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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휴가 보내자” 중국 양회에서 화두가 된 ‘삶의 질’

행복한 0 7 03.06 23:50
기업이 유급휴가를 강제로 쓰게 해 청년들이 눈치 보지 않고 놀러 갈 수 있도록 하자.
홍콩 출신의 훠치강(霍启刚) 제14기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대표가 지난 5일 개막한 전인대에서 밝힌 의견이다. 중국청년보에 따르면 훠 대표는 인민의 행복감을 높이고 내수 확대를 촉진하며 관광산업을 경제성장의 중요한 엔진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휴가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청년들의 연차휴가를 최대 열흘을 더 늘리고 기업에 유급 연차휴가 정책을 강제할 것을 권고했다.
훠 대표의 제언은 이날 중국 주요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눈길을 끌었다. 웨이신(위챗)에서만 100만명 넘게 훠 대표 발언을 검색했다.
지난해 중국의 유행어 중 하나는 ‘특공대식 여행’이었다. 특공대가 훈련하듯 짧은 일정 동안 여러 관광지를 바쁘게 다니는 여행을 의미한다. 코로나19 봉쇄가 해제되면서 중국 당국과 업계는 여행경기 붐을 기대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짧은 휴가 기간 때문에 여행을 많이 다닐 수 없는 현실이 담겨 있다.
6일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양회에서 ‘질’이 화두가 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공식 정책은 아니지만 ‘휴가 확대’ 등 삶의 질 관련 제언들이 관심을 얻고 있다.
중국 현지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펑징(彭靜) 정협 위원은 3세 이하 자녀를 키우는 부모 모두에게 월 1일의 유급 육아휴직과 분기별 2일의 무급 가족 돌봄 휴가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중국 부모들이 육아 문제에서 특히 ‘시간부족’을 겪고 있다며 이 같이 제안했다.
전인대와 정협에서는 이 외에도 팬데믹 복귀 이후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교사를 위한 유급 수당 향상과 과학기술 인재 처우 개선, 학력차별 금지 등의 제언이 쏟아져 나왔다.
중국 지도부가 강조하는 경제정책 방향인 ‘신품질 생산력’, ‘고품질 생산’도 ‘삶의 질’의 강조와 맞물려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로 5%를 제시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더 이상 부동산 인스타 좋아요 구매 판매와 덤핑에 의존하지 않는 산업구조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개혁개방 이후로 최근까지 통용됐던 중국의 경제 모델은 지방정부가 토지 판매로 얻은 수익으로 자원을 조달해 대규모 산업단지를 건설하고 저렴한 노동력을 대거 투입해 ‘값싼 상품’을 대량생산해 수출하는 것이었다. 부동산 경기침체와 임금인상, 빈부격차에 대한 불만 등으로 인해 앞으로도 이 같은 모델이 유지되기 쉽지 않은 데다,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내수 확대를 위해서는 ‘장시간 노동’을 해결해야 한다는 발상도 깔려 있다.
양회에서는 이 같은 모델을 바꾸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인민의 삶의 질’이 화두가 되면서도 ‘안보’를 위한 국가통합 신원인증 플랫폼 도입과 같은 통제와 관련한 정책 역시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전날 신품질 생산력 향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향후 몇 년간에 걸쳐 초장기 특별국채를 발행한다는 소식도 내놓았다. 중국 정부의 역대 4번째 특별국채 발행으로 올해 목표 발행량은 1조위안(약 185조원)이다. 중국 지방정부는 지난해 공영주택 건설, 5G 통신망 확대 등을 대규모 지방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는데 국채 발행은 지방정부 채무 문제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
정산제(郑栅洁) 국가발전과개혁위원회 주임(국장)은 6일 오후 열린 경제정책 설명 브리핑에서 특별국채 발행이 신품질 생산력 향상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건한 통화정책 확장적 재정정책도 계속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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