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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 장기화 가능성···‘빅5’ 교수 떠나고, 간호사 업무 확대 본격 시행

행복한 0 185 03.13 12:49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사들의 의료현장 이탈 흐름에 소위 ‘빅5 병원’ 소속 교수들까지 가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간호사의 진료행위 참여 범위가 넓어지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오는 9일 비공개 총회를 열고 정부가 추진중인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움직임에 맞서기 위한 집단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전의교협이 개최키로 한 긴급총회는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 신청 결과를 발표한 이후 처음 열린다. 이미 강원대, 건국대, 경북대, 원광대, 전북대, 충북대 등 전국의 의대 교수들이 보직에서 집단사퇴하거나 삭발식까지 벌이는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7일에는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원격으로 긴급총회를 열고 서울아산·울산대·강릉아산병원 등 3개 수련병원의 교수 254명이 겸직 해제 및 사직서 제출 등 집단행동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울산대 외에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서울성모·서울아산·삼성서울병원)을 부속·교육병원으로 두고 있는 가톨릭대와 성균관대 의대 교수들도 정부와 대학본부의 증원 방침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개시한 바 있다.
빅5 병원 소속 교수들이 먼저 집단행동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울산대 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총회 후 빅5 병원을 수련병원을 둔 의대 교수들과 연대해 힘을 합치겠다고 밝혔다. 오는 11일 긴급총회를 계획중인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역시 새롭게 비대위원장을 맡은 방재승 교수가 먼저 빅5 병원의 비대위와 함께 행동을 취하는 한편, 전의교협 차원의 의견도 이끌어낼 생각이라고 밝혀 공동행동의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전공의를 인스타 팔로워 구매 시작으로 한 의료현장 이탈 움직임이 교수들로 번질 경우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요 대형병원에선 수술·진료 건수 급감으로 현재 남아있는 환자 중에는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의 비율이 높다. 이런 실정에서 교수까지 이탈해 대형병원이 ‘공동화’되면 환자들의 피해 또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의대 교수를 포함한 의사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위기에 맞서 정부와 각 병원은 업무범위가 넓어진 간호사를 대체 투입하는 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날부터 정부가 내놓은 ‘간호사 업무범위에 관한 보완 지침’이 시행되면서 의료 현장에서 간호사들이 시행할 수 있는 진료행위는 더 늘었다. 그동안에도 사실상 의사 대신 간호사가 해온 업무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들 진료행위를 합법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바뀐 것이다.
보완 지침에 따르면 간호사를 숙련도 등에 따라 전문·전담·일반간호사로 구분해 각각의 업무범위가 새롭게 설정됐다. 사망 진단이나 대리 수술, 전신마취 등 명시적으로 제한된 진료행위를 제외하면, 전문·전담간호사가 일부 수술행위에도 참여하는 등 다양한 진료행위를 할 수 있게 됐다.
의료 공백의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간호사들의 역할이 커짐에 따라 의료계 내부의 역학구도 또한 변동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간호계는 국민이 더 안정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논란의 여지를 없앤 새로운 간호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된 간호법 대신 새로운 간호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정부와 공동전선을 펼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다만 정부의 대응이 의사 업무를 간호사에게 전가시키는 것일 뿐이란 의료현장의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간호사에게 의사 업무를 대폭 허용한 지침에 대해 진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한시적 비상대책이라고 하지만 올바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의사 업무 중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업무를 무제한으로 허용해 환자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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