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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삶]연애의 조건

행복한 0 14 05.07 19:00
계절을 미리 준비하는 사람들이 신기하다. 봄이 오기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전에 얇은 옷들을 꺼내고 여름이 오기 전에 옥수수와 복숭아를 주문하고, 겨울이 오기 전에 보일러를 점검하는 사람들이. 나는 계절을 준비하는 하나의 의식을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해내는 그런 사람들을 볼 때 ‘어른스럽다’는 말을 사용하는 것 같다.
누군가를 어른으로 삼고 싶은 마음은 스스로의 미숙함을 알면서 생겨난다. 나는 두꺼운 패딩을 입고 다니다 땀이 뻘뻘 흐를 때가 되어서야 여름옷을 꺼내고, 허겁지겁 선풍기를 켰다가 겨우내 쌓인 먼지 바람을 얼굴에 덮어쓴다. 툴툴대며 얼굴을 씻거나 선풍기의 시커먼 먼지를 닦으면서 헛구역질을 할 때 나는 비로소 계절이 바뀌었단 사실을 알아차린다.
넌 환절기마다 짜증을 내. 나와 세 번의 사계절을 보내고 헤어진 연인은 계절이 바뀌는 것이 두려웠다고 했다. 날씨와 풍경이 바뀌는 것에 둔감한 사람은 스스로의 감정과 기분도 잘 알아채지 못한다. 기차가 10분 정도 연착한다는 것이 참을 수 없이 화가 났던 어느 여름 날, 그는 내가 입고 있던 긴 소매 셔츠를 벗기며 침착하게 말했다. 지금 기온이 28도야. 잘 봐. 너만 긴팔을 입고 있어.
생각해보면 그는 나를 항상 기다려주었던 것 같다.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장마철에 우산 없이 비를 맞으며 걷거나, 한겨울에 외투를 입지 않고 돌아다녀도 그는 말없이 자신의 우산을 내주거나, ‘좀 춥지 않나?’라고 말할 뿐이었다. 나는 그를 만나면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매일 안부를 살뜰하게 묻고, 기념일을 챙기고, 철마다 여행을 가는 그런 흔한 연인들의 의식도 모두 그의 몫이었다. ‘아무리 감정적으로 굴어도 나를 받아주는 사람.’ 나는 그의 아량에 맘껏 기대면서 사랑이 무엇인지 이제 알았다고 우쭐했다.
합격만 하면, 졸업만 하면, 취업만 하면, 승진만 하면. 나는 나의 평온을 끝없이 기약했고 생각하던 미래가 엇나갈 때마다 현재를 미워했다. 그래서 나의 지금을 지켜주던 연인이 싫었고 때로는 부지불식간에 이 관계가 끝나기를 바랐다. 내 자신도, 나의 주변도 살피지 못하는 나는 그에게 어떤 약속도, 자랑도 될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그가 먼저 이별을 말했다. 나는 엉엉 울면서 그를 ‘배신자’라 불렀다. 네가 나를 정말 사랑했다면 나를 더 견뎌줘야지. 내가 어떤 상태로 있든 나를 사랑해줘야지. 헤어지는 순간에 나는 내 가슴속에서 정리되지 못한 감정들을 모두 그에게 퍼부었다. 그는 내 이야기를 다 들은 뒤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스스로를 좀 더 챙기는 사람이 되길 바라.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보는데 갑자기 커다란 공포가 밀려왔다. 내가 하던 건 사랑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안티페미니스트의 프레임 비틀기
노란 리본은 오늘도 노랗다
이분되지 않을 자유
<연애남매>(JTBC)를 보다 그때의 나를 떠올렸다. 출연자인 ‘주연’은 마음 가는 상대인 ‘재형’이 자신에게 관심 없다는 사실을 알고 오빠인 ‘용우’에게 비밀 대화를 요청한다. 상심이 얼마나 클까? 동생과 열 살이나 차이 나는 오빠 용우가 주연이를 대신해 화를 내주겠지? 그런데 용우는 실망한 동생에게 냉정하게 굴며 그런 자신의 태도에 해설을 덧붙인다. 사람을 만나는 것은 그렇게 쉬운 게 아니야. 연애는 떼쓴다고 얻을 수 있는 쿠키 같은 것이 아니야. 사랑은 그것을 알고 최선의 모습으로 노력하며 바뀌는 과정이야.
사랑이란 매력 자본의 단순 교환이나 누가 더 상대를 위하는지 매기는 게임 같은 것이 아니라, 서로를 성숙하게 만드는 과정이자 두 세계의 교환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용우가 동생 주연에게 전한 이 커다란 진실을 과거의 내가 알았더라면 나는 그와 헤어지지 않을 수 있었을까? 나를 기다리며 내게 그 노력이 전해지기를 바랐던 성숙했던 나의 연인은 아마도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아니. 성숙은 그런 후회를 거쳐야만 얻을 수 있는 삶의 일면일 뿐이야.
노동절인 1일 비가 그친 뒤 2일과 3일 아침은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쌀쌀할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다. 기상청은 2일과 3일 기온이 평년(최저 7~13도, 최고 19~24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1일 예보했다. 기온은 3일 낮부터 다시 평년보다 높아지겠다.
특히 아침 기온은 내륙을 중심으로 10도 이하로 낮아지겠고 강원 내륙·산지와 전북 동부, 경북 내륙, 경북 북동 산지 등은 5도 이하로 떨어지는 곳도 있겠다. 강원 산지와 경북 북동 산지에는 서리가 내리는 곳이 있겠고, 강원 산지에는 얼음이 어는 곳도 있어 농작물 피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낮 기온은 25도 안팎으로 오르면서 낮과 밤의 기온차가 15~20도가량으로 매우 크겠다.
