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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경향 48호] 늘지 않는 구독자, 배워야할 점은?

행복한 0 8 03.02 16:27
구글에서 뉴스가 잠깐 사라졌어요.
하버드대 부속 ‘니먼 저널리즘 랩’은 지난 22일 구글에서 ‘뉴스’ 탭이 잠시 사라졌다고 전했어요. 검색창에 ‘줄리언 어산지’, ‘스포츠 경기장에 대한 공공보조금’ 등의 검색어를 쳐봐도 뉴스는 나타나지 않았죠.
구글은 검색 결과물을 표시하는 다양한 방법을 테스트했다면서 다시 뉴스 탭을 사용할 수 있고, 이를 제거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어요.
하지만 구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을까요? 구글을 포함한 포털의 검색에서 뉴스가 사라지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생성형 AI가 발전하면서, 포털이 검색 결과로 ‘뉴스’ 대신 ‘AI의 답변’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죠.
언론사 입장에서는 ‘큰 일’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100명 중 69명은 뉴스를 포털에서 봐요. 구체적으로 보면, 네이버 92%, 다음 23%, 구글 14%입니다. 반면 언론사 홈페이지나 앱에 직접 독자들이 찾아오는 비중은 2.9%에 그쳐요.(2023 언론수용자 조사·한국언론진흥재단) 이 상황에서 포털 검색 결과로 AI 답변이 노출된다면, 언론사의 뉴스가 유통되는 창구는 더 좁아집니다.
100명 중 69명이 포털에서 뉴스를 본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사실 이건 크게 줄어든 수치입니다. 2년 전에는 100명 중 79명이 포털에서 뉴스를 봤거든요. 사실 포털 뉴스 이용자뿐 아니라 포털 이용자 자체가 줄고 있는데요. 쉬운 예로 많은 10대, 20대들은 네이버는 잘 쓰지 않는 대신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검색을 하죠. 포털은 이용자가 쉽게 뉴스를 접하게 해주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어뷰징 기사(클릭 수를 늘리기 위한 자극적인 기사나 베낀 기사)가 쉽게 양산되는 토양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경향신문을 포함한 국내 언론사 앞에는 2가지 과제가 놓여있어요.
1. 포털에서 벗어나기
2. AI 위협에 대응하기
현재 해외 언론사들의 대응은 크게 2가지예요. 뉴욕타임스처럼 뉴스 이용자들에게 월 이용료를 받고 뉴스를 제공(이용료를 내지 않으면 기사를 볼 수 없음)하거나, 가디언처럼 이용자들에게 후원금을 받는 방식(후원금을 내지 않고도 기사를 무료로 볼 수 있음)이에요. 한국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언론시장에서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어요. 한국 언론시장은 비교적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죠.
오늘은 구독 방식에 대해 살펴봅니다. 구독방식은 2019년 이후 성장하다 2023년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이 과정에서 경향신문을 비롯한 한국 언론이 배워야할 점이 있지 않을까 싶거든요.
언론단체인 국제뉴스미디어연합(INMA)는 지난 12일 ‘디지털 구독이 정체되는 7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어요. 기사는 그간 INMA가 진행한 설문조사와 선행연구 등을 활용해 작성됐는데요.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함께 살펴보아요.
1. 언론사는 독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언론사 간부 38%는 뉴스의 우선순위를 ‘직감’으로 결정했어요. 독자 데이터(58%)나 독자 조사결과(62%)를 바탕으로 뉴스의 우선순위를 정한 언론사도 있었지만, 꽤 많은 언론사들은 이 같은 자료를 쓰지 않은 것이죠. 경쟁 언론사가 정한 우선순위를 보고 결정했다는 응답도 23%나 됐어요.
‘독자를 하나의 집단으로 보고, 독자들이 동일한 내용을 원한다’라고 언론사가 생각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됐어요. 언론사 간부 26%만 독자들을 독자의 행동별로 분류한다고 하네요.
또 ‘독자들이 정보를 찾기 위해 언론사 홈페이지를 찾아온다’고 생각하는 것도 오류라고 합니다. 수십년간의 학술 연구에 따르면 독자들이 언론사 홈페이지를 찾는 이유는 소속감, 연결, 즐거움, 불만 해소를 위함이라고 해요.
2. 언론사는 정기적인 독자를 갖고 있지 않다
언론사 홈페이지를 찾는 독자들은 잠깐 둘러보고 빠져 나가버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2023년 3분기 전 세계 뉴스 사이트 이용자의 71%가 한 달에 한 번만 언론사 홈페이지를 방문했다고 해요. 반면 한 달에 10번 이상 언론사 홈페이지를 찾는 이들은 4%에 그쳤어요.
