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home    〉   Q&A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이태원 참사 500일…재판 나온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압사 예측 못해, 무죄”

행복한 0 27 03.16 04:18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참사 전 내부보고 받고도‘촘촘한 대책 마련하라’막연한 지시만 내린 혐의
김 측 결과만 보고 문책수심위 권고로 기소도 문제재판부 신속히 심리 진행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기소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의 재판이 11일 시작됐다. 2022년 10월29일 참사가 발생한 지 500일 만이다. 김 전 청장 측은 압사 사고를 예측할 수 없었기에 도의적·정치적 책임과 별개로 법적 책임은 질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향후 재판에서는 김 전 청장에게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책임’이 있었는지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유가족들은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재의결을 요구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12부(재판장 권성수)는 이날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청장과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총경, 정대경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전 서울경찰청 112상황3팀장의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김 전 청장은 참사 발생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의 ‘핼러윈데이를 앞둔 분위기 및 부담 요인’ 등 4건의 내부 보고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 전 청장이 ‘촘촘한 사전대책을 마련하라’는 취지의 막연한 지시만 했을 뿐 구체적·실효적 지시를 내리지 않아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김 전 청장은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인파 운집을 넘어 압사 사고라는 ‘구체적 위험’을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과실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김 전 청장 측 변호인은 결과만 놓고 법적 책임을 지라는 건 전근대적 형사법에 근거한 것이라며 언론인이나 호사가 중에서는 (김 전 청장에게) 예측 가능성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는 비현실적이며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김 전 청장 측은 검찰 기소의 정당성도 문제 삼았다. 서울서부지검 이태원 참사 수사팀은 경찰이 김 전 청장 등을 불구속 송치하고 1년이 넘도록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다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권고를 받고 지난 1월19일 기소했다. 김 전 청장 측 변호인은 일반인이 포함된 수사심의위 권고로 기소된 것은 비법률적 판단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사안이 중대하고 기소가 늦게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해 재판을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사소한 부분 말고 큰 틀에서 다투면서 빠르게 재판을 진행하려 한다며 다른 관련 재판과 겹치는 증인이 있으면 해당 증인신문조서를 받는 쪽으로 하면 좋겠다고 했다.
유족 측은 재판이 열리기 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책임자를 엄벌해달라고 촉구했다. 고 임종원씨 아버지 임익철씨는 윤석열 정부는 이태원 참사에서 제대로 된 사과와 반성,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않았다며 이런 현실에 유족들은 절규하고 있다. 이 땅에 사법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달라고 했다.
양성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이태원 참사 태스크포스 소속 변호사는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참사 책임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참사 500일이 지난 지금까지 참사 대응과 직접 관련된 이들의 재판은 결론 난 것이 없고, 윗선 책임자인 김 전 청장의 재판은 이제야 시작됐다며 재판부가 신속성을 언급한 것은 이런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배성중)도 이날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재판을 열었다. 박 구청장 재판은 증인신문 절차가 마무리되고 영상·자료 등 증거조사만 남겨둔 상태다. 용산시민행동은 박 구청장 엄벌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온·오프라인에서 받은 582명의 서명이 담겼다.
서울 시내 유일한 고층 정수탑이 세계적 설치 미술가 네드 칸의 작품으로 바뀐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의 대표 조형물 ‘레인 오큘러스’ 등을 설계한 칸은 자연을 주요 주제로 다루는 환경 설치예술가다.
1986년 세워진 가락시장 정수탑은 시장에 물을 공급하던 높이 32m의 지하수 저장용 고가수조다. 물 공급방식이 바뀌며 2004년부터는 폐쇄됐다. 2009년 한 차례 디자인만 바꿔 보존돼왔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20년째 가동을 멈춘 송파구 가락시장 정수탑에 지난해 ‘물의 생명력’을 주제로 진행된 공공미술 공모(샘-932)의 최종 선정작 ‘비의 장막’이 설치돼 오는 6월 공개된다.
정수탑 주변에 와이어를 얽어 설치한 뒤 그사이에 비늘 모양의 조각을 매달아 바람이 불면 출렁이는 장막 형태의 구조다. 장막 안쪽 정수탑 외벽에는 30년간 상승한 바다의 수위를 표현해 해수면 상승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6가지 색의 레진아트 블록이 붙는다. 해당 블록은 100명의 신청을 받아 시민들이 직접 부착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에서는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설치미술 방식으로 시민들이 보는 방향과 눈높이에 따라 다채로운 광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6월 작품 개장과 함께 인근 시장과 연계한 ‘가락 아트마켓’도 열기로 했다. 예술가·디자이너 20팀과 해당 품목을 판매하는 가락시장 입주 상인이 운영하는 행사다. 참여 작가 20팀은 다음달 모집할 예정이다.
송파구에서도 정수탑 인근에 공원을 조성하면서 녹지를 갖춘지역 내 예술쉼터로 공간을 활용할 예정이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가락시장 정수탑 프로젝트는 오랜 도시 유산에 공공미술을 접목해 시민들에게 예술명소로 되돌려주는 기념비적 사업이라며 가락시장을 시작으로 서울 곳곳에서 공공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