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 K리그1 선수단 연봉 총액에서 광주FC는 12개 구단 중 최하위다. 59억5067만6000원을 지출했다. 연봉 총액 11위인 대구FC(84억494만5000원)와 비교해도 25억원이나 차이가 난다. 팀 연봉 1위 전북 현대(198억767만7000원)와 2위 울산 현대(183억4073만1000원)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밖에 안 된다. 그럼에도 광주(3위)는 전북(4위)보다 더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광주는 2024시즌 출발선에서도 모두를 놀라게 했다. 리그 3연패를 노리는 울산, 명가 재건을 노리는 전북과 함께 ‘3강’으로 꼽혔던 FC서울을 완파했다. 광주는 개막 빅매치로 주목받은 지난 2일 1라운드 서울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서울의 지난 시즌 몸값은 132억3965만5000원으로 3위였다. 오프시즌 전력 강화 행보를 보면 광주의 순위는 변함없을 가능성이 크고, 두 팀 간 몸값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날 양 팀 선수들의 움직임은 정반대였다. 상대 수비를 따돌리는 광주 선수들의 개인기와 패스 조직력은 더 빠르고 견고했다. 자신감도 더 커 보였다.
광주의 압박에 번번이 막힌 서울은 패스까지 부정확해 좀처럼 경기를 풀어내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광주를 상대로) 다소 위축된 부분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광주가 오른쪽 측면 후방부터 빌드업을 시작해 반대편으로 공을 전개, 페널티 지역으로 넘어가 만든 선제골 장면은 탄성을 자아냈다. 광주는 끊임없이 지역에서 수적 우위를 만들고 패스, 드리블을 통해 공간으로 진출하면서 서울의 수비라인을 휘저었다. 마지막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이건희가 내준 공을 받아 이희균이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정효 감독(사진)의 넓어진 하프스페이스와 측면 윙백 활용, 짜임새 있는 수비 등 서울을 상대로 펼친 변화무쌍한 전술에 호평이 쏟아졌다.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외국인 공격수 아사니, 베카, 빅톨까지 셋을 아예 출전 선수 명단에서 빼고도 승리했다.
김대길 경향신문 해설위원은 지난 시즌처럼 물러서지 않으면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모습, 상대 약점을 잘 파악해 선수를 기용하는 부분 등은 이 감독이 대단한 전술가임을 보여주는 인스타 팔로우 구매 대목이라며 선수들을 하나로 만들면서, 그라운드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능력도 높게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