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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 620만명 돌파”…과기부, 가계통신비 경감 성과 발표

행복한 0 6 04.02 11:33
정부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에 따라 최근 통신사들이 내놓은 중저가 요금제 가입 인원이 62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3만원대 5G 요금제 등 그동안 통신비 인하 정책 추진 성과를 정리한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정책 추진현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그간 고가 요금제가 많던 5G 요금제를 중저가 중심으로 개편하고, 요금제 구간을 다양화하는 정책을 펴왔다. 통신사들은 2022년 7월과 지난해 4월 데이터 사용량 중간 구간(20∼100GB) 요금제를 신설했으며, 지난달 3차 개편으로 5G 3만원대 구간 신설과 함께 데이터양 20GB 이하 구간도 세분화해 기존 4만원대 중후반이었던 5G 요금 최저구간을 최대 1만원 낮췄다.
과기정통부는 이 같은 요금제 개편으로 이용자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요금제로 변경하는 추세가 늘면서 신설 중저가 요금제를 선택하는 이용자가 지난달 기준 621만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5G 전체 가입자의 19% 수준이다. 중저가 요금제가 늘면서 2022년 6월 53%였던 7만원 이상 고가 요금제 가입자 비중은 올해 2월 41%로, 5만원대 요금제 가입자는 같은 기간 24%에서 18%로 줄었다.
과기정통부는 장기적으로 1400만명 이상의 국민에게 연간 5300억원 수준의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정의 근거를 묻는 질문에 김경만 통신정책관은 소비자들이 얻는 요금 인하 평균값에 요금제 변경 추세를 반영해 누적 효과를 추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는 사업자 간 마케팅 경쟁을 통한 단말기 구입 부담 경감을 위해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단통법 폐지 전 단말기 구입 부담 경감을 위해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도입했고, 삼성전자와 협력해 중저가 단말 출시 종수도 늘렸다.
이미 2600만여명이 현행 단통법에 따라 선택약정 25% 요금할인 혜택을 적용받고 있는 점을 고려해 관련 법도 고치기로 했다. 이용자가 1년 약정에 가입하면서 약정 만료 후 재가입 신청을 잊어 요금할인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29일부터 ‘선택약정 25% 요금할인 1년+1년 사전 예약제’를 도입한다.
그 외 복잡한 지원금과 요금제를 소비자들이 비교할 수 있는 ‘통신요금 종합정보포탈’을 고도화하고, 통신사가 이용자에게 최적 요금제를 추천해주도록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도 추진한다.
4·10 총선 공식 선거 운동 첫날인 이날 정부에서 정책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업계에선 발표 시점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일부 있다. 앞서 가계통신비 경감이라는 정책의 긍정적 취지와는 별개로 정책 추진 과정에서 통신업계의 동참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논란이 됐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경감 정책’으로 피해를 입게 된 알뜰폰 업계에 대해 류제명 네트워크실장은 소비자 요금제 선택권 보장은 알뜰폰 시장과 별개로 중요한 문제라면서 요금제 개편과 무관하게 알뜰폰 업계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택시 기다리는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라서요. (택시 기다리는) 줄을 보고 당황했어요.
28일 아침 서울역 앞 출근길은 여느 때와 달랐다. 20분 넘게 택시를 기다렸다는 김모씨(22)는 오전 8시50분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택시 승차장에는 택시를 기다리는 줄이 승차장을 벗어나 일반 도로까지 늘어서 있었다. 수원에 사는 김씨는 서울 버스가 운행을 안 한다고 해서 집에서 한 시간 일찍 나왔는데, 9시30분 수업에 늦을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시내버스노동조합이 처우 개선과 임금차별 해소를 요구하며 12년 만의 파업에 돌입한 이날 서울 시내버스 7382대 중 97.6%(7210대)가 운행을 멈췄다.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이른 아침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노사 중재에 실패한 서울시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정릉동에서 양재역까지 통근하는 송민경씨(25)는 출근하는 데 2시간20분이 걸렸다고 했다. 평소 1시간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버스를 못 탄 인파가 몰리며 지하철 출근마저 늦어졌다. 그는 줄이 길어 지하철 6~7대 정도 지나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운행을 멈춘 버스 대신 지하철로 인파가 몰리면서 경전철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도 출근 인파로 붐볐다. 정류장 안내판은 마을버스를 제외한 모든 노선의 시내버스가 ‘출발대기’ 상태로 찍혀있었다. 직장인 신모씨(33)는 (파업 소식을 듣고) 각오는 했지만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지하철로) 몰려 당황스럽다며 날씨가 흐리고 비도 내려 출근길이 더 복잡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역 입구에서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끝에는 20m 가까이 줄이 늘어섰다.
