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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이희경의 한뼘 양생]아들 돌봄 시대가 오고 있다

행복한 0 6 04.03 13:12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노인은 병원 순례가 일상인지라 나 역시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가는 일이 점점 잦아진다. 그때마다 다른 보호자들을 관찰하게 되는데, 좀 티격태격한다 싶으면 영락없이 우리처럼 모녀지간이다. 상대적으로 며느리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반면에 병원 수발을 하는 아들은 많아졌다. 어머니 휠체어를 밀고 와서 접수하는 젊은 아들, 초고령의 아버지를 부축하며 천천히 걸어가는 고령의 아들도 보인다. 일본은 이미 가족 내 돌봄의 3분의 1을 남성이 담당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남성 돌봄에 대한 공식 통계가 없지만 내 주변엔 이런 사례가 적지 않다. 우선 60대 은퇴자인 지인은 은퇴와 동시에 파킨슨병에 걸린 장모를 아내와 함께 집에서 돌본다. 흔히 ADL(Activities of Daily Livig)이라고 부르는 식사, 보행, 용변, 목욕 등의 일상 돌봄은 아내가 맡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깜빡깜빡 인지가 저하되는 장모님의 말벗을 해드리고, 화초를 함께 가꾸는 등의 정서적 지원은 자기 몫이라 여긴다. 물론 기꺼이 수행하지만 그렇다고 은퇴 이후 꿈꿨던 제2의 인생이 미뤄지고 있는 것에 대한 답답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50대 직장인인 다른 지인 역시 2년간 어머니를 돌봤다. 이웃에 살던 어머니의 치매가 심해지면서 낮에는 다행히 주간보호센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밤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매일 어머니 집으로 퇴근해서 어머니를 씻기는 등의 ADL 돌봄을 수행했다. 그런 자신에 대해 아내와 자녀들은 불만이 없었고, 멀리서 사는 여동생도 종종 부모 돌봄을 분담했지만, 고립되었다는 느낌, 자기 일상이 사라진 것에 대한 괴로움은 컸다.
40대 프리랜서인 후배는 외동아들이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부터 어머니의 주 부양자가 되었고, 결혼해서 분가한 이후에도 집수리, 보험업무 등 본가의 대소사를 맡아서 했다. 그러다 어머니의 낙상과 골절, 입원 이후에는 간병까지 떠맡게 된다. 이성(異性) 어머니의 기저귀를 갈고 용변 뒤처리를 하는 일은 쉽게 익숙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당황했고, 간병인을 구한 이후에는 엄청난 간병비 때문에 난감했다. 그는 장차 어머니가 더 늙고 병들면 어떻게 될지 몹시 두렵다.
물론 며느리 돌봄 시대를 물려받은 것은 딸들이다. 2020년 통계에 따르면 딸의 돌봄은 18.8%로 며느리의 돌봄 10.7%를 훨씬 상회한다. 나 같은 K장녀의 독박 돌봄 이야기들이 차고 넘친다는 뜻이다. 그리고 아내가 집안일을 하지 않는다면 아들의 간병은 성립하지 않는다(히라야마 료, <아들이 부모를 간병한다는 것>)는 말처럼, 남성 돌봄 이면에는 여전히 여성의 그림자 노동이 숨어 있다. 돌봄의 젠더불평등은 여전하다.
요가하는 마음
어느 날 밀양, 그리고 잔소리와 밥
1월9일 이태원 특별법이 통과될까
하지만 우리가 아들 돌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첫째, 이런 저출생·고령화·비혼 시대에 그것의 확대가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며,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전통적인 남성 역할에 대한 사회적 압력 때문에 공론장에서 논의되기 쉽지 않아서이다. 일본의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는 남성의 돌봄은 그들이 자신의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고, 타인에게 도움을 구하지 않으며 타인의 개입을 꺼린다는 점에서 블랙홀 같다고 한다.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다행히 이런 일을 먼저 겪은 일본에서는 다양한 대안이 나오고 있다. 2009년에는 ‘남성 돌봄 전국네트워크’가 만들어졌고, 2014년에는 한 치과의사가 ‘남성 돌봄교실’을 열었다. 그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더니 머리가 허옇게 센 중년 남성들이 진지하게 음식 먹이는 법, 기저귀를 가는 법, 자세 바꿔주는 법, 양치시키는 법 등을 실습하고 있었다.
우리도 남성 돌봄 시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아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 남성 돌봄의 이야기는 며느리의 돌봄, 딸의 돌봄, 영케어러의 돌봄과 겹치면서도 또 다를 것이다. 그 이야기를 잘 듣고, 공감하고, 배우고, 질문하면서 우리 사회의 돌봄 과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돌봄 사회는 남녀 모두 ‘보편적 돌봄 제공자’(낸시 프레이저)가 돼야만 우리 곁으로 다가올 미래다.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내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규모와 관련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시간과 고민을 통해서 납득할 수 있는 예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효율이 있는 부분에서는 예산을 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정부는 올해 R&D 예산을 대폭 삭감해 과학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 구체적인 내년 R&D 예산 규모는 올해 6월쯤 열리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류 본부장은 29일 서울 종로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정부 R&D 투자 방향에 대해 현재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과학기술혁신본부는 과기정통부에 소속된 조직으로, 국가 R&D의 심의·조정을 맡는다.
