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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구매 미술관을 장악한 AI···뭐지? 매 순간 다른 이 ‘느낌’

행복한 0 7 03.07 03:04
인스타 팔로워 구매 외계와 소통할 것 같은 거대한 타워 형태의 인공지능(AI) ‘막’이 촉수같은 센서를 뻗어 땅에 꽂았다. ‘막’은 센서를 통해 온·습도, 소음, 바람 등 지구 환경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낯선 언어로 변환돼 미술관 전체를 채운다. SF 영화에 나올 법한 외계어같은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미술관 내부에서 울려퍼지고 수많은 조명들이 깜빡인다. 인스타 팔로워 구매 소리와 조명은 AI ‘막’의 조율 아래 상호작용하며 작동한다.
‘미래에서 온 전시’가 이런 것이 아닐까. 프랑스 작가 필립 파레노는 리움미술관 전체를 미래 혹은 외계에 위치한 낯선 시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파레노의 전시 ‘목소리(Voices)’가 열리고 있다.
압도적 첫인상은 미술관 야외에 설치된 AI ‘막(Membrane)’이다. 1360㎝ 높이의 타워는 미래적이면서도 SF영화에서 본 듯 레트로한 인상을 풍긴다. ‘막’은 센서를 통해 서울의 기온, 습도, 풍량, 소음, 대기오염 등 데이터를 수집한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면 낯선 소리가 관람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막’이 수집한 데이터를 소리로 변환한 언어 ‘델타에이(∂A)’다. 배우 배두나의 목소리를 조합해 만든 인공지능의 새로운 언어다. ‘델타에이’는 미술관 전체를 유령처럼 떠돌며 관람객을 향해 끊임없이 말을 건다.
‘막’의 전체적 조율 아래 파레노의 초기작부터 최근작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전시장을 채운다. 리움미술관은 파레노에게 고미술 소장품이 전시된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내줬다. 리움미술관 최대 규모의 전시다. 파레노는 지난달 초부터 서울에 머물며 3주 동안 리움미술관을 탈바꿈시키는 전시를 준비했다.
미래를 보고 앞으로 나아가는 전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사물이 시공간과 상호작용하고, 전시장 밖의 이벤트가 사건을 촉발시키고 전시에 영향을 끼치는 전시를 추구해왔습니다. 지난달 28일 리움미술관에서 이뤄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파레노가 말했다. 전시개막일이기도 했던 이날 미술관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몰려든 관람객으로 붐볐다.
파레노는 인식과 경험, 관객과 예술의 관계에 주목하면서 최신기술을 활용해 예술작품과 전시 경험을 재정의하는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파레노는 이번 전시에서 AI ‘막’을 중심으로 미술관 내외부를 연결시키는 동시에 미술관 전체를 자신의 무대로 연출하는 역량을 보여준다.
센서들이 모인 크리처(creture)를 만들면 어떨까 상상했습니다. 크리처는 42개 센서를 갖고 있고, 주변에 아주 민감한 생명체라고 생각했어요. 타워 안의 생명체가 말하고 싶어할 것이라 생각했죠. 언어학자에게 의뢰해 데이터를 새로운 언어로 변환해 ‘보이스’를 통해 말하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평소 탁월하다고 생각해온 배우 배두나의 목소리를 녹음해 보이스 모델을 만들고 재조합 했습니다. 모래를 섞는 것처럼 음을 섞어서 새로운 형태의 언어를 탄생시켰죠.
파레노는 ‘막’을 하나의 생명체, 크리처라고 소개하며 세계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상태로 사색적이며 멜랑콜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델타에이’는 ‘동사-주어-목적어’의 언어학적 체계를 가진 새로운 언어다.
