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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 세상에 착한 이주민·나쁜 이주민은 없다

행복한 0 10 03.01 16:26
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헤인 데 하스 지음 |김희주 옮김세종|512쪽|2만5000원
이주 관련 편견·오해 22가지난민, 세계 인구 대비 0.3%뿐대부분 주변국으로 합법 이동추방 피하려 준법정신도 투철
정착국 주민들과 갈등 있지만사회 시스템 한계로 문제 야기단편적 공포에 빠질 필요 없어사회 공동체 형태를 고민해야
한국 합계출산율 역대 최저·세계 꼴찌. 이 심각한 문제의 해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주’라는 키워드를 떠올리곤 한다. 닥쳐올 인력난과 사회축소에 대비해 외국인 이민자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여당에서는 출입국·이민관리청을 신설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서울시장이 나서서 싱가포르에서 이주가사노동자를 받아들이자고 외치고 있다.
사람들이 이주 혹은 이주민을 대하는 태도는 지극히 상반된다. 한쪽에는 한국에 이주한 외국인들이 부족한 일손이 되어주고 한국을 터전 삼아 살면서 인구를 늘려줄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이 깔려있다. 그 반대쪽에는 두려움과 혐오가 있다. 이는 이주민들이 우리와 쉽게 어우러지지 못하고 기존 사회의 안정을 해칠 것이라는 공포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문화’나 ‘조선족’이 비하표현처럼 사용되기도 하는 것은 또 다른 현실이다. 우리는 어떤 쪽을 바라봐야 하는 것일까.
이주는 워낙 다양한 현상이기에 ‘선’ 혹은 ‘악’이라는 단순한 틀에 가둘 수 없다.
<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저자이자 30년 넘게 이주 문제에 관해 광범위한 연구를 해온 세계적 사회학자 헤인 데 하스의 말이다. 그는 사람들이 이주를 단편적이고 단순하게만 바라보면서 이분법으로 나누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이주에 찬성하는지 아니면 반대하는지를 묻는 것은 경제에 찬성하는지 아니면 반대하는지를 묻는 것과 같은데, 자꾸 한쪽으로 결론을 내리려고 하면서 이주와 얽힌 여러 문제들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헤인 데 하스가 이주와 관련된 22가지 오해와 편견을 나열하고, 여기에 직답을 던지는 형식으로 쓰인 책이다.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오해를 데이터와 사료로 반박하는 책 <팩트풀니스>처럼 이주라는 키워드를 파헤친다.
이주(migration)에는 국내 이주와 국제 이주가 있는데, 책에서 주로 다루는 이주는 국제 이주다. 누군가가 6~12개월 이상 행정 경계 너머로 거주지를 변경해 살 경우 동기와 상관없이 이주로 간주했다.
마치 세계화로 인해 우리가 유례없는 대규모 이주 시대를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국제이주기구나 유엔난민기구처럼 유력한 국제기구들이 이주자와 난민 숫자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살펴보면 국제 이주는 낮고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자기가 태어난 곳을 떠나 해외에 사는 사람은 고작 3%에 불과하며, 이 비율은 수십년간 놀랄 만큼 안정적이었다. 세계 인구의 4분의 3 이상이 본인이 태어난 장소와 지역에서 살고 있다. 또한 전 세계 이주자 중 난민이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해야 7~12%로, 세계 인구 대비 0.3%에 불과하다.
저자는 이주가 사상 최고치인 것처럼 보이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국제 이주에서 주요한 지리적 ‘방향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전에는 서유럽이 전 세계 식민지 주민과 이주자를 공급하는 주요 공급원이었는데, 이제는 이주자들이 향하는 중요한 목적지로 변했다. 1980년대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 쿠웨이트 등 경제가 급속히 성장한 중동 국가들이 아시아나 아프리카 출신 이주 노동자들의 새로운 목적지로 떠올랐다. 유럽과 북아메리카에 정착하는 비유럽 출신 인구가 증가한 것이 도드라지면서, 이주가 증가한 것 같은 착시현상을 낳았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민자라는 단어에서 보트를 타고 바다를 건너오는 난민을 떠올린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주는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주변국으로 향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더 나은 기회와 생활방식을 찾는 도시인들이 문화와 언어, 종교, 관습이 비슷한 가까운 이웃 나라로 향한다. 도시화, 현대화가 일정 수준에 도달한 중상위소득 국가에서 이출(emigration)이 일반적으로 더 높게 나타난다. 정말 가난하고 취약한, 절망할 이유가 충분한 사람들은 대체로 이주에 필요한 재원이 없다.
