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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의 이 차 어때?] 현대차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카니발 사냥할 수 있을까

행복한 0 8 03.22 15:07
현대자동차가 미니밴 스타리아에 새 심장을 이식하고 ‘국가대표 패밀리밴’ 기아 카니발 사냥에 나섰다.
국내 미니밴 시장의 ‘일인자’는 기아 카니발이다. 지난해 6만9857대, 올해 들어 지난 2월까지 1만5038대가 팔렸다. 경쟁 모델인 현대차 스타리아는 같은 기간 각각 3만9780대와 5874대가 판매돼 2배 안팎의 차이가 난다.
스타리아가 판매량에서 카니발에 뒤진 것은 이전 모델인 스타렉스가 화물이나 짐을 실어나르는 상용차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스타렉스는 에어백 등 안전사양도 카니발에 뒤져 패밀리밴 용도로 찾는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같은 단점은 2021년 후속 모델인 스타리아가 출시되면서 대폭 개선됐다. 무엇보다 투박하던 디자인이 마치 우주선을 연상시키듯 미려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에어백은 7 에어백, 안전벨트는 모든 좌석이 3점식으로 교체되는 등 안전 사양도 높아졌다.
특히 현대차는 이번에 추가된 하이브리드 모델이 카니발과의 판매 경쟁에서 ‘대역전극’을 펼쳐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모델은 1.6ℓ 가솔린 터보엔진에 전기모터를 붙였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245마력, 최대토크는 37.4kg∙m(카고 3/5인승 17인치 휠 기준)이다. 공인연비는 13km/ℓ다.
전방 주차 거리 경고, 하이패스, 미세먼지 센서, 공기청정모드·오토 디포그·애프터 블로우 기능이 모두 포함된 풀오토 에어컨,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후방모니터 등이 기본사양으로 탑재했다. 이 정도면 카니발에 밀리지 않는 편의장치들이다.
주행성능과 승차감은 어떨까. 지난 20일 경기 자유로 일대를 약 70㎞ 가량 주행하며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를 체험했다. 시승용 차는 라운지 7인승 풀옵션으로 개소세 5% 기준으로 구매가가 4946만원이다.
시승 첫머리는 쇼퍼 드리븐(기사가 차를 모는 것)’을 통해 전체적인 승차감, 특히 2열 캡틴 시트(1인승 시트를 나란히 배치한 것)의 안락함 등을 점검할 수 있었다.
2열에 앉기 위해 오른쪽 슬라이딩 도어를 여니 문 아래에서 발판이 나왔다. 계단이 하나 더 생기니 차에 오르기가 한결 수월했다.
2열 시트에는 고급 세단에서나 볼 수 있는 종아리 받침대가 마련돼 있어 시트를 뒤로 젖혀 발을 뻗은 채 누운 자세로 이동할 수 있었다. 시트는 몸을 잘 잡아주고, 착좌감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포장이 좋지 않은 도로에서는 진동이 제법 올라왔다. 차체가 높은 탓도 있겠지만 시트를 더 견고하게 만들거나 차 바닥에 단단히 고정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리아는 2열에 앉아서도 음성인식 장치를 통해 공조 버튼 조작이나 날씨, 주가 등의 정보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천장의 마이크 장치가 너무 운전석 쪽에 치우쳐 있어 2열에서는 이 기능을 인스타 좋아요 구매 사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2열 슬라이딩 도어 유리창도 사람이 직접 여는 방식이 아닌 전기모터로 작동되면 좋겠다.
쇼퍼 드리븐 체험에서는 주변 차량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차분한 주행을 했는데, 14.1㎞/ℓ의 연비가 나왔다.
경유지에서 돌아올 때는 직접 운전을 하며 차량 성능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운전석 좌·우측, 전방의 개방감이 탁월했다.
운전석 좌·우측 윈도 하단이 거의 운전자 허벅지 수준까지 내려가 있어 앞바퀴 주변 도로 사정을 세단이나 SUV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대시보드 중앙의 공조 버튼 등 기기들도 조작하기 쉬웠다. 하지만 운전대 열선이 대시보드 왼쪽 아래에 위치한 점은 다소 아쉬웠다.
특기할 만한 장치는 계기판이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에는 요즘 차량 대부분에 설치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장치가 없다. 아니, 있을 필요가 없다는 표현이 맞겠다. 계기판이 윈드실드 쪽에 바짝 붙어 있어 실제 운전을 하다 보면 HUD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속도와 지도 등 주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계기판 구성도 기존 하이브리드와 달라 눈길이 갔다. 카니발이나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에코·노멀 모드에서 왼쪽 써클은 속도계, 오른쪽 써클은 차지·에코·파워, 배터리 충전 상태 등이 표시된다.
하이브리드차량이지만 실제 주행을 하다 보면 엔진이 수시로 작동하는데, 차지·에코·파워가 표시된 써클로는 엔진이 얼마나 높은 회전수로 돌고 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
반면 스타리아는 에코 모드에서도 왼쪽은 속도계, 오른쪽은 엔진 회전수를 표시하는 태코미터로 구성해 엔진 작동 상태를 쉽게 인지할 수 있었다.
주행 중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가 제법 그럴듯해 스피커 커버를 확인해보니 ‘BOSE’ 엠블럼이 붙어 있다. 과거 가정용 스피커 분야에서 JBL과 함께 전 세계를 주름잡던 브랜드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들어간 헤드폰으로도 유명한데, 그들의 앞선 음향 기술을 맛볼 수 있는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를 옵션에 넣기를 권한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는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맛도 있다. 같은 시스템이지만 카니발, 쏘렌토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굳이 스포츠 모드에 놓지 않아도 썩 어렵지 않게 속도가 붙고, 어느새 미니밴이 감당할 수 있는 마지노선까지 도달한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와 카니발 하이브리드, 당신은 어떤 모델을 선택할 것입니까?
제게 물어보면 이렇게 답하겠다.
티모시 샬라메처럼 개성 있는 외모, 바바라 보니처럼 매혹적인 목소리, 하지만 주인이 박차를 가하면 짐말처럼 성실히 달려주는 이 차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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