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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김봉석의 문화유랑]옛날 극장에 가고 싶다

행복한 0 6 05.13 00:26
인스타 팔로워 충무로의 대한극장이 올해 9월30일 운영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1958년, 당시 최대 규모로 개관하여 <벤허>와 <사운드 오브 뮤직> 등 70㎜ 대작을 상영한 대한극장은 시대 변화에 따라 2001년 멀티플렉스로 전환했지만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이로써 단성사, 명보, 스카라, 국도, 중앙 등 추억의 극장들은 모두 사라졌다. CGV에서 인수한 피카디리극장만이 ‘CGV피카디리1958’이라는 이름으로 그나마 남아 있다.
아쉬운 것은 극장의 이름만이 아니다. 대한, 명보, 단성사 등은 멀티플렉스로 전환하기 위해 기존의 건물을 헐었다. 국도, 스카라는 변신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1999년과 2005년에 문화재로 남았어야 할 극장 건물을 철거해 버렸다. 최근 원주에서도 아카데미극장을 보존하는 대신 부숴버렸다. 20세기의 영화관은 서울에서 경험할 수 없는, 기록만 남은 과거가 되어버렸다.
20세기의 영화 개봉 방식은 지금과 달랐다. 시내에 있는 개봉관 하나에서 상영하고, 변두리의 재개봉관들을 거치게 된다. 영화가 성공하면 몇 개월씩 상영하고, 재개봉관은 낡은 필름을 무수히 상영했다. 동네의 재개봉관은 동시상영이었다. 멜로영화와 액션물, 가족용 영화와 호러물 등 다른 취향의 영화를 붙여 다양한 관객을 불러들이는 수법을 썼다. 꼭 보고 싶은 영화는 나들이 가듯 시내 개봉관에서 보고, 동네 재개봉관은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영화 한 편 보자며 친목 행사처럼 가는 경우가 많았다.
동네 극장은 1980년대 이후 불량한 장소로 여겨졌지만, 1970년대까지 동네 사람들이 모이고 가족이 함께 즐기는 일종의 사랑방이기도 했다. 1990년 한국에서 개봉하여 인기를 끈 이탈리아 영화 <시네마 천국>은 작은 섬마을의 유일한 극장 ‘시네마 천국’에 얽힌 추억과 사랑을 그린다. 만원으로 극장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을 위하여 외부 건물에 영사하여 모두가 영화를 즐기게 하는 모습은 아름다운 꿈처럼 기억에 남았다. 모두 함께 같은 장면을 보며 울고, 웃고, 감동하는 시간은 소중하고 영원한 추억으로 남는다.
최근 본 영화 <이퀄라이저 3>에서도 ‘시네마 천국’을 경험했다. 안톤 후쿠아 감독이 연출한 ‘이퀄라이저’ 시리즈는 은퇴한 특수요원 로버트 맥콜이 선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단독으로 악당들과 싸우는 내용이다. 3편에서 맥콜은 이탈리아의 마피아를 처단하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작은 마을로 숨어든다. 몸이 나아지면 떠나갈 생각이었지만 이웃과 친해지면서 다정함에 물들어 간다. 마을의 작은 광장은 식당, 카페, 청과점, 잡화점 등이 있어 주민들이 자연스레 모인다. 주말이면 건물의 벽면에 오래된 영화를 상영하여, 누구나 오가며 볼 수 있다. 옛날 영화가 펼쳐지는 하얀 건물들 사이에 있으면, 누구나 사랑을 꿈꿀 것이다. 맥콜도 그렇게 낡고 보잘것없지만 다정하고 따뜻한 세계에 기꺼이 빠져든다.
부자가 환경보호를 외친다면 모순일까?
‘호러’는 금기어
죽음을 선택해 주는 국가
옛날 극장이 사라진다는 소식이 그리 슬프지는 않다. 모든 것은 언젠가 사라진다. 1990년대 <천국보다 낯선> <나쁜 피> <희생> 등 예술영화를 상영했던 서울 혜화동의 동숭시네마테크, 종로의 코아아트홀도 이제는 없다. 1980년대 광화문의 국제극장, 1990년대 국도극장과 아세아극장이 문을 닫고, 남은 극장들도 멀티플렉스로 재개관했을 때 낭만은 사라졌다. 과거의 이름을 가진 멀티플렉스가 개성적인 극장으로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남아주길 바랐지만, 과한 기대였다. 멀티플렉스는 다양하고 새로운 영화를 대중에게 선택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최근 <범죄도시4>는 80%가 넘는 상영 점유율을 기록하며, 단기 이익만을 생각하는 자본주의가 얼마나 획일적이고 폭력적인지 잘 보여준다.