난민의 수는 전쟁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할 뿐이며 선형 증가 추세를 보이진 않는다. 저자는 난민 수가 급증해 ‘난민 위기’에 처했다는 왜곡이 오히려 난민을 보호하자는 주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한다. 우리가 겪는 ‘난민 위기’는 숫자적 위기가 아니라 정치적 위기이며, 난민을 수용하고 다른 목적국들과 책임을 분담하려는 정치적 의지 부족이 반영된 결과다.
책 중반부에서는 우리가 이웃으로서 살아갈 이주민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소한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민자들이 기존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국민들의 일자리를 뺏는다고 주장하며 반(反)이민 공약을 적극적으로 펼쳐 선거에서 승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이입은 실업과 임금 정체의 원인이 아니라 주로 노동력 부족에 따른 반응이라고 설명한다. 일자리 부족과 이주가 다른 카테고리에 있다고 반박한다. 이주는 특정 분야의 기술 부족이나 일손 부족에 따른 반응이기 때문에 대체로 이주민들은 토박이 노동자들과 같은 일자리를 두고 경쟁하지 않는다.
이주민들로 인해 범죄가 급증한다는 편견에 대해서는 일부 이주자와 소수 집단이 통계적으로 범죄에 가담하는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범위를 더 넓혀보면 다양한 형태의 이입이 범죄율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을 펼친다. 이주민은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취득해 도착국에 머물길 바라므로 대체로 법을 가장 잘 준수하는 구성원이다. 불법 이주민은 체포와 추방이라는 처벌이 두려워 조용히 지낸다. 저자는 미국에서 특정 이주민 2세대 집단의 범죄율이 좀 더 높았던 일부 사례를 두고 특정 민족적·인종적·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에게 내재한 특징이 아니라 하향 동화를 경험하는 이입민 집단의 경제적 소외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보통의 시민들이 이주에 대해 경계태세를 보이는 것은, 이들이 이주자들과 같은 장소에서 일하고 이웃으로 살면서 사회적·문화적 변화에 직면하는 대상들이기 때문이다. 반면 이주의 경제적 혜택은 대부분 목적국 사회의 부유한 구성원 몫이다. 부유층이 노동력과 기술의 유입으로 혜택을 보는 사업체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주에 대해 이토록 수많은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가지게 된 것일까. 저자는 정치인, 정책입안자들의 모순적인 태도를 근본 원인으로 지적한다. 자유주의적인 민주 국가는 이입을 통제하려는 정치적 바람, 이주 증가의 경제적 이익, 이주자와 난민에 대한 기본적인 인권 의무라는 3중 딜레마에 빠져 있다. 상충하는 이 세 가지 정책 목표는 모두 만족스럽게 해결하기가 불가능해 보인다. 정치인들이나 정부는 이 3중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서 앞에서는 이입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뒤에서는 기업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문을 개방하고 합법적 입국 절차를 간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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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저자가 나열하는 데이터와 주장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저자는 이주는 역사적으로 계속된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주로 인해 겪는 문제가 새로이 생겼다기보다 기존에 목적국이 가지고 있던 사회의 한계에서 비롯됐다고 거듭 강조한다. 하지만 저자가 언급했듯 이주민과 기존 목적국 주민들 간 갈등도 분명히 존재한다. 양쪽이 자연스럽게 융화되고 통합돼 새로운 사회의 모습을 형성할 때까지 꽤 많은 시간과 사회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저자가 원하는 것은 자신의 주장에 모든 사람들이 온전히 동의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유례없는 이주와 난민 위기의 시대가 아니기에, 극심한 공포에 빠질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니 좀 더 다양한 차원에서 이주를 바라보고 논의를 시작하자는 것이 책의 메시지다. 진정한 이주 논의는 우리가 살고 싶어하는 사회의 형태에 관한 논의가 될 수밖에 없다는 말로 책을 맺는다.
이스라엘의 봉쇄와 전쟁에 따른 기근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어린이 사망이 폭증할 것이란 유엔의 경고가 나온 지 불과 며칠 만에 구호 손길이 중단된 가자지구 북부에서 생후 2개월 영아가 기아로 사망했다.