3. 구독 가입한 독자들도 금방 떠난다
중간 수준의 브랜드를 가진 언론사의 경우 독자들의 월 평균 이탈율은 3.6%입니다. 이는 신규 구독자의 67%가 1년 동안 유지되고, 28%만 3년 동안 유지되는 의미라고 하네요. 낮은 수준의 브랜드를 가진 언론사의 상황은 더 안 좋은데요. 이들의 월 평균 이탈율은 7.6%예요. 신규 구독자 42%가 1년 동안 유지되고, 6%만 3년 동안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가입한 독자를 붙들어 매는 방법이 필요하겠네요.
4. 돈을 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없다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유료 가입(Pay wall)페이지에 도달한 독자 중 2%만이 유료 가입을 위한 결제를 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는 언론사가 구독료를 너무 높게 책정했거나, 독자들이 그 만한 돈을 낼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겠죠.
이밖에,
구독을 제안하는 페이지에 도달하지 못한다거나 구독 결제하는 방식이 전자상거래 사이트보다 어렵다는 이유가 꼽혔어요. 또 언론사의 5%만 구독자 만족도를 조사하는 등 구독자 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 언론사 구독이 정체되는 이유로 꼽혔어요.
같은 맥락에서, INMA는 지난 1월 17일 ‘2024년 뉴스 구독을 위협하는 3가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소개했어요. 역시 함께 살펴봐요.
1. AI 콘텐츠 홍수와 허위 정보 → 질 높은 기사 생산과 유통에 대한 투자
미국 비영리 재단 NewsGuard에 따르면, 2023년 말 AI로 작성된 기사가 있는 사이트는 623개예요. 이 중 일부 사이트는 매일 최대 1200개의 AI 생성 기사를 쏟아내고요. 뉴욕타임스가 하루에 생산하는 기사가 250개인데, 정말 압도적인 양이네요.
하지만 AI가 생성한 기사는 품질이 낮을 수 있어요. 독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뉴스를 찾으므로, 이는 오히려 고품질의 기사를 생산하는 언론사에게 기회로 작용 할 수 있어요.
AI 기사가 따라올 수 없는 품질의 기사 생산과 그에 대한 마케팅! 2024년에는 이런 투자를 할 수 있는 언론사가 성장할 것이라고 하네요.
2. SNS와 포털 유입의 하락 → 독자들이 언론사 사이트에 직접 찾아오게끔
SNS를 통해 언론사 홈페이지로 유입되는 독자가 줄었어요. 차트비트에 따르면, 2023년에는 전년에 비해 페이스북을 통한 언론사 홈페이지 유입량이 48%나 줄었어요. X(옛 트위터)는 27%, 인스타그램은 10% 각각 줄었고요. 대신 이용자가 꾸준히 있는 왓츠앱(메신저앱), 유튜브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다행히 아직 구글 검색을 통한 언론사 유입은 37% 정도로 유지되고 있지만, 구글이 AI 답변을 뉴스보다 우선 노출할 경우 이 유입도 줄어들겠죠.
언론사들은 독자들이 직접 언론사 홈페이지를 찾아올 수 있도록, 언론사 브랜드를 홍보해야해요. 물론 다른 언론사에서는 볼 수 없는 기사를 제공하는 노력도 항상 필요하죠.
3. 구독자들의 줄어든 지갑 → 구독료 다양화
물가가 올라도 월급은 제자리인 것은 세계 모든 나라가 마찬가지예요. 이 때문에 언론사 구독을 취소하는 경우가 일부 조사에서 확인되는데요. 다행스럽게, OTT 서비스 구독을 취소하는 경우(1년 구독 유지율 45%)보다, 뉴스 구독을 취소하는 경우(1년 구독 유지율 67%)가 적다고 해요. 구독 상품을 다양화해서 구독료를 낮추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영미 언론의 구독방식이 한국 언론사에게 해법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데이터로 독자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AI 가 쓸 수 없는 고품질의 기사를 작성하고 이로 인해 언론사 홈페이지로 독자들이 직접 찾아오도록 유도하는 것은 모든 언론사에게 주어진 과업으로 보여요. 그렇게 되도록 오늘도 경향신문은 노력하고 있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어쩔경향>에 궁금한 점이 있거나, 알려주실 이야기가 있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의견 주시기 바랍니다. 경향신문의 KHANUP 콘텐츠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와 함께 성장합니다.