과거의 극장을 되살리는 것은 불가능해도, 지금 존재하는 시네큐브, 아트나인 등 다양한 개성의 작은 극장들을 유지하고 발전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누구나 갈 수 있지만 하나의 영화만이 존재하는 멀티플렉스와 하나의 스크린밖에 없지만 모두가 함께 영화를 경험하는 영화관. <시네마천국>과 <이퀄라이저 3>의 ‘공동체 상영’이 그립고, 부럽다.
학교 밖 청소년 중 초등학교 시기 학교를 그만둔 비율이 최근 2년새 늘어났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는 부모님 권유로 대안교육, 홈스쿨링을 위해서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고, 고등학교 때는 심리·정신적인 문제가 떠나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여성가족부가 9일 발표한 ‘2023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학교를 그만둔 시기는 고등학교 때가 62.2%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20.8%), 초등학교(17.0%) 순으로 조사됐다. 다만 초등학교 시기에 학교를 그만뒀다는 비율은 2021년 9.0%에서 2년만에 8%포인트 늘었다. 이번 조사는 학교 밖 청소년 289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학교를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심리·정신적인 문제’(31.4%)가 컸다. 고등학교에서 심리·정신적 문제로 학교를 그만둔 비율이 37.9%로 높았다. 2021년에는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 학교를 떠났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는데, 코로나19 이후 우울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교육부가 발표한 ‘학생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고등학생 43.7%가 코로나19 이후 학업 스트레스가 늘었다고 답했다. 코로나 이전보다 우울해졌다고 답한 초등학생도 27.0%였다. 초등학생 중에는 홈스쿨링 등을 위해 부모의 권유로 학교를 떠난 사례가 61.3%로 가장 많았다.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4명(42.9%)은 과거 학교를 그만둔 후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고 응답했다. 3년 이상 은둔 생활을 한 청소년도 0.6%였다. 은둔 이유로는 ‘무기력하거나 우울한 기분이 들어서’를 꼽은 청소년이 28.6%로 가장 많았다. 이들의 신체활동 실천율은 2021년 13.2%에서 2023년 10.8%로 낮아졌다. 마약류 약물을 복용한 경험 있는 청소년은 1.0%였다. 응답자의 69.5%는 학교를 그만둘 당시 검정고시를 계획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 지원을 1~10순위까지 정리한 결과, ‘교통비 지원’ ‘청소년활동 바우처’ ‘진학정보 제공/검정고시 준비 지원’ 등의 순이었다. 스포츠 관람, 문화예술 활동에 쓸 수 있는 ‘청소년활동 바우처’에 대한 수요는 2021년 7순위에서 지난해 2순위로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교육청 등에서 자립수당을 지원받는데, 중앙 정부 차원의 교육 수당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의 경우 센터 교육 프로그램에 60% 이상 참여할 경우 교육참여수당을 준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시의회가 교육참여수당 예산을 삭감하면서 학교 밖 청소년들의 지원이 끊기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의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의 운영 실태 분석 및 개선방안’ 보고서는 (교육참여수당은) 2023년 예산 삭감 등 의회 결정에 따른 정책의 단절이라는 문제를 가져올 가능성으로 나타기도 했다며 전국 확대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은 관계부처와 유기적으로 협력해 정서적 위기에 놓인 학교 밖 청소년을 조기에 발굴해 맞춤형 심리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정책수요에 대한 대응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교육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결정했던 의대정원 배정위원회 회의록에 대해 법원에서 별도로 제출 요청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교육부는 전날 부산대에서 의대 정원을 반영한 학칙개정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학칙 개정이 법령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지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와 달리 의대정원 배정위는 법정위원회가 아니며 회의록 작성 의무가 없다며 최근 의대정원 확대와 관련된 항고심을 진행 중인 서울고등법원에서도 배정위의 회의록을 별도로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 차관은 또 의대 정원 배정위의 위원 명단, 구체적인 논의내용 등은 민감한 정책과정에 선뜻 참여하기 어려웠던 위원들을 배려하기 위해 당초 배정위 구성 당시부터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약속드렸다고 했다.
교육부는 의대 정원 배정위의 회의록 유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배정위 회의록 존재가 논란이 되자 처음에는 남아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다 존재 유무도 확인할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오 차관은 전날 부산대 학칙개정안이 교무회의에서 부결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학별 학칙개정이 법령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지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
오 차관은 법령상 학칙개정은 학교의 장이 최종적으로 공포하며 부산대의 경우 아직 학칙개정 절차가 완료된 상황은 아니다라며 대학별 의대정원은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사항에 따라야 하며, 이를 따르지 않는 경우 고등교육법에 따라 시정명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 차관은 대학이 스스로 의대정원 증원 수요를 제출한 만큼 대학 내에서 의견을 모아 학칙 개정을 완료해주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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