2일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전국 주요 도시의 아침 최저기온과 낮 최고기온은 서울 12~25도, 춘천 7~26도, 대전 9~25도, 광주 11~24도, 부산 11~20도, 제주 14~19도 등으로 예상된다.
2일과 3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을 것으로 전망된다. 토요일인 4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다가 구름이 많아지겠다. 2일 새벽부터 오전 사이 충북 남부와 전라권, 경북권 내륙, 경남 서부 내륙에는 가시거리 200m 미만의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어린이날이자 일요일인 5일에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흐리겠고, 오후부터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비는 7일 오전까지 이어지겠고, 비가 그친 뒤 7일 오후에는 전국이 흐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동안 아침 기온은 9~17도, 낮 기온은 17~30도로 평년(최저 9~14도, 최고 20~25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다.
눈 뜨면 보이는 게 숫자로 표시된 날짜고 시각이다. 신문을 펼치거나 TV를 켜면 물가 상승률, 실업률, 증시, 환율, 암 발병률, 교통사고 사망자 수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수치들이 넘쳐나고, 그 수치를 실감하기도 한다. 4·10 총선 후 언론에 많이 등장한 것도 수치다. 유권자의 표심을 분석한 결과가 지역구 지도, 도표와 수치로 정리되고 지역, 계층, 세대, 성별 등 요소별로 수치화되어 차이를 보여준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유권자 전체 표심의 합산 수치와 그 결과값이다. 50.5% 대 45.1%와 161석 대 90석. 크게 와닿는 수치다. 미세한 득표율 차이가 불러온 엄청난 결과다. 득표율 5.4%포인트 차이가 71석의 격차를 벌렸다는 분석이, 아무리 지역구 단위 선거지만, 전체 유권자의 표심을 읽을 수 있는 수치여서 도드라져 보인다. 투표한 유권자 거의 절반이 여당을 선택했으나 얻은 지역구 의석수는 절반은커녕 3분의 1을 겨우 넘겼다. 1등만 인정받는 소선거구제에서 접전지역의 석패가 많았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를 분석한 수치는 적은 표 차로 낙선한 후보자의 가슴을 또 한 번 울렸다. 가까스로 당선한 후보자에게 4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러주는 수치이기도 하다.
집권 여당이 안타깝지만 곱씹어야 할 통계는 득표율 5.4%와 의석수 71석이다. 뼈저리게 각성해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1등만 살아남는 승자독식의 선거구제 개편논의에 소극적이었고 반대를 고집하다 부메랑을 맞았다. 소선거구제의 함정에 빠져 버렸다. 확실한 텃밭 지키기로 다시 영남당이라는 오명을 얻고 말았다. 자승자박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8.4%포인트 차이가 2배의 의석수 차이를 냈다. 그러니 더 이상 표심 왜곡 현실을 그냥 두어선 안 된다. 당의 유불리에 집착해서 사이비 민주주의에 눈감고 있어선 안 된다. 곧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이 다가온다.
참패한 집권 여당의 과제는 내부적으론 전열 정비가 급선무지만, 대외적으론 변화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방법은 선거구제 개혁을 포함한 이슈 선점이다. 그래야 정국을 야당에 내주고 마냥 끌려가는 수모를 면한다. 그 핵심이 바로 정치개혁이어야 한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여당이 살아날 길은 정치 관련법 개정안을 제시해 야당과 협상하는 것이다. 쟁점은 선거구제 개혁, 위성정당 금지, 여론조사 공표금지 폐지, 국회의원 특권 줄이기 등이다.
‘공정’한가 싸움뿐인 총선, ‘공약’ 경쟁이 사라졌다
누굴 위한 공천이며 총선인가
법률가 정치인 세상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거대 야권은 특검법,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쟁점화할 것이다. 여당은 이에 응하면서 정치개혁으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지금 이대로가 좋은 여당 내 다수 영남지역 국회의원이 걸림돌이지만, 내부 혁신을 통해 선제적으로 나가야 한다. 총선 백서를 만들고 반성문을 쓰는 것보다 우선 해야 할 일이다. 선거구제 포함 정치개혁에 부정적이었던 이미지도 벗고 무언가 혁신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포석이다. 명분도 있고 야당도 마냥 반대만 할 수 없을 의제다. 권력의 주체인 국민의 대표성을 강화하자는데 거스를 수 없을 것이다. 정치 양극화, 무엇보다도 지역주의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사표를 줄여 민의 왜곡을 막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경쟁사회에서 당락이나 순위를 가르는 것이 미세한 득점 차이이고 어쩔 수 없다지만, 그 폐해를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바로 선거구제 개편이다. 중·대선거구제 등 방안은 다 나와 있다. 여야가 결단만 하면 된다. 비례대표제를 왜곡시키는 위성정당 출현을 막는 방지법도 제정해야 한다.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하려면 정당 득표와 의석 비율을 일치시키는 비례성 원칙을 세워야 한다. 이 시점에 여당은 물론 야당이 새겨야 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이 생각난다. 국회의원 선거구제를 바꾸는 것이 권력을 한번 잡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정치발전을 가져온다. 정치 선진화는 물론이고 국민주권이 실현되는 길은 선거제도 개편에서 시작된다는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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