한국의 SK텔레콤을 비롯해 유럽·아시아·중동의 이동통신 기업들이 통신 산업에 특화된 인공지능(AI)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본격 나섰다. 합작법인을 설립해 AI 콜센터나 가상비서 등 다양한 쓰임새로 활용될 수 있는 다국어 LLM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2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해외 통신사 최고경영진과 만나 ‘AI LLM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합작법인에 참여하는 회사는 SK텔레콤과 독일 도이체텔레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앤드(e&)그룹, 싱가포르 싱텔그룹, 일본 소프트뱅크 등 5개사다. 이들은 이날 ‘글로벌 텔코(통신사) AI 얼라이언스’(GTAA) 창립총회를 열었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해 합작법인 계약을 맺었다고 SK텔레콤은 전했다. 올해 중 설립될 합작법인은 통신업에 특화된 LLM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독일어, 아랍어 등 5개 국어를 시작으로 전 세계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LLM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거대 AI 플랫폼을 각자 개발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비용을 절감하고, 공통 플랫폼 위에서 AI 서비스를 현지화·고도화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텔코 LLM이 개발되면 전 세계 통신사들이 각국 환경에 맞춰 AI 에이전트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통신업에 특화된 LLM은 챗GPT 같은 범용 LLM보다 통신 서비스 관련 영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따라서 이용자 의도를 훨씬 잘 이해할 수 있어 AI 콜센터 같은 고객응대 서비스는 물론이고 ‘에이닷’ 같은 AI 가상비서 등에도 적합하다.
통신업에 알맞은 AI 모델을 개발하려는 시도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져왔다. KT도 태국의 대표 정보통신 기업인 재스민그룹과 함께 자사 초거대 AI ‘믿음’을 활용한 언어모델 구축 및 사업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인 ‘엑사원’ 모델 기반의 통신 특화 LLM을 개발하고 있다.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왜 할까. 올림픽 경기에서 신기록이 나오는 순간, 잠깐의 탄성 뒤 제 마음 한 켠엔 항상 같은 의문이 남았습니다. 인간은 왜 극한의 고통을 무릅쓰고 육체와 정신을 단련해 더 빨리 달리려고, 더 무거운 것을 들려고, 더 높이 뛰려고 이렇게 애를 쓸까. 성취감을 위해서? 어떤 면에서든 더 발전하려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어서? 이번주 오마주에서 소개할 작품은 세계적인 수영선수 다이애나 나이애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2023) 입니다.
다이애나 나이애드는 올해 75세를 맞은 미국의 수영선수입니다. 그는 64세 때 쿠바 하바나에서 플로리다 키웨스트까지 바다 수영으로 횡단합니다.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는 이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아네트 베닝이 나이애드를, 조디 포스터가 나이애드의 친구이자 코치인 보니를 연기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수영 선수로 각종 상을 휩쓴 나이애드는 26세 때 쿠바~플로리다 횡단에 도전했다 실패합니다. 이후 30여년을 스포츠 저널리스트로 일하죠. 60세가 된 어느 날, 그는 어머니의 짐 속에서 메리 올리버의 시집을 발견합니다.
‘결국엔 모든 것이 이르게 죽지 않는가? 격정적이고 귀중한 한 번 뿐인 삶을 어떻게 쓸 것인가?’ 시구절이 그의 머릿 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동네 수영장을 찾는 횟수가 점점 잦아집니다. 그는 마침내 묻어뒀던 평생의 꿈, 쿠바~플로리다 횡단을 해내야 겠다는 결심에 이릅니다.
쿠바~플로리다의 거리는 177km. 가장 좋은 경로를 골라서 가도 최소 이틀 이상 가야합니다. 과거에 아무리 훌륭한 선수였다 한들, 60세가 넘어 그렇게 하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 나이애드의 몸은 이미 낡고 무겁습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도전하기로 합니다.
다큐멘터리 <프리 솔로>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엘리자베스 차이 바사렐리와 지미 친 감독은 나이애드의 실제 과거 영상을 영화 곳곳에 절묘하게 배치합니다. 다이애나는 오만한 사람입니다. 자기 이야기만 지겹도록 합니다. 오로지 자신을 위해 망망대해에서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한다는 말이 ‘이보다 값진 일이 있나 싶다’여서 친구를 기겁하게 만들죠. 하지만 자신에 대해 이렇게 불처럼 뜨거운 확신을 가진 모습이, 아무런 확신이 없는 다른 사람들까지도 바다로 향하게 만듭니다.
생각보다 훨씬 육체적인 영화입니다. 아네트 베닝이 바닷 속에서 혼자 고독하게 헤엄치는 모습을 상상했지만, 그러기에 바다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습니다. 독성해파리, 상어와 싸우고 환청에 시달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전쟁을 방불케 합니다.
인간은 왜 한계를 시험하며 살까. 다이애나도 자신의 도전에 안쓰러울 정도로 절박하게 매달립니다. 도저히 평범한 인간의 이야기라고는 볼 수 없는 영화를 보고 난 뒤 떠오른 것은 이상하게도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매일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헬스장에 가 어제보다 0.5kg의 무게라도 더 올려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 누군가는 0.5kg 무게만큼의 근섬유를 찢는 것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누군가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177km의 횡단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요. 과거 나이애드의 도전 소식을 전하던 TV 앵커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이애드에게) 무모해 보이는 도전의 의미를 물어보자 ‘깊은 감정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라고 답했습니다.
아네트 베닝과 조디 포스터는 이 영화로 각각 오는 10일에 열리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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