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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위·조롱에 현장 경찰 사기 저하…“치안력 감소 막을 대책 필요”

행복한 0 5 03.07 03:41
성매매나 폭행으로 체포되는 경찰관, 피의자로부터 조롱을 받는 경찰관. 최근 경찰관 비위나 구설이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 분투하는 경찰들의 사기 저하와 속앓이도 깊어지고 있다. 경찰 조직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6일 서울 지역 경찰서장 등 총경급 간부들을 소집해 의무 위반 고리를 끊자고 강조했다. 조 청장은 지난달 26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의 공직관에만 전적으로 맡겨놓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를 넘었다고 인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 청장 말대로 최근 경찰관 범죄가 이어졌다. 서울 강남서는 지난달 29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난 여성을 상대로 성매수를 하던 모 지구대 소속 A경사를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서울경찰청 기동단 소속 20대 B경장은 지난달 초 앱을 통해 만난 10대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고 이를 영상으로 찍은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C순경은 한 클럽에서 술에 취해 여성 종업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폭행 사건도 있었다. 서울의 한 기동단 소속 D경사는 지난달 23일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행인이 자신을 쳐다봤다며 밀친 혐의로, 기동단 소속 E경위는 지난달 15일 택시 기사와 시비가 붙어 다투던 중 이를 제지하고 순찰차에 태우려던 다른 경찰관 2명을 폭행해 입건됐다.
반대로 경찰관이 피의자로부터 조롱을 받는 사건도 연달아 벌어졌다. 지난 5일에는 일행과 다투던 20대 남성이 출동한 경찰관의 복부를 발로 차고, ‘짭새’라고 조롱하며 욕설해 입건됐다. 지난 3일엔 남아공 국적의 40대 남성이 파출소에서 경찰관에게 ‘니예니예’라고 조롱하는 모습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직업으로서 경찰관의 인기는 눈에 띄게 낮아졌다. 제복을 벗고 떠나는 이들은 늘었고, 새롭게 문을 두드리는 이들은 줄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명예퇴직자가 960명으로 10년 만에 최대였다. 조직 운영에 대한 불만과 사기(자긍심) 저하가 큰 원인으로 꼽혔다. 올해 1차 순경 공채 남성 지원율은 9.9 대 1로 20년만에 최저였다. 경감급 특채인 변호사 응시자도 꾸준히 줄고 있다.
현장에서 분투하는 경찰관들은 속앓이하고 있다. 서울 한 기동단 F경감은 현장에서는 집회 중 행인들에 대해 안전관리를 해도 욕을 듣는다라며 특히 젊은 경찰관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과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한다면서 자체 사고를 줄여야 경찰에 대한 신뢰가 쌓일 텐데, 계속 사고와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니 문제다라고 말했다.
잦은 비위 적발, 위신 추락은 사기 저하와 동전의 앞뒷면이다. 서울의 한 경찰서 과장인 G경정은 자꾸 내부에서 술 마시지 말라 거나 주의하라고 단속하고 비난만해서 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관으로서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조직 차원에서 독려해줄 필요가 있다라며 경찰관으로서 자부심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비위 사고도 줄어들 텐데 사기가 많이 저하됐다라고 말했다.
전문가 의견은 자체 사고 예방과 사기 진작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은 조직 구성원이 많기 때문에 비위 사고를 일으키는 일정 비율의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며 반면 만성적이 과로와 스트레스 등을 안고 가야하는 직업인만큼 조직 차원에서 구성원의 사기를 진작시켜 자긍심과 만족감,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임 인스타 팔로워 교수는 사기 저하가 계속되면 일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질 테고, 사고가 생겨 치안력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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