올해 정부 R&D 예산은 26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31조1000억원보다 14.7%(4조6000억원) 줄었다. 다만 정부는 기존 R&D 사업 일부가 일반 재정사업으로 넘어가면서 실제 감축 규모는 이보다 적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정부 R&D 예산이 줄어든 것 자체가 199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정부 R&D 규모가 줄어들자 과학계에서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정부출연연구기관 구성원 등을 중심으로 한 연대 조직이 구성돼 정치권 등에 적극적으로 삭감 반대 뜻을 전했다. 지난달 카이스트(KAIST) 졸업식에서는 R&D 예산 삭감을 항의하던 졸업생이 대통령실 경호처 경호원들에 의해 졸업식장 밖으로 끌려 나가는 일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내년 R&D 예산 규모를 늘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6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확정해 R&D 예산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예산안 편성지침은 구체적인 수치를 담지는 않지만, 각 부처가 내년 예산안 편성 때 준수해야 하는 가이드라인이다.
류 본부장은 아직까지 (R&D 예산) 규모 자체에 대해서는 숫자를 통해 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학계와 각 부처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1년에 한 번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가재정전략회의를 하는데 이 회의를 전후해 예산 증액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고민의 산물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재정전략회의는 6월에 개최됐다.
류 본부장은 내년 R&D 예산에서 추가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비효율이 있는 부분에서는 예산을 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전체 R&D 예산 규모는 확대되지만, 각 기관이나 과제별로 온도차가 있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내 1호 ‘상생형 지역 일자리’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경영을 책임지는 자리가 모두 현대차그룹과 광주은행 전직 임원들로 채워지고 있다. 노사상생 등을 내세우며 설립됐던 GGM에서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경영에서 배제되는 상황이다.
2일 광주광역시 등에 따르면 GGM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사 3명을 모두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기업의 전직 임원들이 차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형 SUV인 ‘캐스퍼’를 위탁받아 생산하는 GGM은 노·사·민·정 합의를 통한 사회통합형 일자리로 2019년 9월 출범했다.
1대 주주는 광주시다. 광주시는 출연기관인 광주그린카진흥원을 통해 GGM의 자본금 2300억원 중 21%인 483억원을 간접 출자했다. 437억원(19%)을 투자한 현대차는 2대 주주, 260억원(11%)을 투자한 광주은행은 3대 주주다.
이 공장은 적정임금과 적정노동시간, 원하청 상생, 노사책임경영 등 4대 의제를 원칙으로 설립됐다. 노동자들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존 자동차공장 노동자의 절반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 수직적 원하청 관계를 개선하고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경영도 시도한다.
하지만 이같은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공장을 운영해야 할 경영진은 모두 현대차와 광주은행 출신이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윤몽현 GGM 대표이사는 현대차그룹 출신이다. 현대차에서 경영전략 실장과 기획실장 등을 거쳤다. 현대차 터키법인과 중국법인 총괄경영자를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달 3월 취임한 김대식 부사장도 현대차그룹 임원 출신이다. 그는 현대차그룹 전략조정실장 부장, 기획조정실 상무를 지낸 데 이어 기아차 슬로바키아 법인장, 기아차 기업전략실장 등을 지냈다. 같은 달 취임한 염규성 비상무이사는 광주은행에서 부행장을 지냈다.
GGM 정관을 보면 내부 임원은 노사 균형을 맞추게 돼 있다. 광주그린카진흥원이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이사 3명 중 2명(대표이사·부사장), 광주은행이 1명(비상무이사)을 지명한다. 현대차 출신으로 이사 2명을 지명한 광주그린카진흥원의 원장 역시 현대차 부사장 출신이다.
GGM이 현대차의 하청업체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노동계와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는 GGM이 추구했던 상생일자리의 가치가 빠르게 퇴보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GGM 설립 당시 노동계 대표로 참여하기도 했던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은 GGM이 현대차 하청이란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은 광주시가 지난해 ‘책임 경영’을 강조하며 노동계의 목소리를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배척한 결과라고 말했다.
오주섭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GGM은 상생이 기본 정신인데 노동·시민사회 임원 한 명이 없다는 것은 일반 자동차 공장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그린카진흥원은 대표이사는 자동차 전문가로서 풍부한 현장 경험 등이 높게 평가돼 임원 추천위원회를 거친 뒤 주주총회에서도 최종 선임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표이사를 반드시 시민사회나 노동계 인사로 해야 한다는 내용은 정관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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