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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바람개비에 실은 추모…세월호 추모관에 모인 학생들

행복한 0 9 04.04 09:57
노란 바람개비를 든 학생들이 지난달 30일 인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앞을 웃음으로 수놓았다. 세월호 참사 발생일인 4월16일을 뜻하는 바람개비 416개를 추모관 주변에 설치하려 모인 이들이었다.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는 단원고 학생이 아닌 일반인 희생자 42명과 구조 작업 중 사망한 민간 잠수사 2명이 봉안돼 있다. 추모관 측은 시민들과 함께 바람개비를 심는 ‘노랑드레 언덕’ 행사를 2021년부터 진행해 왔다. 전태호 세월호일반인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은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 참사와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학생 20여명은 재잘대다가 오후 2시 행사가 시작되자 침묵으로 추모의 뜻을 표시했다. 단원고 희생자 고 김빛나라양의 어머니 김정화씨(0416단원고가족협의회 위원장)는 연단에서 4월이 되면 마음이 힘들고, 노란색만 봐도 힘들어서 사실 오고 싶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10년 전에 갓난아이였을 어린 친구들이 와있는 걸 보니 그 마음이 부끄러워졌다고 했다. 그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바라보며 세월호 참사는 불법증축 등 어른들의 욕심으로 일어난 참사라며 10년, 20년이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지나 여기 있는 친구들이 이 세상을 바꿔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과 자원봉사자 40여명은 언덕 곳곳에 심은 막대에 바람개비를 설치했다. 10년 전 일어난 세월호 참사를 새롭게 알게 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조현규군(11)은 (김정화) 어머니가 말씀하시는 걸 들으면서 우리 엄마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바람개비를 꽂으며 슬펐다고 했다. 강시윤양(14)은 직접 겪은 일이 아니라 먼일로 느꼈는데 얼마나 슬픈 사건인지 알게 됐다며 다시는 비슷한 일이 있으면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세월호에 대해선 잘 몰랐지만 이들은 참사 이후 달라진 생명·안전 교육을 받고 자랐다. 학교에서 배운 ‘생존수영’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시작됐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학생도 있었다. 유연정양(14)은 단체로 손잡고 누워서 물에 뜨는 방법을 수영장에 가서 배웠다며 이전에는 없었던 줄 몰랐다고 했다. 조군은 2014년 이전 학교에서 생존수영을 따로 가르치지 않았다는 말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조완열 경기해양안전체험관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해양 안전교육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해양수산부에서 안산 대부도에 체험관을 만들었다. 작년에는 6만8000명이 교육을 받았다며 안전은 몸에 배야 하는 것이니 기회가 될 때 체험관에 꼭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민과 학생들의 추모를 담은 바람개비 416개는 1시간여 만에 모두 설치됐다. 이 바람개비들은 오는 5월까지 추모관 앞을 지키다 해양안전체험관 등으로 이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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