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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1면 사진들] ‘좀 더 규모 있고, 그림 되는…’이라는 몹쓸 생각

행복한 0 9 05.14 09:18
※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5월 6일
미국 컬럼비아대를 시작으로 미 전역으로 번진 반전 시위가 세계 곳곳의 대학가로 퍼지고 있습니다. 캠퍼스 건물을 점거하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항의하는 시위 사진이 연일 외신을 통해 들어오고 있습니다. 56년 전 베트남전 반대를 외쳤던 나이든 교수들도 제자들의 시위에 동참하고 인스타 좋아요 구매 있다는 뉴스도 보입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대 졸업식장에는 이스라엘 국기를 흔드는 졸업생도,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드는 졸업생도 보였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바다 건너 미국의 졸업식장 풍경을 바꿔놓았습니다. 6일자 1면 사진입니다. 국내 대학가에서도 세계의 반전 시위에 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5월 7일 인스타 좋아요 구매
경향신문 ‘순직 소방관’ 기획 기사 <영웅들은 왜 돌아오지 못했나>가 나가고 있습니다. 기획은 이 ‘영웅’들의 죽음이 비슷하게 반복되는 상황에 주목했습니다. 순직 사고 보고서를 입수 분석해 소방관들의 순직이 ‘어쩔 수 없는 사고’가 아니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7일자 1면은 국립대전현충원 소방공무원 묘역에 안치된 순직 소방관들의 묘비 뒷면을 찍어서 모은 콤보사진입니다. 묘비엔 생일과 순직한 날짜가 나란히 적혔습니다.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이도, 90년대생 젊은 소방관도 묻혔습니다. 소방관이 더는 희생되지 않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5월 8일
‘이스라엘 탱크 라파 진입 지상 작전 개시’라는 뉴스가 속보로 뜹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중재국이 제안한 휴전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스라엘이 이를 거부하고 인스타 좋아요 구매 탱크를 라파에 진격시키며 지상전을 강행했다는 것이지요. 외신의 경우 속보성 기사가 먼저 나오고 사진은 시차를 두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날 폭격 사진을 일단 쓰고 새로 업데이트될 사진을 기다립니다. ‘좀 더 규모 있고, 그림 되는…’이라는 조건을 충족할 외신사진을 찾는 겁니다. 문득 이런 생각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하고 있다는 사실에 뜨끔합니다. 사진으로 먼 나라의 전쟁을 소비하는 일에 대해 생각합니다.
■5월 9일
어버이날이면 구청이나 노인복지시설 등에서 어르신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행사를 엽니다. 1면이 아니더라도 카네이션이 보이는 사진 한 장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이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동안 활짝 웃는 어르신들이라든지, 카네이션을 단 어르신들이 탑골공원에서 외로이 앉은 모습은 정형화된 사진입니다만, 별수 없이 찍기도 합니다. 이날은 좀 다른 그림을 챙겼습니다. 청년·대학생들이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장면입니다. 보라색 점퍼 위에 붉은 카네이션이 달립니다. 참사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거리에서 맞는 두 번째 어버이날이었습니다.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은 빼도 박도 못하는 다음날 1면 사진입니다. 공식 기자회견은 윤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로, 취임 100일 회견 이후 무려 21개월 만에 열렸습니다. 1면 사진은 대통령을 향해 질문하려는 기자들이 손든 사진이 유력했습니다. 타사와 좀 다른 사진을 써보자는 의미에서 대통령이 ‘활짝 웃는’ 사진이나 웃는 것도 무표정도 아닌 ‘묘한 표정’의 사진은 어떠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요. 활짝 웃는 사진을 쓴다면 그 사진은 어떻게 읽힐까요. ‘반어적’ 사진은 모험입니다. 기자들이 손든 모양과 대통령의 표정 등을 고루 살펴 힘 있어 보이는 세로사진을 골랐습니다. ‘특검 거부·국정기조 그대로…‘변화’는 없었다’는 제목 아래 사진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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