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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드는 질문 부족불필요한 직접 인용은 지양해야

라이더 0 14 07.05 21:05
정신질환은 다들 쉬쉬하는 병이지만 그 피해가 질환자 자신만이 아니라 타인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관심이 크다.
스스로 통제가 안 되는 환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인권은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치료받을 수 있게 하는 권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정신질환자는 5년간 100만명 가까이 증가한 410만명 에 이르고 있으나 정작 입원 환자는 같은 기간 약 1만명이 감소했습니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교수 사망 사건 경남 진주아파트 방화 살인 사건 경북 영양의 경찰관 흉기 살해 사건 그리고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까지 사건의 범인이 제때 치료받지 못한 정신병을 앓았다고 전해집니다. 물론 정신질환자 범죄율이 일반인보다 낮고 정신질환이 직접적으로 범죄를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경찰청범죄통계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는 2012년 5298건에서 2021년 8850건으로 67 증가했습니다. 현행법상 정신질환자를 강제로 입원시키는 절차는 까다롭다. 보호자 2인과 전문의 2명이 동의하는 보호입원 전문의 진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이 결정하는 행정입원 전문의와 경찰이 동의하는 응급입원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보호입원조차도 제때 하기 어렵다. 가족 동의가 있더라도 병원은 감사에서의 불이익을 우려해 무조건 경찰 입회를 요구합니다. 그러니 환자가 범죄자가 되거나 사고가 나야 입원이 가능합니다. 오죽하면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가 정신질환자의 입원을 어렵게 한 현행 정책이 현실적 판단이 어려운 환자의 치료를 막는 무책임하고 공허한 구호라고 지적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중증 환자 치료를 환자 본인과 가족에게만 맡기는 정부는 직무 유기를 하는 셈입니다. 그 대안이 사법입원제다. 사법입원제는 자타해 위험이 큰 정신질환자의 강제 입원을 법원이나 준사법기관이 결정하는 제도다. 미국 대부분 주 의 경우 판사가 병원에 직접 와서 해당 환자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심사합니다.
독일과 프랑스 등은 환자와 의료진이 법원에 출두하면 판사가 진술을 듣고 입원을 결정합니다. 물론 제도만 덜컥 도입해서는 곤란합니다. 수가가 낮고 수익이 나지 않아 최근 10년간 상급종합병원 정신과 보호병동은 감소했다는데 이대로는 사법입원제가 도입되더라도 제대로 운영되기 어렵다.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적절한 기반 시설이 확충돼야 합니다. 과중한 판사의 업무로 인해 시급한 입원을 요하는 환자의 치료 시기가 늦춰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사법 인력 확보가 요구됩니다. 동시에 고도의 의학적 판단이 요구될 수 있으므로 판사의 전문성도 높여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사법입원제는 인신 구속에 해당하니만큼 신중히 접근돼야 합니다. 인권침해 논란을 최소화되기 위해서 환자의 항변 기회를 의무화하거나 재심 절차를 마련하는 등의 보완책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영화로도 유명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 등장하는 악명 높은 정신병동으로는 곤란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제도는 없습니다. 시행을 통해 점차 보완하며 환자의 치료와 공공의 안전을 동시에 모색할 때다. 환자를 방임해 사고의 위험성을 방치하다 사건이 터지고서야 대책을 논의하는 어리석은 반복은 이미 충분히 겪었습니다. 미디어오늘 5기 독자권익위위원회 가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미디어오늘 회의실에서 6차 회의를 열었습니다. 김봄빛나래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김세현 경희대 미디어학과 학생 신호철 시사IN 편집위원 미디어오늘에선 정철운 편집국장 장슬기 기자가 참석했습니다. 이해수 고려대 BK21 미디어학교육연구단 연구교수는 서면으로 의견을 줬습니다.
김봄빛나래 이번 달에 좋았던 기사 두 개를 꼽고 싶다. 일단 오구라 유나의 발언을 계기로 AV이야기를 다룬 입니다. 오구라 유나가 시그니처 멤버 지원에게 AV배우로 데뷔해달라 고 발언해서 비판받은 문제를 젠더 차원의 문제뿐 아니라 미디어에서 AV 이야기를 양지화하고 계속해서 인기있는 콘텐츠로 자리잡게 하도록 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서 유의미한 기사라고 봤다. OTT에서 AV산업을 미화한 얘기까지 잘 짚어줘서 비평 기사를 잘 읽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입니다. 버닝썬 사건을 다룬 BBC다큐가 1000만 조회수를 넘기면서 다시 한번 한국 사회에 버닝썬 사건을 화두로 끌어올렸는데 시청자들이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짚어줘서 좋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여성들의 이야기 구하라씨가 경찰과 연예인의 유착을 밝히는데 도움을 줬던 부분이 잊힐 수 있었는데 이를 다룬 BBC의 코리아 콘텐츠에 대해 인터뷰해서 정리한 부분이 좋았습니다. 이해수 은 해당 사건을 연예인 관련 스캔들이자 가십 수준으로 다뤘던 국내 언론의 보도 행태와 달리 여성혐오 범죄에 초점을 맞춰 피해자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담은 BBC만의 새로움 이 국내 언론에 던지는 시사점을 다뤘다. BBC 다큐가 화제가 된 이후에도 한국의 다수 언론은 영상의 조회수에 주목할 뿐 왜 BBC와 같은 접근이 한국 언론에서 보기 어려운가에 대해 성찰하는 모습은 부재했습니다. 전복 효능 체크 및 다양한 전복 요리 확인 이와 대조적으로 해당 기사는 미디어오늘이 미디어 비평지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타 언론사와 차별화된 접근이 두드러졌습니다. 그러면서도 외신의 사례를 무조건적으로 한국의 것보다 우수하다고 찬탄하는 인상 비평에 그치지 않고 취재원들 의견과 BBC팀 인터뷰 등을 착실하게 다루면서 설득력을 높였습니다. 이해수 유튜버들의 사적제재로 20년 전 밀양 성폭력 사건이 다시금 주목받는 상황에서 언론의 문제적 보도 행태와 역할을 짚는 보도가 인상적입니다. 은 가해자 신상을 폭로한 유튜버에 대한 비판과 언론의 선정성 무분별한 보도 경쟁을 지적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인용하지 않고 사적제재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보도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합니다. 이슬기의 미다시 칼럼 까지 미디어 비평지로서 정체성과 차별성이 돋보였습니다.
