가 우리 사회에서 제 기능을 하려면 우리가 소수자 해방의 논리와 감정을 한데 끌어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아직 4월이 가지 않았다.
자녀 세대에 무엇을 상속할까
세상을 담는 방법
해피 버스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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