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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도 요코하마도 잊을 수 없는 “유상철형과 함께”

행복한 0 35 04.21 05:52
4강 1차전서 유 감독 추모 이벤트현역 시절 양 팀서 활약 ‘우승컵’일본팬들 ‘걸개’ 마련…60초 박수
울산, 이동경 결승골로 1 대 0 승리
프로축구 울산HD가 호랑이굴(울산문수구장의 애칭)에서 일본의 요코하마 마리노스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1차전을 벌인 17일. 울산은 요코하마와 함께 잊을 수 없는 한 사람을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현역 시절 울산(1994~1998년, 2002~2003년, 2005~2006년)과 요코하마(1999~2000년, 2003~2004년)에서 활약했던 고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명예감독이 주인공이었다.
2021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유 감독은 울산에서 정규리그 우승(1996·2005년)과 리그컵 우승(1995·1998년)을 두 차례씩 경험했다. 요코하마에서도 두 차례 J리그 정상(2003·2004년)에 올랐다는 점에서 레전드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울산은 경기 전 유 감독을 추모하는 영상을 상영했다. 울산 선수들은 유 감독을 추모하는 티셔츠와 머플러로 선배를 예우했다. 요코하마 선수들은 스폰서 문제로 티셔츠는 입지 못했지만 이벤트에서 발생하는 로열티를 받지 않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양 팀의 관중도 한마음이었다. 전반 6분 유 감독이 현역 시절 등번호 6번을 달고 뛰었던 것을 감안해 60초간 박수가 쏟아졌다. 요코하마 팬들은 ‘포기하지 않는 정신, 우리가 이어받자 유상철형과 함께’라고 일본어와 한국어로 적힌 문구의 걸개를 내걸어 이들의 유 감독을 향한 사랑을 짐작하게 했다.
유 감독을 향한 추모와 승패는 별개였다. 울산은 전반 20분 이동경이 주민규가 내준 공을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연결해 요코하마의 골문을 열었다. 울산은 후반 23분 주민규의 슛과 24분 이동경의 슛이 연달아 골대를 때리는 아쉬움 속에서도 1-0 승리를 지켰다. 울산이 ACL 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오르는 동시에 내년 32개팀으로 확대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티켓을 따낸 순간이었다.
결승골의 주인공인 이동경은 울산 팬들이 보내고 싶지 않은 또 한 사람이 됐다. 이동경은 올해 K리그1 7경기에서 6골(2위), 4도움(1위)으로 전성기를 달리고 있지만 29일 국군체육부대 입대로 당분간 이별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24일 일본 요코하마로 무대를 옮겨 치르는 ACL 4강 2차전과 28일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8라운드가 이동경이 울산에서 뛸 수 있는 경기다. 이동경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울산에 ACL 결승 티켓을 안기겠다는 각오다.
정부가 대학별로 배정된 의과대학 정원을 최대 50%까지 자율 조정하게 해달라는 대학 총장들의 건의를 19일 수용했다. 정원 결정 권한을 대학에 위임하는 방식으로 의·정갈등의 핵심 쟁점인 의대 증원 규모(2000명)의 축소 방침을 밝힌 것이다. 앞서 경북대와 충남대 등 6개 국립대 총장들은 2025학년도 입시에서 증원된 의대 정원을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특별 브리핑을 열고 의대생을 적극 보호하고, 의대 교육이 정상화되어, 의료현장의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하나의 실마리를 마련하고자 결단을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강대강으로 치닫던 의정간 대치는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립대 외에 사립대도 증원 감축에 동참하면 의대 증원 규모는 최대 1000명까지 줄어든다. 이날 발표가 의정갈등을 해소하기엔 턱 없이 부족하지만, 당장 급한 발등의 불을 끄는 차선책의 역할은 할 수 있다고 본다. 무리한 증원으로 의학 교육의 질이 하락할 수 있다는 의료계의 비판을 정부가 받아들였다는 의미도 적지 않다.
지난 2월20일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로 시작된 ‘의료 공백’ 사태가 두 달이 됐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하루하루 피가 마르고, 병상을 지키는 의료진의 체력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도 초읽기에 들어갔고, 내년 대입 전형 발표는 마지노선에 몰려 있다. 정부가 2000명 증원안에서 후퇴한 만큼 의료계도 대승적으로 정부안을 받아들이고 이젠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 의사들과 전공의 상당수는 여전히 증원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지만 지금 와서 의대 증원을 취소할 수는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놓은 2000명이라는 숫자가 합리적인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갈리지만, 의대 증원 자체에 대해서는 국민 대다수가 지지한다는 점을 의료계는 직시해야 한다.
2000명으로 정한 증원분을 다시 줄여 올해 대입전형 수시모집요강에 반영하려면 시간이 매우 촉박하다. 대입 수험생들의 수시모집 원서 작성이 5개월도 남지 않았다. 결정이 더 늦춰지면 교육계에도 엄청난 혼란이 발생한다. 대학 총장들은 의대 증원 규모를 최대한 신속히 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의과대학 구성원들과의 협의는 필수다. 대한의사협회(의협)에도 당부한다. 현 상황에서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주장은 무의미하다. 의대 교수·전공의·의대생 등으로 사분오열된 의료계 의견을 하나로 모으고, 정부와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의료개혁안을 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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