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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공사장 될 판···무더기 개발공약 사이 빛나는 기후공약은

행복한 0 10 04.04 20:52
공약만 보면 탄소중립을 선언한 나라의 후보들인가 싶습니다. 그래도 몇몇 공약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기후정치바람 등 국내 16개 기후·시민단체는 지역구 후보자 696명의 기후공약을 전수 조사한 결과를 4일 서울 중구 스페이스쉐어 서울역센터에서 발표했다. 설명을 맡은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장은 이같이 말하며 우수한 기후공약과 시대를 역행하는 ‘나쁜 공약‘을 소개했다.
조사 결과 가장 우수한 ‘기후 접전지’는 서울 성북구로 나타났다. 기후 관련 공약을 2개 이상 낸 후보를 기후 후보로 집계했을 때 성북구 후보자 5명 중 4명이 기후 후보에 해당했다. 이 소장은 이 지역에서 나온 공약은 한두 개의 단발적인 공약이 아닌 기후 패키지 공약이라는 점이 주목할만하다고 말했다.
공약집을 보면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성북갑 후보는 ‘기후정책 전문 보좌진’을 배치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성북기후행동은 후보자 초청 정책토론회를 열고 미국처럼 기후 대응에 특화한 보좌관을 채용해달라고 후보자들에게 요구했는데, 김 후보가 이를 수용한 것이다. 같은 지역 유승희 새로운미래 성북갑 후보도 탄소세와 탄소배당 도입, 신규 내연차 판매 중단 및 재생에너지 확대를 약속했다. 이상규 국민의힘 성북을 후보는 공공자전거 확충과 자전거도로 확대를 공약했다.
성북구에선 ‘정의로운 전환’을 약속한 공약도 나왔다. 김남근 더블어민주당 성북을 후보는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성북지역 내 자동차 정비업체 전환을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내연기관 정비에 특화되어있는 정비업체들이 전기차도 수리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이런 공약은 깊숙이 기후 문제에 대해 생각하면서 만들어낸 공약이라고 평했다.
단체들은 이 외에도 서울시 마포구의 ‘차 없는 시민을 위한 지원 정책’, 경기도 고양시의 ‘기후 안심 휴가제’, 대구 수성구의 ‘대자보(대중교통, 자전거, 보행) 교통체계 중심의 도시기본계획 편성’ 공약을 주목할만한 기후공약으로 꼽았다. 이 소장은 분석 결과, 지역에서 기후 관련 시민단체의 활동이 활발한 곳에서 기후공약도 많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기후 역행 공약으론 도로·철도 지하화가 꼽혔다. 지하화 공약을 내건 후보는 총 181명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공약이 실현되면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22개 구가 지하화 관련 공사를 시행해야 한다. 신근정 사단법인 로컬에너지랩 대표는 서울 전체를 다 공사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면서 심지어 북서울 꿈의숲 공원을 가로질러 지하도로를 만들겠다는 공약까지 있었다고 비판했다.
남종영 기후정치시민물결 운영위원은 표면에 공원을 만들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며 지하화 사업을 친환경 사업으로 포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면적이 녹색화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편익을 얻는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환경부를 중심으로 사업에 얼마나 편익이 있는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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