전시는 크게 네 공간으로 나뉜다. 주황·파랑·검정·하양 네 가지 색상을 주조색으로 전시공간을 연출했다.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전시관 M2 B1은 주황빛으로 이뤄진 공간이다. 자연광이 들어오는 유리창에 주황빛 필름을 붙여 멸망한 지구가 해질 무렵 석양 빛으로 물든 상태를 시각화했다. 아포칼립스적 분위기를 풍기는 주황빛 공간에 ‘막’을 축소한 듯한 외양의 ‘움직이는 조명등’ 세 개가 빛을 뿜으며 수직으로 움직인다. ‘막’과 ‘델타에이’ ‘움직이는 조명등’은 이번 전시에 처음 선보이는 신작이다.
이 공간에 연주자 없이 자동 연주되는 피아노와 그 위로 잿빛 인공 눈이 떨어지는 ‘여름 없는 한 해’, 물고기 모양 풍선이 관람객 사이를 떠다니는 ‘내 방은 또 다른 어항’, 녹아내리는 얼음조각 ‘리얼리티 파크의 눈사람’이 함께 전시돼 있다. 자동 피아노가 연주하는 멜랑콜리한 음악이 들리는 가운데 눈사람이 물방울을 똑똑 떨어뜨리며 녹아내리고, 물고기가 관람객 옆을 스쳐 지나간다. 전시 자체가 시공간을 초월해 유동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M2 1층은 파란색으로 연출된 방으로, 1990~2000년대 선보인 영상, 설치 작업 등을 선보인다. 인상적인 것은 영상 ‘세상 밖 어디든’이다. 파레노는 만화용 캐릭터 ‘안리’의 저작권을 일본 회사로부터 사들인 뒤 다른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작권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빈 껍데기에 불과한 캐릭터가 다양한 매체에서 생명력을 갖고 살아가도록 한 작업이었다. ‘세상 밖 어디든’에서 자신의 모호한 존재에 대해 숙고하는 안리의 목소리는 ‘배두나의 목소리’다. 정확히는 인공지능이 배두나의 목소리를 학습해 내는 목소리다.
사라진 존재를 불러내 목소리와 형상을 부여하는 작업은 블랙박스관에서 볼 수 있는 영상 ‘마릴린’ ‘귀머거리의 집’에서도 볼 수 있다. ‘마릴린’에서 파레노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마릴린 먼로의 목소리와 필체를 재현해 현재로 소환한다. ‘귀머거리의 집’은 고야가 14점의 벽화인 ‘검은 회화’를 그렸던 작은 시골집을 복원한다. 인공적 존재인 ‘막’에 캐릭터와 목소리를 부여해 미술관 전체에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과 연결되는 작업이다.
블랙박스관의 아래층 그라운드갤러리는 깜빡이는 조명, 천천히 움직이는 벽, 천장을 떠다니는 말풍선으로 이뤄진 ‘하얀색’ 공간이다. 벽을 따라 설치된 ‘깜빡이는 불빛 56개’, ‘차양’이 ‘막’이 수집한 데이터와 연동돼 빛을 뿜는다. 천장을 채운 빈 말풍선 모양 풍선은 마치 ‘막’이 하는 말을 시각화한 것 같다.
인공지능, 데이터 연동, 디지털멀티플렉스(DMX)기술을 사용해 전시 전체를 ‘자동 기계장치’로 꾸민 가운데, 사람의 온기와 움직임이 느껴지는 공간이 하나 있다. 블랙박스와 그라운드갤러리를 연결하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관람객인 줄 알았던 무용수가 갑자기 춤을 추며 즉흥적인 상황을 연출한다. 동료 작가 티노 세갈의 작품으로 파레노는 기계적인 제 인스타 팔로워 구매 작품에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관람객 가까이서 손으로 춤을 추며 인체와 인체의 관계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에서 관람객은 단 한 순간도 같은 전시를 볼 수 없다. 모든 것이 움직이고 가변하기 때문이다. 외부에 설치된 ‘막’과 연동돼 소리내고 움직이는 작품들 때문에 미술관 전체가 ‘살아 움직인다’고 느낄 수도 있다. 다만 복잡한 기계장치를 이용한만큼 일시적으로 작동하지 않거나 고장난 작품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전시 첫 날 ‘움직이는 조명등’ 하나가 고장나 작동하지 않았다. 7월7일까지. 9000~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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