급히 택시에 올라탄 이들도 이동 시간이 길어졌다. 대구행 KTX를 타러온 박성훈씨(39)는 서울역에 도착한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역사를 향해 뛰었다. 지갑을 구겨넣은 가방의 지퍼도 못 잠근 채였다. 박씨는 택시 호출앱은 아예 잡히지도 않았다며 운 좋게 빈 차를 탔는데 도로에도 차가 많아 아슬아슬하게 열차를 탈 것 같다고 했다.
파업 소식을 미리 접하지 못한 시민들은 버스 운행 중단 예고가 충분치 않았다며 당혹감을 표시했다. 합정역 인근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강유경씨(56)는 파업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머리가 하얘져서 어떻게 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박주연씨는 버스정류장 안내문을 보고서야 파업을 알게 됐다고 했다.
노조 파업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대웅씨(23)는 물가가 오른 만큼 임금도 같이 올라야하는데, 월급 사정은 비슷하지 않을까라며 (버스 기사는) 공공의 일을 하는 만큼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했다. 송씨는 사측이나 서울시가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지하철 운행을 늘리고,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것도 괜찮지만 중재자 역할을 더 잘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 혈육의 연인에 집중하는 서사…어느새 응원하게 되네
어느 날, 연애 프로그램을 보던 친구가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 어, 내 고등학교 동창이다! 친구는 동창이 얽히고설킨 러브 라인에서 헛발질할 때마다 반은 안타까워하며, 반은 흥미로워하며 관전했다. 잘 좀 해봐…. 근데 쟤가 저런 애였나? 인간은 누구나 그 관계에 맞는 다양한 역할과 얼굴을 바꾸어 가며 살아간다. 우리가 ‘안다’라고 생각하는 그 사람의 모습은 나와의 관계 속에서만 유효한 일부이다. 직장에서의 나, 가족과 있는 나, 친구와 있는 나(그중에서도 그룹에 따라 다시 자아는 분화되기 마련이다), 혼자 있는 나, 온라인 세계에서의 나… 정말이지 내 속엔 내가 너무 많다. 그중에서도 연애는 대부분 두 사람 간의 독점적 관계 안에서 진행되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다 보니, ‘연인으로서의’ 혹은 ‘연애 관계에서의’ 그 사람을 볼 기회는 흔치 않다. 아니 어쩌면 너무 가까운 사이여서, 사적인 모습 중 어떤 부분은 절대로 보거나 보이고 싶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가족의 연애사나, 연인으로서의 가족 구성원의 모습 같은 것 말이다. 그런데 말입니다. ‘가족’과 ‘연애’를 결합한 예능이 있다. 3월1일 방송을 시작한, <연애남매>(JTBC) 이야기다.
