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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아일릿’ 인기에 날아오르는 하이브 주가···단기 반등일까 반등의 시작일까

행복한 0 7 04.03 03:27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1일 오전 10시 서울 성수동의 한 스튜디오. 월요일 오전 시간에도 100m에 달하는 긴 줄이 늘어섰다. 히잡을 쓴 여성부터 캐리어를 끈 채 행렬에 합류한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의 대화들이 오갔다.
국적도, 언어도 모두 다른 이들이 모인 이유는 군 복무중인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제이홉의 첫 팝업스토어를 보기 위해서다. 오는 5일까지 운영되는 팝업은 지난 29일 발매된 제이홉의 스페셜 앨범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30분 뒤 입장 등록이 시작되자 오매불망 기다리던 팬들 얼굴에도 웃음꽃이 폈다. 미국 국적의 한나씨(27)는 새벽 5시부터 방문해 기다렸다며 제이홉의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분위기에 매료돼 7년동안 팬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초 바닥을 찍었던 BTS 소속사 하이브의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글로벌 팬덤에 힘입어 신규 런칭한 아티스트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뉴진스 등 주력 아티스트 컴백을 앞두고 있어서다. 다만 현재 상승세는 주가가 바닥을 찍은 여파라는 평가도 있는 만큼 주가 랠리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 주가(22만6500원)는 이날을 제외하고 지난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같은 기간 상승률은 19.3%로 최근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SM 등 타 엔터사보다도 높은 수치다. 외국인이 약 278억원, 기관은 약 761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하이브 주가가 오른 것은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통상 1분기는 연말 시상식 등을 마친 후 아티스트가 휴식기에 돌입해 실적이 좋지 않은데다, 아티스트의 앨범 판매량이 전작 대비 부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음반 판매량 집계사이트 한터차트에 따르면 올해 발매한 걸그룹 르세라핌의 앨범 ‘EASY’는 초동(음반 발매 후 7일간 음반 판매량)이 약 99만장으로 전작보다 21% 가량 줄었다. ‘큰 손’인 중국에서의 앨범 공동구매가 줄어든 여파다. 이로 인해 성장률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달 7일 하이브 주가는 18만5900원(종가 기준)으로 연초 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데뷔한 신규 걸그룹 아일릿(ILLIT)이 초동 약 38만장으로 역대 걸그룹 데뷔 최고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흥행하면서 향후 전망에도 초록불이 켜졌다. 세븐틴, 뉴진스 등 주력 아티스트 컴백도 호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일릿 같은 신규 IP도 실적이 글로벌하게 잘 나오고 있다며 플랫폼 위버스 등도 공식적으로 수익화한다고 밝힌 것이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력 아티스트들이 2분기에 컴백하고 뉴진스는 일본 도쿄돔에서 전례가 없는 10만명 규모로 두 차례 팬미팅을 하는데, 그런 수익들도 기대감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봤다.
하이브의 실적 개선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BTS 등으로 하이브의 글로벌 팬덤이 견고한 가운데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 르세라핌 등 소속 가수의 음원 수익 상승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는 6월 군 복무중인 진을 시작으로 BTS 멤버들이 전역을 앞두고 있어 내년 BTS 완전체 활동이 재개된다는 기대감도 크다.
다만 지난해 실적에는 미치지 못하는 만큼 주가 상승 추이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2분기에만 앨범을 1400만장 넘게 파는 등 실적이 너무 좋아 베이스 부담이 만만치 않다. 기술적 반등일 수 있다고 말했다.
4·10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28일 개막됐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출발한 여야는 각각 ‘심판론’을 호소하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재명)·조(국) 심판’을 앞세워 ‘거야 심판론’을 지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범죄자 세력이 선량한 시민들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이·조 심판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에서 출정식을 갖고 ‘정권 심판론’을 외쳤다.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2년 만에 퇴행시킨 장본인이라며 윤석열 정권 심판은 대한민국 정상화와 민생 재건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심판론 대결은 이번 총선의 특징과 무관치 않다. 산업화·민주화 이후 대전환의 시기에 치러지는 선거임에도 정치권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 실제 22대 총선은 무쟁점·혐오 선거, 대선 연장전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비전과 희망보다 심판론이 여야의 유일한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권 3년 차 선거는 회고적 투표 경향이 강하다. 정권 중간평가로 치러질 수밖에 없고, 결과의 책임을 따진다 해도 야당에 견줘 대통령·여당이 짊어져야 할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정권 심판 민심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4·10 총선 성격을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정부 견제론이 51%로 정부 지원론(36%)을 앞섰다. 민주당의 공천 파동으로 압승을 예상하던 국민의힘이 고전하게 된 요인은 중도층 이탈 때문으로 보인다. 중도층에서 정권 심판(58%) 응답은 전체 평균보다 7%포인트 높았다. 근본 원인은 윤석열 정권실정 탓이다. 채모 상병 사건 수사 외압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875원’ 대파 논란이 대표적이다. 의·정 갈등 이슈도 증원 규모에 집착하는 윤 대통령의 불통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도 여권은 이념전을 불사하며 민심을 거스르고 있다.
‘반윤석열’만 외치고 있는 민주당도 정부 실정에 맞서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혹독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민생 의제를 주도하고, 남북관계 해법을 제시하고, 기후위기·저출생 문제 등 미래가치의 엄중함을 인식하는 건 국회 다수당의 책임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윤 대통령만 물러나면 새 세상이 열린다고 확신하듯 ‘200석’ ‘승기를 잡았다’며 오만한 모습이다. 명백한 오판이다. 국민의힘을 심판하고 싶은데 그렇다고 민주당에도 마음을 열지 못하는 민심은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조국혁신당 상승세만 봐도 드러난다.
이처럼 여야는 서로를 겨누는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주권자는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심판 이후의 세상을 내다봐야 한다. 주권자인 나를 대신할 정치적 대표를 뽑는 무대가 국회의원 선거이고, 선거 결과가 나의 삶과 고단한 우리의 현실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거부한 노동자(노란봉투법), 농민(양곡관리법)들은 벼랑 끝으로 몰린 지 오래고, 여성·청년들은 윤석열 정부에서 ‘지워진’ 시민이 됐다. 민주주의와 공정은 중우정치 회오리에 쓸려 남루한 깃발만 남았다. 주권자인 우리가 바로 세워야 한다. 아무리 모순이 무르익어도 미래를 이끌어갈 비전이 없으면 주권자는 선택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야 할 때다. 남은 13일, 온전히 주권자의 시간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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