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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통한 우크라 곡물 수출, 전쟁 이전 수준 회복

행복한 0 4 05.18 02:17
지난해 7월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해 타격을 받았던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전쟁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항만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6개월 동안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의 세 항구(오데사, 피우데니, 초르노모르스크)에서 흑해를 통해 수출된 우크라이나 곡물은 2760만t에 이른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인 2018~2021년 같은 기간 평균 수출 물량과 비교해 20만t이 적은 양이다. 특히 올해 1분기만 놓고 보면 흑해 곡물 수출량은 전쟁 이전 수준보다 많다고 NYT는 전했다.
앞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해 흑해가 봉쇄되면서 2000만t이 넘는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길이 막혔다. 식량 가격 상승으로 아프리카와 중동 등의 식량난이 가중되자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같은 해 7월22일 흑해 항로의 안전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이 체결됐다. 흑해곡물협정은 이후 세 차례 연장되며 식량 부족과 곡물 가격 급등세를 진정시키는 성과를 거뒀으나 러시아의 협정 연장 거부로 지난해 7월17일 자정을 기해 만료됐다.
우크라이나의 흑해 곡물 수출량이 전쟁 이전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회복된 것은 흑해에서 러시아 해군을 견제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크름반도의 러시아 해군기지를 공격하고 다수의 러시아 함선을 격침하는 등 공세적인 작전을 통해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을 따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영해로 이어지는 해상 운송 통로를 확보했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드리스트의 그레그 밀러 선임기자는 NYT에 데이터는 (흑해 운송의) 위험을 감수하려는 선주들이 충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 ‘다섯번째 벽’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매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
영화 <트루먼 쇼>는 평생 살아온 인생이 사실 세트장 안에서 생중계되는 리얼리티 쇼였다는 것을 깨닫는 주인공 트루먼에 관한 내용입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다 누군가 만들어놓은 가짜이고, 내 선택과 의지로 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사실은 모두 거대한 각본에 의한 것이었다면 얼마나 소름 돋고 허무한 일일까요. 영화는 트루먼이 나중에 못 볼지도 모르니 좋은 점심, 저녁, 밤 보내세요! 라는 대사를 남기고 세트장을 떠나는 것으로 끝납니다. 그런데 세트장 밖으로 나온 트루먼에게 펼쳐진 세상은 과연 진짜였을까요?
스무 편이 넘는 만화 내내 등장인물들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만화가 아니라는 걸 증명’ 하는 문제로 논쟁하는 만화가 있습니다. 김승원 작가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한 <다섯번째 벽> 입니다.
심리상담사가 꿈인 중학생 현정은 어느 날 선생님에게 뜻밖의 부탁을 받습니다. 선생님은 같은 반 친구인 정현이 진로희망원에 ‘안락사’라고 적은 것을 보여주며, 평소 친구들과 사이가 좋은 현정이 혹시 정현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하죠.
정현을 찾아간 현정은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을 듣습니다. 정현은 현정에게 이 세상은 만화야 라고 말합니다. 현정도, 정현도, 이 교실도, 책상도, 전부 가짜이고 그냥 그림이라고요. 그러면서 자신이 그리고 있는 만화도 보여줍니다. 자기가 만화 주인공이라는 망상에 빠져있는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J, 그런 J의 망상을 깨고 현실로 돌아오게 해주려는 H가 주인공입니다. 정현은 J와 H가 이 세상이 만화인지 아닌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것이 만화의 핵심 내용이며, 만약 H가 ‘이 세상은 만화가 아니다’라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J는 자살하는 것으로 만화가 끝난다고 합니다. 허구라면 더 이상 살 이유가 없으니까요.
<다섯번째 벽> 내용의 상당 부분은 J와 H의 논쟁입니다. 명제의 대우와 삼단 논법, 순환 논법 악마의 증명 등 온갖 용어들이 등장하죠. ‘메타 픽션(Metafiction)’ 기법이 들어간 만화입니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그 세계가 픽션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그것을 독자들에게도 공개함으로써 현실과 허구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기법이죠.
만화는 메타 픽션을 기본으로 하면서 여러 겹의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있기도 합니다. 액자 안에 액자가, 그 안에 또 액자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독자들은 현정이 ‘이 세상은 만화가 아니다’라는 증명하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을 보고 있는데, 그런 현정을 그리는 만화가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 만화가의 담당 PD가 또 현정입니다. 이쯤 되면 무엇이 액자이고 무엇이 액자 속 액자인지 헷갈립니다. 만화를 끝까지 봐도 그 모든 액자를 그리는 최종적인 ‘진짜 현재’ 가 무엇인지는 쉽게 알기 어렵습니다.
작가는 혼란을 주려는 의도를 숨기지도 않습니다. 만화의 순서부터 그렇습니다. 1화 다음에는 당연히 2화, 3화가 나와야 하지만, 이 만화는 1화 다음 편이 11화입니다. ‘1화-11화-2화-12화…’ 이런 식으로 이어지죠. 재미있는 것은 만화는 1화 다음에 2화를 봐도, 11화를 봐도 무리 없이 내용이 이어진다는 겁니다. 보다보면 ‘어디까지 가나 한 번 보자’ 라는 마음이 들게 만드는 복잡하지만 독특하고, 철학적이기도 한 웹툰입니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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