<연애남매>의 공식 소개는 다음과 같다. 남매들이 모여 서로의 연인을 찾아가는 가족 참견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남녀가 모여 합숙하면서 짝을 찾아가는 내용은 기존의 데이팅 프로그램과 같다. 넘쳐나는 데이팅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는 여기에 어떤 변주를 더하는가에 달렸다. <환승연애>의 경우 전연인(X)과 함께 출연한다는 파격적인 소재로 공개 전부터 ‘막장’이 아니냐는 화제몰이를 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누가 누구의 X인지 추리하는 추리극의 형식과 ‘이전 연애에서 서툴렀던 자신과의 만남, 과거와의 대화,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재결합과 현재를 기반으로 미래로 나아가는 선택’ 같은 성장담의 요소가 시너지를 내며 뜨거운 인기를 구가했다. <연애남매>는 <윤식당>과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 시리즈로 쌓아 올린 신뢰가 두터운 이진주 PD의 신작이다. <연애남매> 역시 티저가 공개되자마자 ‘혈육’과, 그것도 남매가 함께 데이팅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설정이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내 가족, 심지어 남매의 연애? 아, 그거 정말 너무… TMI 아닌가요? 더군다나 남매의 연애사는 동성에서 파생되는 조언이나 공감조차 끼어들 틈이 없는, ‘쟤 왜 저래?’의 감수성으로 소비되었다. <전지적 참견 시점>(MBC)에서 동생 파트리샤가 이성 앞에서 부끄럼을 타거나 칭찬을 받을 때마다, 텅 빈 눈으로 짜증스러워하는 조나단의 얼굴처럼. <연애남매>는 이러한 예측을 영리하게 이용하는 동시에, 의외의 방식으로 비틀며 다양한 재미와 설렘을 선사한다.
<연애남매>의 매력 포인트 중 먼저 추리극 요소를 살펴보자. <연애남매>의 출연자들은 누가 누구의 혈육인지 모른 채로 입주한다. 출연자들은 남매끼리도 천연덕스럽게 자기소개와 존댓말을 주고받으며 처음 만난 척한다. ‘누나’나 ‘오빠’라는 표현 대신 ‘혈육’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여 힌트를 지운다. 채널과 시청자는 누가 누구와 남매인지 추리한다. 출연자도 마찬가지다. 첫 번째 데이트는 ‘큐피드 데이트’로, 여성 출연자는 내가 데이트하고 싶은 남성의 혈육으로 ‘추정되는’ 여성에게 데이트 카드를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데이트 카드가 잘못 전달되기도 하고, 과정은 꼬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원하는 사람에게 전달되는 해프닝이 벌어진다.
정형화 된 남매의 이미지를 넘어, 존중하고 아끼는 관계성 보여줘다양한 가정사 보여주며 ‘4인 가족’이 정상이라는 시각 다시 생각
또한 나와 함께 출연하는 동성 출연자는 단순한 경쟁자가 아니라, 내가 관심 있는 사람의 혈육일 수도 있기에 상호존중과 호의를 기반으로 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이것이 <연애남매>의 두 번째 매력 포인트인, 인간의 입체성을 살펴볼 기회이다. 한 사람을 여러 관계 속에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좀 더 존중하게 되는 것이다. 데이팅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그 사람은 그때부터 ‘연애 시장의 매물’로서 평가받고 분석당한다.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다른 방면의 매력이나 특성은 고려되지 않는다. 작은 실수나 언행 하나도 그 사람의 전체인 양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연애남매>에는, 출연자의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으며 ‘연애 관계 이외의 모습’을 아는 또 다른 출연자가 있다. 그는 0표를 받은 혈육에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하고, 평소와 같거나 다른 모습에 애정 어린 코멘트를 한다. 즉 <연애남매>의 출연자는 데이팅 프로그램이라는 정글에서, 최소한 한 명의 든든한 지원군과 함께이다. 이것은 출연자의 정서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그 사람을 좀 더 자유롭게 하고, 시청자가 그를 여러모로 이해하는 경로를 제시한다.
