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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창]윤 대통령, 불행한 퇴장을 향한 빌드업을 하고 있다

행복한 0 13 05.10 16:06
윤석열 대통령 취임 2개월 즈음 ‘두 달 남은 듯 두 달 지난 윤석열 정부’라는 칼럼을 통해 대통령의 어퍼컷 세리머니에 대해 이야기한 적 있다. 국정을 만만히 보다가는 남는 것은 임기 말 윤 대통령 본인의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늘어난 몸무게밖에 없을 것이며, 자기관리에 실패한 흘러간 복서의 모습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슬퍼해야 할지 기뻐해야 할지 당시 칼럼은 크게 틀리지 않은 듯하다. 집권 2년을 맞은 윤 대통령은 덩치만 컸을 뿐 기초체력과 실력은 형편없는 복서임이 드러났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등을 보였고, 엑스포 유치 실패로 다리가 풀렸으며, 총선 참패로 그로기 상태가 됐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현실을 외면한다. 집권여당이 총선에서 궤멸적 패배를 당한 것은 ‘더는 못 봐주겠다. 너희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는 민심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지만, 대통령이 총선 민의를 왜곡해서 받아들이고 있음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확인됐다. 여론이 압도적으로 찬성하는 김건희·채 상병 특검은 거부했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에 대해 ‘박절하지 못해서’라고 했다가 ‘현명하지 못해서’라고 표현만 바꿨을 뿐이다. 각종 의혹과 정책 실패에 대한 변명은 장황했고, 국민들이 바라는 사과는 찔끔 수준이었다. 고구마 10개는 먹은 듯 속을 답답하게 하는 회견이었다.
윤 대통령의 회견과 최근 민정수석실 부활 등을 지켜보면서 다른 생각이 들었다. 윤 대통령이 버티기, 이른바 ‘침대축구’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긴 것이다. 예컨대 민정수석실 부활은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고 느슨해진 사정기관과 공직사회를 통제하겠다는 의도라고 여야 모두에서 의심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특검은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지켜본 뒤 논의하자고 했다. 시간을 끌면서 민정수석을 통해 검찰과 공수처 수사를 입맛에 맞는 방향으로 제어하려는 의도가 숨겨진 것 아닌가.
그러나 특검은 뭉갤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에 윤 대통령이 관여했다고 대다수가 생각한다. 주가조작 가담 혐의, 양평고속도로, 명품백 수수 등 여러 논란을 해소하려면 김건희 종합 특검이 필요하다는 야당 주장에도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윤 대통령은 경제공동체 논리로 최순실의 각종 비행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엮었다. 경제공동체로 탄핵을 끌어냈는데, 운명공동체인 김 여사 문제는 어떻게 대응할 건가.
무엇보다 침대축구도 기초체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갤럽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2주 연속 25% 밑으로 나타났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직전 지지율과 비슷하다. 이런 체력으로 뭘 할 수 있겠나. 공직사회는 슬금슬금 등을 돌리고 있고, 보수언론도 대통령 태도를 비판한다. 아무리 격노하고 격앙해봐야 대통령의 고함은 이제 용산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심판이고 관객이기도 한 국민들은 침대축구를 용서치 않을 것이다. 한국 축구 보는 것도 속 터지는데 대통령의 침대축구까지 볼 순 없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이 방탄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믿는 듯하다. 그러나 여당의 108석은 성긴 그물이다. 제 코가 석 자인 여당이 언제까지 대통령 보호를 자처할 수는 없다. 대통령이 여론에서 고립된 국정운영을 지속할 경우 성긴 그물 여기저기 구멍이 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자신을 궁지로 몰아가는 빌드업을 하고 있다.
한국 사회 부적응자가 남긴 이야기
지금이 사과 타령이나 할 때인가
윤 대통령, 이대로면 더한 게 온다
<카사블랑카>의 명배우 험프리 보가트의 유작인 <하더 데이 폴>(The Harder They Fall·1956)에는 덩치만 컸지 실력은 형편없는 권투선수 토로 모리노가 등장한다. 토로는 유리턱에 솜방망이 주먹을 가진 가망 없는 선수였지만, 자신의 프로모터가 상대 선수를 매수하는 덕분에 KO 연승을 거둔다. 토로는 자신을 실력자로 착각하지만, 매수가 통하지 않는 챔피언과 만나 패한다. 간신들의 아부에 속아 민심과 유리됐다가 총선에서 두들겨 맞은 대통령 모습이 겹쳐졌다.
그래도 영화 속 토로는 챔피언의 펀치를 맞으면 무조건 쓰러져 일어나지 말라는 주변 권유에도 정면으로 싸우는 식으로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킨다. 윤 대통령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국정기조 바꾸겠다고 무조건 사과하고, 생살을 자르는 고통을 감내하는 것 말고 현 상황을 대처할 방법은 없다. 권투에선 패자의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는 것으로 끝나지만, 통치의 세계에서 패배는 훨씬 비정하다. 여론을 나몰라라 한 대통령의 말로는 항상 참담했다. 회견을 보면서 대통령의 불행한 퇴장이 그려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정신질환 치료를 받으려 당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충돌한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40세 양모씨의 유족 측이 미 검찰에 해당 경찰관들을 기소해달라고 요청했다.
양씨의 부모와 형제 등 유족 2명은 9일(현지시간) LA 한인회관에서 변호인단, LA 한인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 경찰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양씨의 변호사 로버트 시언은 LA 카운티 지방검사장에게 해당 경찰관들을 기소할 것을 요청한다면서 연방법에 따른 살인죄와 사법방해죄를 해당 경찰관들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방검찰이 이들을 기소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연방검찰에 연방 범죄에 따라 기소를 요청할 것이라면서 가족들은 경찰의 모든 보디캠 증거와 통화 기록,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 정신질환이 있는 자녀가 무자비하게 살해당한 경위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증거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국적으로 어릴 때부터 가족과 함께 LA에 거주해 온 양씨는 지난 2일 오전 1시쯤 LA 시내 한인타운에 있는 자택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당시 양씨의 가족은 조울증 등 정신질환이 있던 양씨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LA 카운티 정신건강국(DMH)에 치료시설로 이송해 달라고 요청했다. 양씨의 집에 도착한 DMH 직원은 양씨가 시설 이송을 거부하자 경찰에 도움을 구했다.
경찰(LAPD)은 양씨가 흉기를 들고 다가와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지만 과잉 진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유족들은 경찰이 총격 이후에도 구급대를 부르지 않았고, 1시간 넘게 양씨의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았으며, 현장 접근이 허용됐을 때는 이미 현장을 깨끗하게 치워놓은 상태였다는 점을 들어 경찰이 진실을 은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LAPD는 내부 조사 중이라는 보도자료를 지난 3일 배포했지만 해당 경찰관들이 착용한 보디캠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나 공식 입장도 아직까지 내놓지 않고 있다.
변호인단은 우리는 경찰이 압도적이고 잔인한 무력을 사용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을 알게 됐다며 정신질환자 1명을 상대하기 위해 9명의 경찰관이 투입됐고, 경찰은 테이저건 등 다른 수많은 방법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은 범죄 현장에 있던 모든 물리적 증거를 인멸했다며 그들은 몇 시간에 걸쳐 범죄 현장을 소독하며 아파트를 청소했다. 신참 경찰관이라도 이것이 사법 방해행위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또 양씨가 이전에도 증상이 나빠졌을 때 DMH에 도움을 청해 시설에서 치료 지원을 여러 차례 받아왔지만 모든 과정이 평화로웠다면서 사건 당일 DMH 직원이 왜 성급하게 경찰을 불렀는지에 대해서도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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