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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도서’는 ‘유해 도서’, 학교 도서관에서 없애라고요?[플랫]

행복한 0 11 04.04 13:50
스파이더맨을 유난히 좋아하는 소녀 클로에는 초등학교 입학 첫날 스파이더맨 가방을 메고 등교했다. 어느 날은 배트맨 티셔츠를 입었다. 친구들은 인상을 찌푸리고, 남자애 같다며 놀렸다. 클로에의 부모는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가지고 놀고, 우리가 입고 싶은 옷을 입어야 한다고 알려준다. 클로에가 나는 사랑, 행복, 평온이 있는 삶을 원해요라고 말하는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장면으로 책은 끝난다.
2011년 독일 아동청소년 문학상을 받은 이 책은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알려준다.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뿐 아니라 친구, 반려동물도 ‘제2의 가족’으로 부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족 간 갈등과 관계 회복이 자연스러운 일이며, 가족 내에서도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최근 일부 보수단체와 학부모 단체로부터 ‘유해도서’로 분류된 책의 내용 중 일부다. 경기도교육청에는 해당 도서들을 학교 도서관에서 없애달라는 민원도 접수됐다. 성인 영역에 속하는 내용을 품고 있는 도서들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지난해 이들 보수단체와 학부모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도서 목록만 140권이 넘는다. 경기도교육청은 관내 학교에 관련 도서에 대한 조치 사항을 제출하고 요구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도서 검열이자 학교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9일 관내 교육지원청으로부터 일선 학교의 ‘성교육 도서 처리 결과 도서목록’을 수합했다.
지난해부터 경기 지역에서는 일부 보수단체와 학부모단체로부터 문제가 되는 성교육 도서를 폐기해야 한다는 민원이 빗발쳤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11월 관내 초등학교에 부적절한 논란 내용이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포함된 도서에 대해 교육목적에 적합하도록 조치하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지난달에는 ‘성교육 도서들의 처리 결과’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다른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기자가 입수한 서울시내 학교 업무메일을 보면, 강남교육지원청은 해당 학교에 유해논란도서 4종에 대한 조치 사항을 작성해 업무메일로 답장하라고 했다. 이어 심의에 시간이 오래 걸리니 비치 중인 도서관에서는 검색 불가로 처리해 검색, 대출이 다 불가능하도록 처리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일부 서울시의원들은 학교 도서관에 성 관련 유해도서들이 비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6일 시의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시교육청 업무보고에서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김혜영 국민의힘 시의원이 유해도서 조치 상황에 대해 묻자 3월 개학 후 학교도서관운영위를 개최해 빠르게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거제시도 최근 공공도서관의 성 관련 도서 80권을 간행물윤리위원회와 청소년보호위원회에 유해도서 심의를 요청했다. 지난해 충남 지역 공공도서관에서도 일부 도서가 열람 제한 조치를 당했다.
#128204;[플랫]성교육·성평등 어린이책 빼라 도넘은 ‘도서검열’ 민원
일부 성교육 도서가 유해도서라고 주장하는 측은 ‘선정성’과 ‘동성애 조장’이 문제가 된다고 본다. 지난해 10월 시민단체 ‘보건학문&인권연구소’가 일선 초등학교에 보낸 문서를 보면, 이 단체는 ‘동성애’ ‘가정붕괴의 원인이 되고 있음’ 등을 유해도서 지정 사유로 밝혔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는 해당 도서들이 학교 도서관에서 배제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이덕주 한국학교도서관협의회 대표는 서울시의회에서 문제 제기했던 책들을 검토하기 위해 (협의회가) 다양한 위원들을 위촉해서 검토했으나 금지할 만한 책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지도가 같이 필요한 정도의 책이라는 정도의 의견만 있었다며 도서관에 대한 간섭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소속 김미리 의원이 ‘학교도서관 내 도서 선정 기준 및 내용 관련 정담회’를 열어 유해논란도서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결과 용어해설이 구체적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가르친다 당당한 나다움을 알 수 있다 등의 의견들이 모였다.
김 의원은 이미 출간되기까지 검수를 받은 책들이고, 일부 단체가 문제라고 지적하는 그림들도 책을 보면 문제가 없는 내용들인데 (교육청이) 뜬금없이 폐기 목록을 왜 받나라고 말했다.