김봄빛나래 국회 미디어를 묻다 기획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을 우선 인터뷰하고 있던데 전반적으로 미디어 정책을 다뤄주는 건 좋지만 더 질문을 했으면 좋았겠다는 부분이 몇 가지 있습니다. 한 예로 허은아 개혁신당 의원 인터뷰에서 방송3법에 대해 이준석다운 수정안을 만들자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준석표 방송3법은 무엇이고 어떤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지 묻지 않고 바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얘기로 넘어간다. 김홍일 위원장에 대해서도 법무부 장관 물망에 오르다가 방통위원장으로 왔다며 적합하다고 보기 애매하다고 하는데 어떤 부분이 부적절한지 파고들어서 물어봐야 합니다. 질문들이 단절돼 있고 파고드는 질문이 부족해 아쉬웠습니다. 이해수 국회 미디어를 묻다 연재 기사는 21대 국회를 미디어 이슈에 초점을 맞춰 평가해보는 시도로서 의미가 크고 6월 한달간 매주 기사를 쓰는 기자들 부지런함도 크게 칭찬하고 싶다. 내용상으로 아쉬움이 있는데 의원들이 자화자찬에 멈추지 않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자성의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지난 4년을 회고하며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인상도 지울 수 없습니다. 보다 날카롭고 불편한 질문들이 가감 없이 오갔으면 합니다. 인터뷰와 별개로 미디어오늘만의 평가도 곁들여졌다면 더 균형 잡힌 기사가 됐을 거다. 이해수 미디어오늘의 헤드라인도 누군가의 말을 직접 인용해 따옴표로 처리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빈도수 자체에 대한 비판보다는 따옴표 처리가 선정성을 강조해 눈길 끌기용으로 사용되거나 제3자의 발언을 그대로 옮기면서 언론의 책임 면피용으로 사용되는 등의 의도와 맥락을 고려한 비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따옴표가 남용되는 것 기사를 충분히 대변하지 못하고 불필요하게 과용되는 것은 큰 문제인데 이 그 예시다. 참 모처럼이라는 아주 짧은 직접 인용은 기사의 핵심과 맥락이 파악이 어렵다. 직접 인용이 아니더라도 민주당을 향한 한경동아의 예외적인 반응과 논조를 설명할 다른 헤드라인도 충분했을 것이라 본다. 점점 더 주목 경쟁이 거세지는 언론미디어 환경에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장치들을 피할 수 없겠지만 기사만큼이나 헤드라인에 공을 들여야 하고 불필요한 직접 인용은 분명 지양해야 합니다. 김세현 뉴스타파와 셜록이 법조기자단 관련 소송 2심에서 패소한 기사가 나왔는데 판결에 대한 해설이 부족했습니다.
판결 내용만 나와 읽기 어려웠습니다. 김봄빛나래 tvN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라는 프로그램에서 존속 살해했던 사람을 인터뷰했고 MBC 그녀가 죽였다 에서 여성 범죄자들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하는데 다소 선정적으로 범죄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범죄 사건을 흥미 위주로 전달하거나 범죄를 미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다. 계속해서 TBS 상황도 어떻게 진행되는지 다뤄달라. 이해수 향후 미디어 환경 변화와 사적제재가 쏘아올린 저널리즘의 역할을 짚는 기사가 있으면 좋겠다. 유튜버들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하며 따르면 기사 를 양산하고 그것이 유튜버들 행동을 정당화하는 승인 장치로 작용하고 언론이 오히려 시청자 유입의 마중물이 되는 둘의 공조 관계를 비판적으로 살피는 기사를 말합니다. 밀양 성폭력 단일 사건과 보도 행태 비판을 넘어 미디어 환경 변화와 맞물려 극심해지는 디지털 자경주의와 언론의 재발견재발명을 촉구하는 기획이 있었으면 합니다. 신호철 법조기사에 어려운 법률용어가 많이 나옵니다. 를 예로 들면 인용 이라는 말이 법률용어로 어렵다. 남의 말을 쿼터딸 때 쓰는 인용이라는 말도 있고. 위법성 조각이란 말도 어렵다. 구형이란 말도 형을 부른다 영어로 ask인데 마치 형을 내리는 것 같아 검찰이 이를 이용하기도 하지 않나. 검찰이 7년 구형했다 대신 검찰이 7년형을 요청했다 로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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