25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가자지구 북부 최대도시 가자시티에 위치한 알시파 병원에서 마후무드 파투라는 이름의 생후 2개월 영아가 사망했다. 병원 측은 아기가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 도착했으며, 급성 영양실조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 가자지구에는 영아를 위한 분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아기는 며칠간 분유를 먹지 못했다면서 의료진이 아기를 급히 중환자실로 옮겼지만 사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하고 국제사회가 보낸 구호품 진입을 제한적으로만 허용해 현재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가자지구 전역은 식량난에 직면한 상황이다. 특히 구호트럭 진입이 중단된 북부 지역 상황이 심각하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에 마지막으로 식량이 전달된 것은 지난 1월23일이다.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이것은 인간이 만든 재앙이라며 북부에 식량을 보낼 수 있게 해달라는 우리 요청은 거부됐다. 구호트럭이 허용된다면 기근은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와파통신은 이날 가자시티에서 구호트럭을 기다리던 주민들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해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앞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20일 북부에 구호트럭 진입을 시도했으나 이스라엘군의 총격과 극심해진 빈곤, 치안 공백에 따른 주민들의 약탈로 구호품 호송을 중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자지구 북부는 지난해 10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가장 먼저 집중된 지역이다.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도 북부에서 시작돼 기반시설과 주거지역 상당수가 사실상 초토화됐다. 주민 대다수는 남부로 피란을 떠났으나, 일부는 이스라엘군이 남부지역으로 작전을 확대한 뒤 북부로 되돌아왔다. 그러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데다 이스라엘군의 진입 허가를 얻기 어려워 구호품 공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가자지구 북부에 위치한 카말 아드완 병원의 후삼 사피야 병원장은 어린이, 특히 신생아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산모들이 이미 영양실조 상태이기 때문에 신생아들이 태어날 때부터 건강이 안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과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들은 극심한 식량난과 전염병 등으로 가자지구 내 아동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은 가자지구 북부의 2세 미만 아동 가운데 15% 이상이 심각한 영양실조를 겪고 있으며, 3%는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영양실조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남부에서도 2세 미만 중 5%가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라고 전했다. 전쟁 전 가자지구에서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에 놓인 아동이 0.8%였던 점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유엔은 3개월 만에 인구 전반의 영양 상태가 이처럼 급격히 저하된 것은 전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WFP도 지난달 가자지구 전역이 ‘급성 식량 위기’ 상태에 처했으며, 북부 주민의 경우 최고 위험 단계인 ‘기근’ 상태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유엔은 식량 위기의 심각성 정도에 따라 정상(Minimal), 경고(Stressed), 위기(Crisis), 비상(Emergency), 기근(Famine) 등 5단계로 분류하는데, 3단계 이상을 급성 식량 위기 상태로 평가한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봉쇄까지 장기화되면서 전쟁 발발 141일 만에 가자지구 내 사망자는 3만명에 근접했다. 이날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에 따르면 가자지구 누적 사망자는 2만9692명으로, 이 가운데 3분의 2가 여성과 어린이다. 이스라엘군의 격렬한 공격이 계속되며 지난 주말 이틀 새 최소 86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6만9879명으로 집계됐다.
민간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가자지구 인구의 절반 이상인 140만여명이 몰려 있는 남부 국경도시 라파에 대한 공격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CBS 인터뷰에서 휴전 협상이 성사되더라도 라파에 대한 군사작전은 다소 지연될 뿐, 반드시 (작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105주년 3·1절을 맞아 서울 곳곳에 태극기가 내걸렸다.
강남구는 신사동 가로수길 680m 구간 양측으로 가로등주 40개를 이용해 태극기와 만국기를 게양했다고 1일 밝혔다.
가로수길에서는 올해 상시로 태극기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국경일이 있는 달에는 태극기를, 국경일이 없는 달에는 해당 거리를 많이 찾는 방문객의 국적을 고려한 외국 국기와 태극기와 함께 게양하는 것이다. 조장원 강남구 신사동장은 야간에는 경관 조명과 태극기가 어우러져 이색적인 거리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은평구는 보물 제2142호인 진관사 태극기를 지난달 29일부터 통일로·은평로·증산로·연서로·서오릉로 등 9개 간선도로에 2000개를 게양했다고 밝혔다.
백초월 스님이 독립운동 당시 사용한 이 태극기는 2009년 5월 진관사 칠성각 해체 보수공사 과정에서 불단과 기둥 사이에서 다른 독립운동 자료들과 함께 발견돼 2021년 보물로 지정됐다. 일장기 위에 태극과 4괘를 먹으로 덧칠해 만든 것으로 추정돼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강력한 저항 의식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은평구는 2015년부터 매년 3·1절과 광복절에 태극기와 함께 진관사 태극기를 지역에 게양하고 있다.
송파구 가락시장 사거리에는 서울에서 가장 높은 곳에 태극기가 내걸렸다. 55m 높이에 초대형 태극기와 60여기의 군집기가 설치됐다. 지역 독립유공자와 후손 등 105명의 주민이 105년 전 독립운동의 함성을 기념하는 행사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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