그래서일까, <연애남매>에는 출연자의 어린 시절을 담은 다양한 시청각 자료가 등장한다. 사진이나 홈비디오를 통해 시청자는 자신의 가족 관계를 떠올리거나, 출연자의 성장 과정을 상상할 수 있다. 직업 공개 또한 출연자가 자신의 성장 과정을 담은 앨범을 공유한 뒤, 혈육이 써준 자기소개서를 읽는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나’도 몰랐던 나의 어떤 모습을, 삶의 많은 부분을 공유한 존재가 써준다. 가족의 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며 출연자들은 새삼스럽게 눈물짓기도 하고, 자신조차 몰랐던 자신의 과거와 상처를 대면한 후 눈물을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흘리기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연애남매> 출연자들의 가족 구성원 또한 다양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사실 <연애남매>를 둘러싼 반응에는, 이것이 기존의 가족 예능과 다를 바 없이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를 강화한다는 우려도 있었다. 데이팅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할 정도로 사이가 좋은 남매라면, 흔히 말하는 ‘화목한 (정상) 가족’일 확률이 높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초반에 있었던 부모님이 해준 음식으로 식사하기, 부모님과 전화하기 등의 미션은 가족 예능의 면모를 강화하는 요소이지만, 부모님의 존재를 당연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 출연자들의 가족 구성원은 한부모 가족이거나, 서로가 유일한 가족이라고 말하는 등 다양했다. 이러한 가족 구성이 의도적으로 섭외한 것은 아니었다는 이진주 PD의 말은 지배적인 가족상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소위 4인 가족을 표준으로 둔 ‘정상 가족’이 다수라고들 하지만 어쩌면 실제 비율은 이런 게 아닐까?
비슷한 맥락에서, <연애남매>는 지금껏 미디어나 밈에서 정형화된 남매의 이미지 또한 뒤흔들어 놓는다. 가족주의가 강한 한국 사회지만, (근친상간을 연상케 하는) 남매의 다정함은 언제나 정도를 지켜야 하는 경계의 대상이다 못해 ‘남보다 못한 사이가 정상’으로 통했다. 상대의 자연스러운 모습, 꾸미지 않은 모습을 알고 있기에 환상을 가질 수 없고, ‘환멸의 눈동자’로 볼 뿐이라는 믿음도 굳건하다. 그러나 <연애남매>에서 출연자들이 형성하는 관계는 매우 다양하다. 티격태격하는 출연자도 있고, 서로 애틋해하는 출연자도 있고, 출연자 중 내 혈육이 가장 예쁘다며 자랑스러워하는 출연자도 있다. 0표를 받았을 때는 안타까워하다가, 몰표를 받으면 또 저렇게까지 행복하길 바란 건 아니었는데라는 조나단의 코멘트처럼 어쩐지 ‘킹 받아’ 하기도 한다. 남매 관계의 묘사는 지나치게 낭만화되거나(아버지를 대리하는 오빠의 여동생에 대한 극성맞은 보호), 부정적인 모습으로만 그려지는 등 양극화되어 있었다.
<연애남매>에서는 통 볼 기회가 없었던 다정한 남매, 서로 존중하고 아끼는 관계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애정을 바탕으로 <연애남매>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 중 하나는 ‘내가 호감 가는’ 사람이 ‘내 혈육’과 연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누나와의 관계가 끈끈한 출연자 철현의 경우, 그의 가족 판타지는 미래의 아내보다 누나의 짝인 ‘매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통 행복한 가족을 갈망하는 남성 출연자의 욕망이 아내에 집중하는 것과 달라서 신선하다. 아예 ‘매형 헌터’라는 자막을 달고 다니는 철현은 새로운 여성 출연자가 등장했을 때도, 그와 자신의 연애 가능성보다 그의 존재가 자신의 누나가 형성하고 있는 러브 라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 궁금해한다. 프로그램의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이 엉뚱한 매력을 어느새 응원하게 된다. 그러니까 마라맛 도파민의 시대에 <연애남매>가 띄운 승부수는 의외로 맑고 따뜻한 순두부의 맛이며, 이 정공법은 제법 묵직하게 통하는 중이다.
그 외 출연자 개개인의 매력, 실제 남매인 조나단과 파트리샤를 포함한 패널의 케미, 출연자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제작진의 연출과 편집, 프로그램의 지향점과 일치하는 공간의 아늑함, 혈육이 받은 표를 다른 혈육에게 알리는 시스템 등 <연애남매>의 포인트는 다양하다. 가족과 연애라는 상충되는 두 요소를 훌륭하게 버무린 이 예능이 마지막까지 순항하기를 기대하며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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