일선 교육청은 논란 도서들의 폐기를 강요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해당 도서들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를 보려고 하는 것이라며 교육청에 폐기 여부를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결정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도 점검 차원이고, 문제 제기된 4권에 대해서는 현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해 안내가 간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성평등 도서 검열에 대한 압박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19일 고양여성민우회 등 305개 시민사회단체 성명을 내고 성교육 도서 폐기 목록을 보고하라는 것은 성교육 도서 검열이라며 도서 목록 제출 통보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신웅식 경기 지역 교사는 학교 안에서 여러 가치가 존중돼야 하는데 학생들의 도서가 폐기될 때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었다며 어떤 생각이나 주장을 누군가의 말에 따라 교육청이 방관한 것이고, 특정 생각이나 사상의 자유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기 지역 사서교사도 학교 구성원들과 논의한 책들에 대해 외부에서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이 받아들여진다는 게 황당하다고 말했다.
▼ 김나연 기자 nyc@khan.kr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의 ‘편법 대출 의혹’과 관련해 대출을 실행한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측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정학 수성새마을금고 이사장은 1일 전화통화에서 정상적으로 대출이 이뤄졌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며 그 이외의 것은 나중에 말하겠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3년 전의 일이라 정확하게 다 알지는 못하지만 담보에 따라 (양 후보에 대한) 대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건 분명하다며 중앙회의 현장검사가 끝나고 나면 홍보팀에서 결과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검사팀은 이날 오전 8시 20분쯤부터 수성새마을금고에서 관련 검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사팀은 검사에 나서며 어떤 서류들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것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대출 과정 전반을 살펴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사가 시작된 후 이곳에는 취재진의 출입이 통제되고 고객들의 입장만 허용되고 있다.
앞서 양 후보는 2020년 8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137㎡(약 41평) 아파트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매수금 31억2000만원 중 11억원을 대학생인 딸 명의의 대출로 충당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수성새마을금고는 양 후보의 자녀에게 사업자 대출 명목으로 2021년 4월 11억원의 대출을 내준 것으로 파악됐다.
수성새마을금고는 앞서 언론에 양 후보의 자녀가 ‘통신 판매업’ 사업자에 등록했으며 대출에 문제는 없었다고 밝힌 상태다. 또한 그가 구입한 서초구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내줬고, 양 후보의 자녀는 사업자 관련 증빙 서류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현장검사에 대해 새마을금고 중앙회 관계자는 수성새마을금고 측이 대출 관련 서류가 적정하게 징구됐다고 보고를 해서 현장에서는 제출 서류의 적정성, 모집 과정에서의 하자 여부, 사후 관리 등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라며 현장 검사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새마을금고를 대상으로 사업자 대출 실태를 전수조사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중앙회 측은 새마을금고 소관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중앙회 차원에서는 별도 계획이 없고 금융당국의 요청이 오면 진행될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요청은 아직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의 차량을 오폭해 7명이 사망한 사건의 후폭풍이 거세다. WCK를 포함한 상당수 구호단체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활동을 중단했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약속했으나 벌써부터 조사 결과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AP통신은 2일(현지시간) WCK에 이어 협력 기관인 ‘아네라’도 가자지구 구호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WCK는 전날 이스라엘군의 오폭으로 활동가 6명과 팔레스타인인 운전사 등 7명이 사망하자 구호 활동을 중단했다.
아네라는 지난해 10월7일 전쟁 발발 후 가자지구에서 하루 평균 약 15만끼의 음식을 제공해왔다. 스티브 페이크 아네라 홍보담당관은 WCK 차량에 대한 노골적인 공습으로 직원들이 공격 대상이 됐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우리 직원의 안전이 확보돼야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호단체들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과거 어느 분쟁보다 활동을 펼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호소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국제개발처 지원으로 운영되는 ‘구호단체 보안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인용해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구호 활동가는 203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유엔도 지난달 20일 기준으로 196명의 활동가가 숨졌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른 전쟁과 비교해 구호 활동가가 사망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가자지구 인구 밀도가 다른 분쟁 지역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데다 특히 인도주의 활동을 위한 안전한 공간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이스라엘 야전 지휘관들이 병력 통솔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오폭의 원인이 기강 해이에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 같은 구호단체들의 활동 중단 피해가 고스란히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미친다는 점이다. AP통신은 가자지구 기아 위기가 악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미 유엔 등은 가자지구 인구 230만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최고 단계의 식량 위기에 처해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유족들과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판하며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사망한 호주 국적 활동가 조미 프랭크컴 가족들은 가디언에 그는 다른 이들을 돕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빈 친절하고 이타적인 사람이었다며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조사는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고 책임자는 가려내 처벌해야 한다며 결과는 반드시 공개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국민 3명이 사망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조속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은 실수일 뿐 고의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매우 복잡한 상황에서 중대한 실수가 있었다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군 내부에 독립된 조사 기구를 만들어 수일 내에 최종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나 신뢰성이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자지라는 목격자 증언, 현장 이미지 등을 토대로 분석해보면 이스라엘군이 의도적으로 WCK 차량을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YT는 이스라엘은 비슷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자체 조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아무도 기소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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