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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의 돌덩이로 쓴 시···RM도 ‘인증’한 작가 우고 론디노네 최대 개인전

행복한 0 9 04.08 22:15
네바다의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형광 색상의 거대한 돌탑들. 거대한 돌탑이 사막과 어우러져 시원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강렬한 형광색이 비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방탄소년단(BTS)의 RM이 그 앞에서 ‘인증샷’을 찍어 화제가 된 스위스 출신 현대미술가 우고 론디노네의 ‘세븐 매직 마운틴(Seven Magic Mountains)’다. 비비드한 색깔로 칠한 돌덩이 모양의 조각으로 유명한 론디노네는 미술시장에서 사랑받는 인기 작가다.
론디노네의 팬이라면 환영할 전시가 열린다. 론디노네의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전 ‘번 투 샤인(Burn to shine)’이 강원 원주시 뮤지엄 산에서 열린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과 미술관을 둘러싼 자연을 배경으로 삶과 죽음의 순환,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고찰을 다룬 론디노네의 조각, 회화, 설치, 영상 등 40여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안도 다다오의 강건하고 견고한 건축물 안에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도전적 작업이었습니다. 또한 뮤지엄 산처럼 매일 자연을 볼 수 있고 도시의 소음이 없는 곳에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시 개막을 기념해 뮤지엄 산에서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론디노네가 말했다.
암실을 둘러싼 여섯 개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펼쳐지는 영상 ‘번 투 샤인’은 전시의 주제를 보여준다. 아프리카 마그레브 지역 전통 의식과 현대무용을 결합한 이 영상은 강렬한 사운드와 신체 움직임이 관람객의 시각과 청각을 압도한다. 12명의 타악기 연주자와 18명의 남녀 무용가가 모닥불을 둘러싸고 무아지경에 빠진 듯 강렬한 춤사위를 선보인다. 프랑스계 모로코인 안무가 푸아드 부수프와 협업한 퍼포먼스 영상이다.
불교에도 빛나기 위해서 타올라야 한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제작했는데, 팬데믹 기간 동안 우리는 모두 다시 태어난(rebirth) 것과 같습니다. 일몰에 시작돼 일출까지 이어지는 영상을 통해 삶의 순환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푸른 유리로 만든 11점의 말 조각을 통과한 빛이 일렁이는 전시공간은 동화적이고 환상적이다. 연한 푸른색부터 군청색에 가까운 색깔까지 고유한 푸른색을 띤 말 조각은 세계 곳곳의 바다를 말의 형태로 표현한 조각이다. 켈트해, 보퍼트해, 황해(서해) 등 세계 각지의 바다에서 작품명을 따왔다. 작가는 말을 상하 두 부분으로 나눠 말 안에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지평선 같은 공간을 연출했다. 말은 우리 삶을 이루는 4원소를 상징한다. 말은 모든 것을 담는 그릇으로서 흙, 수평선 안에 담긴 물과 공기, 불이라는 4원소의 결합체인 유리라는 물질로 응축된다고 설명했다.
주변에는 일몰과 일출을 단순화한 ‘매티턱’ 시리즈가 걸렸다. 작가가 거주하는 뉴욕 롱아일랜드 지역명에서 가져온 제목으로, 2023년 9월10일부터 22일까지 작업실에서 바라본 일몰과 일출의 풍경을 보색으로 이뤄진 3색의 수채화로 단순화해 그렸다.
작가의 시그니처인 화려한 색상의 거대한 돌 조각은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백남준관에선 4m 높이의 ‘노란색과 빨간색 수도승’이 압도적 존재감을 발한다. 천장에 뚫린 둥근 유리창으로 비치는 햇빛이 거대한 조각상을 비추며 자연과 인공의 어우러짐 속에 웅장함과 숭고함을 느낄 수 있다.
야외 스톤가든에는 3m에 달하는 ‘수녀와 수도승’ 6점이 정원의 자연석과 어우러져 전시돼 있다. 작은 모양의 석회암 모형을 청동으로 주조한 작품이다. 2016년 네바다 사막에 설치한 ‘세븐 매직 마운틴’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관람객은 자연 풍광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속에서 작품의 순수한 형태와 색, 규모에 몰입돼 명상적인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백남준관은 자연과 인공적 존재가 공존하는 가장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수도승은 명상하는 자를 상징하며,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동시에 유리창을 통해서 자연과 관계를 형성합니다. 전시를 통해 주요하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인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고찰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론디노네는 인간과 관계없이 변화하는 자연 속에서 인간의 삶은 어떻게 지속되는가라고 질문하고 우리가 신경써야 하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라고 답했다.
‘너의 나이, 나의 나이, 그리고 태양의 나이’ ‘나의 나이, 너의 나이, 그리고 달의 나이’는 론디노네의 그런 생각을 보여주는 전시다. 원주시에 거주하는 1000여명 어린이들이 그린 2000장의 드로잉으로 구성된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어른들은 허리를 숙이고 전시 공간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어린이들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 어린이의 키높이가 되어보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사방 벽으로 이뤄진 전시 공간 안에 아이들이 그린 제각각의 드로잉이 빼곡히 걸렸다.
론디노네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 그 안에서 삶의 순환이란 주제에 천착해왔다.
제가 바라보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자연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명상하는 것은 인간의 DNA에 박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통해서 자연의 아름다움에 빛을 쏘아주고, 이를 통해 자연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전시는 오는 9월18일까지.
