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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고독할 사람 이재용

라이더 0 1 10.24 16:58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에이전트 경쟁이 벌어지면서 후발주자로 뛰어든 국내 기업들이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는 AI 비서 의 개념으로 최근 구글오픈AI마이크로소프트 엔스로픽 등 글로벌 AI 선두기업들이 먼저 치고 나간 상황입니다. 국내 통신업계와 포털업계가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유사한 기능을 가지면서도 틈새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속속 AI 비서 출시 글로벌 빅테크 한 발 앞서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네이버SKT 등 국내 대기업들이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잇따라 개발해 출시중입니다. 카카오는 지난 22일 개막한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 에서 AI 메이트 서비스인 카나나 를 선보였습니다. SK텔레콤은 모바일용으로 서비스하던 에이닷 서비스를 나만의 AI 비서 로 칭하며 멀티 LLM 에이전트 라는 PC버전으로도 내놨다. 네이버 역시 클로바X 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다. 휴대폰 성지 지난 22일 생성AI 서비스업체 엔스로픽은 거대언어모델 클로드 에 이어 신형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공개했습니다. 이 AI 에이전트는 문자로 명령을 내리면 스스로 PC 화면을 인식해 마우스를 조작하고 작업을 자동화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1일 MS도 자율 에이전트 관련 업데이트로 맞불을 놨다. MS의 생성형 AI인 코파일럿 스튜디오 에서 사용자가 자율 에이전트를 직접 생성하는 기능을 내달 미리보기로 제공하고 다이나믹스365 에 10개의 새로운 자율 에이전트를 도입해 영업서비스재무공급망 업무 혁신을 돕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후발주자가 된 국내 기업들은 신뢰도와 안정성 을 강조하며 다수의 서비스 모델을 준비중인 상황입니다. 카카오가 최근 공개한 카나나 에센스 의 경우 LLM 3종 멀티LLM 3종 이미지비디오 생성 모델 2종 음성 인식합성 모델 2종 등 용도에 따라 다른 10가지 모델로 구성됐습니다. 카카오측은 이 AI모델 10종이 한국어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도 글로벌 모델 대비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카카오 AI 안정성 이니셔티브 도 구축해 리스크 대응을 위한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침입니다.
경쟁력 의문 적극 투자 절실 전문가들은 토종 기업들이 선보이는 AI 모델에 대해 다소 우려스런 전망을 내고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내놓은 AI모델에 비해 소비자들이 토종 AI의 차별성을 느끼기는 어렵다는 평가 때문입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내놓은 토종 AI가 해외 업체들의 AI보다 활용도가 얼마나 높은지 이용자들이 체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구체화된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상황인데 국내 업체들이 기대에 부응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애플까지 내년에 아이폰에 AI를 탑재키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차별화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토종 업체들이 AI를 잇따라 선보이지만 차별화된 비전을 내거나 증명하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기존에 제공하던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막대한 데이터를 이용해 차별화된 강점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 교수는 이 점을 이용해 기존 서비스와 연계해 고객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새로운 기술을 통해 해결하는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다만 기업들이 실현을 위한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라 오픈 AI가 천문학적인 투자를 유치한 것처럼 국가와 민간 차원에서 적극적인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감옥은 2016년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들어갔던 서울구치소 1. 9평 독방만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의 삶 자체가 한편으로는 창살 없는 감옥입니다. 평생 그를 가둬온 감옥의 이름은 호부무견자. 아비가 범인데 자식이 개일 수 없습니다. 는 문장은 진실도 진리도 아닙니다. 범이 개를 낳는 일은 없겠지만 범 같은 아비가 개 같은 자식을 낳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아니 사람을 범과 개에 비유하는 자체가 오류다. 비유하는 순간 그 말은 폭력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다섯 글자 폭력의 언어는 허구에 불과하지만 이 회장은 그것을 진리로 여겨야 했습니다.
