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 소식이 전해진 19일 코스피가 장중 3% 이상 급락하고 일본·대만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며 환율은 한 때 1390원선을 넘겼고 비트코인은 급락세를 보였다. 정부는 긴급 대외경제점검회의를 열고 사태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다며 부처별 비상 대응을 주문했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42.84포인트(1.63%) 내린 2591.86으로 최종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4.01포인트(1.29%) 내린 2600.69로 출발해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 소식에 한 때 3% 넘게 떨어지며 2553.55까지 내려갔다. 코스피가 장중 256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2일(2559.39) 이후 처음이다.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이 군 기지를 겨냥했으나 핵 시설 피해는 없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하락분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코스닥 지수도 한때 3.58% 급락해 820선까지 떨어졌다가 1.61% 하락한 841.91에 장을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3원 오른 1382.2원에 마감했다.
다른 증시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한 때 전날 종가보다 3% 넘게 떨어져 3만7000선을 내줬다. 닛케이지수가 3만7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월9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대만 가권지수(-3.81%)도 4% 가까이 떨어졌고 홍콩과 중국 주가지수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위험자산인 비트코인도 급락세를 보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글로벌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한때 5.5% 하락한 5만9961달러에 거래되며 6만달러(약 8293만원) 선이 붕괴됐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는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이 전날 종가(9335만6000원)보다 5.2% 하락한 8850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20일로 예상되는 반감기(공급량이 줄어드는 시점)를 앞두고도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가격이 반등하지 못한 것이다.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정부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첨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D.C.에 머물고 있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밤 정부서울청사와의 화상연결로 긴급 대외경제점검회의를 소집했다.
최 부총리는 국내외 금융시장 및 부문별 동향을 보고받고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계감을 가지고 범부처 비상대응체계를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최 부총리는 비록 현 시점까지는 에너지·수출입·공급망·해운물류 부문의 직접적 차질은 없으나,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주말에도 계속 가동해 사태 동향을 각별히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부문별 비상대응반을 통해 상황 전개에 맞춰 더욱 밀도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금융 부문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미 가동 중인 94조원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즉각 대응해야 한다며 우리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된 과도한 외환시장 변동에 대해서도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시장안정을 위한 철저한 대비 태세를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관계기관들과 함께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될 때까지 집중적인 시장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하는 한편 필요시 시장안정을 위한 제반 조처들이 즉각적으로, 신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대응체계를 유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