전체 영업이익 규모 56% 급증삼성전자 흑자 5조원 이를 듯SK하이닉스도 1조 이상 이익
2차전지·화학 등 대다수 부진‘2.2% 성장률’ 달성도 ‘먹구름’정부 나프타 면세 연장 추진
국내 주요 상장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 50% 넘게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 가격 안정화로 한국전력이 흑자로 전환된 데다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개선된 데 따른 영향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을 제외한 2차전지·석유화학·철강 업종 기업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경향신문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 평균)가 있는 주요 상장사 181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46조8399억원으로 전년 실적(30조214억원) 대비 56.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데는 한전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난 영향이 크다. 지난해 1분기 6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냈던 한전은 LNG 가격 안정화로 올해 1분기에 2조4561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예상했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이 되살아나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실적이 회복한 점도 주효했다. 2023년 1분기 3조402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올해 1조432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했다. 삼성전자도 6402억원에서 4조9547억원으로 껑충 뛸 것으로 추정됐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에 PC·모바일 재고가 줄며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21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등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회사 실적은 지지부진하다. 특히 79개 회사는 오히려 실적이 전년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 보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차전지 업체는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내연기관 대비 비싼 전기차 가격 등의 영향으로 북미, 유럽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77.3%(4121억원), 35.4%(1329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동차와 건설 등 전방산업 수요 부진에다 중국과 일본산 철강 수입이 늘면서 현대제철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59.2%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해 1분기 2714억원의 흑자를 거뒀던 한화솔루션이 올해 1분기에는 855억원 적자를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산 태양광의 저가 공습에 국내 태양광 시장마저 붕괴하면서 관련 매출이 감소했다는 이유에서다. 석유화학 산업 침체도 매출 감소폭을 키운 요인이 됐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 부진 등으로 석유화학 업체들도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는 LG화학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66.0%(4559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금호석유화학은 영업이익이 1302억원에서 651억원으로, 롯데케미칼은 -262억원에서 -765억원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화학 업체들의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강경성 1차관 주재로 석유화학 산업의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하는 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기존 범용제품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과감히 탈피해 고부가 정밀화학 및 친환경 제품으로 신속히 전환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함께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산업부는 핵심 원료인 나프타 관세 면제를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세제당국과 협의하겠다며 샤힌 프로젝트 등 석유화학 대형 프로젝트의 적기 준공을 투자지원 전담반을 통해 더욱 긴밀히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지만, 업종별 온도차가 커 목표치로 제시한 2.2% 성장률 달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반도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은 그만큼 위험도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예상보다 강한 반도체 회복세에 힘입어 성장률 달성이 수월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있다.
지난 5·6일 실시된 4·10 총선 사전투표 투표율이 31.28%로 잠정 집계됐다. 전체 유권자 4428만명 중 1384만9043명이 투표권을 행사했다. 4년 전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21대 총선(26.69%)보다 4.59%포인트 높고, 역대 총선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는 10일 본투표를 마치면, 21대 총선 투표율(66.2%)을 웃도는 역대급 투표율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여야는 높은 사전투표율을 두고 엇갈린 주장을 내놓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가 얼마나 범죄자에 대해 화가 났는지 보여주기 위해 여러분이 사전투표장에 나갔기 때문이라고, 더불어민주당은 하루라도 빨리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성난 민심이 확인됐다고 했다. 어느 쪽 말이 맞는지는 10일 투표함이 열리면 알게 될 것이다.
여야 말마따나 높은 사전투표율은 심판 여론과 무관치 않다. 야당은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내걸고, 여당은 ‘이재명·조국 심판론’으로 맞서고 있다. 당장은 윤석열 정부 후반기, 더 길게는 향후 4년의 국정 주도권을 가늠할 이 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지지층 결집이 커진 것이다. 총선 사전투표율이 처음으로 30%를 넘긴 것도 일찌감치 판단을 굳힌 시민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 후 한국 정치는 ‘거야 입법 대 거부권 행사’가 상징하듯 대화·타협의 협치가 실종되고, 민생의 답을 주지 못하고, 서로를 향한 막말과 악마화만 넘쳤다. 시민이 듣고 싶은 말보다 입을 막고 가르치려 드는 국정이나 정치가 많았다. 국정 리더이자 조정자가 되어야 할 대통령은 외려 내 편, 네 편 편을 가르고, 끝까지 민생토론회로 전국을 돌며 ‘관권선거’ 시비를 키웠다. 그런 한국 정치 속에서도, 여야의 차선·차악까지 따지며 심판하는 열기가 높은 사전투표율로 나타난 셈이다.
방향은 다르겠지만, 다수의 사전투표 유권자들이 ‘응징 투표’에 끄덕이는 건 작금의 정치에 대한 준엄한 경고일 수 있다. 정치를 바꾸라는 절박한 명령이다. 시민들의 높은 투표 참여 열기 앞에서 여야는 겸손해져야 한다. 4년 전과 총선은 별다를 게 없다. 정책·비전은 뒷전으로 밀리고, 공천 검증은 부실하고, 상대 정당을 향한 네거티브만 반복되는 선거를 아프게 성찰해야 한다. 이제 이틀 남았다. 여야는 유권자에게 ‘이기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선거 후엔 어떻게 바뀔 것’인지 제대로 답하고 약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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