세상은 할아버지나 아버지를 범에 비유했고 그는 그 범의 후계자였습니다. 선대의 가업을 이어받아 더 성장시키는 게 자신 책임이어야만 했고 그래서 그 말은 진리여야만 했으며 그는 어떻게든 입증해야만 했습니다. 허구를 진리로 입증해야만 한다면 그 현실은 감옥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 회장은 그 감옥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겼고 그걸 인생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제가 받아왔던 혜택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사회와 나눌 수 있는 참된 기업인으로 인정받고 싶었을 뿐입니다. 재벌 3세로는 태어났지만 선대서 이뤄놓은 우리 회사를 오로지 제 실력과 제 노력으로 더 단단하게 더 강하게 또 가치 있게 만들어서 저 자신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 리더로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제 인생의 꿈이었고 기업인으로서 목표였습니다. 이 회장이 2017년 12월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한 말입니다. 세상의 일이란 그러나 꼭 실력과 노력으로만 되는 건 아닙니다. 때를 만나서는 천하도 내 뜻과 같더니 운이 다하여 영웅도 어쩔 수 없구나. 녹두장군 전봉준의 유시 일부다. 꿈꾸는 바가 클수록 결과를 가르는 건 운 일 가능성이 높다. 이 회장이 입증하고 싶었던 바는 그런데 결국 자신의 실력입니다. 그것이 그에게 주어진 운명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상이 끊임없이 그의 실력을 의심한 탓이기도 합니다. 닷컴 붐이 절정에 달하던 2000년 33세의 나이에 그가 창업한 인터넷 벤처 지주회사 e삼성과 e삼성인터내셔널의 처참한 실패가 원인이 됐습니다. 이 회장이 중심이 되고 삼성이 대대적으로 지원했지만 결과적으로 사업은 실패했고 뒷감당은 계열회사들이 떠맡아야 했습니다.
이 회장은 그럼에도 세상의 시선을 잘 알고 이해하는 사람입니다. 일화가 있습니다. 2016년 구속 당시 특별검사 조사를 받기 위해 교도소 밖으로 나갈 때 사복이 아닌 수의 을 입겠다고 자청했습니다. 미결수는 사복과 수의 가운데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삼성 수뇌부의 반대로 결국 사복을 입었지만 수의를 입겠다고 자청한 것은 세상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의 실력에 대한 세간의 평가와 삼성의 정경유착에 대해 분노한 민심을 교묘히 비켜가기보다 바로 그곳에서부터 새로 출발하는 게 정도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법원의 권고대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하고 이를 직접 발표하면서 두 차례나 허리를 숙여 사과하고 그 자리에서 4세 경영 승계는 없다고 선언한 것도 수의 일화 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 모든 일은 당시 삼성 수뇌부 대부분이 반대했지만 이 회장이 결단한 것입니다. 거기엔 꼼수가 없습니다. 세상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바른 방법으로 소통하려 한 것입니다. 노력을 아무리 한다 해도 중과부적일 때가 있습니다. 이 회장의 처지가 지금 그렇게 보인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분명히 알고 있고 올바른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만 세상은 다시 그에게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은 2000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엄중합니다. 그때는 실패도 용납될 만한 든든한 뒷배가 있었습니다. 벤처사업의 경우 원래 성공 이 낮고 실패의 경험을 오히려 자산으로 사주는 사례도 더러 있었습니다.
챗GPT가 촉발한 반도체 생태계의 대변혁에서 삼성이 낙오된 것은 그러나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어쩌면 상당 기간 회복 불능의 상태가 계속될 수 있습니다. 아이폰이 휴대폰 생태계를 바꿔놓은 뒤 그 구도는 15년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삼성이 낙오된 데는 여러 가지 세세한 이유가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그 모든 책임은 이 회장에게 쏟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 회장이 특단의 대책을 통해 스스로 국면을 빠져나와야만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 회장은 지금 누구보다 고독하고 외로울 듯합니다. 뼈를 깎는 쇄신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사내 핵심 논의 상대마저 그 대상일 수 있고 어쩌면 스스로가 그 대상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고 이건희 회장는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는 말로 요약됩니다. 고 이건희 회장은 범의 권위로 칼자루를 잡아도 됐지만 지금 이재용 회장은 칼자루를 제대로 잡고 있는지조차 의문스럽다. 이순신의 장검에는 직접 지은 시구 일휘소탕혈염산하 가 적혀 있습니다. 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산하를 물들인다. 는 뜻입니다. 이재용 회장의 마음이 그래야 합니다. 규율과 팩트를 기반으로 칼을 빼 삼성 전 조직을 혁신으로 붉게 물들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그 칼이 자기 자신을 찌를 수도 있다는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
이제 전설로만 남아 현실에서 더는 도와줄 수 없는 두 마리 호랑이가 바라는 바가 그것일 테다. 이 글은 윤춘호 SBS 논설위원이 쓴 이재용 이 사람이 아버지를 이기는 길에 많이 빚졌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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