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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포장재로 가방으로…친환경 럭셔리 아이템의 재발견, 보자기

행복한 0 33 04.08 03:00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보자기 아티스트인 이윤영 한국보자기아트협회 회장이 어깨에 멘 청록색 숄더백은 조금 전만 해도 평범한 보자기였다. 110×100㎝ 크기의 보자기가 어엿한 가방이 되는 데에는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두 가지 다른 색의 천을 앞뒤로 붙여 만든 겹보자기의 양 모서리를 세줄땋기 매듭으로 땋아 어깨끈을 만들어 한결 멋스럽다. 토트백처럼 팔에 슬쩍 걸쳐도 된다. 흰색 티셔츠와 청바지 같은 캐주얼한 차림에도 잘 어울리지만, 재킷과 바지의 정장 차림과도 궁합이 좋다. 겨울에는 도톰한 양단이나 비단 소재의 보자기가, 여름에는 시원한 노방 소재 보자기가 제격이지만 요즘 세대는 굳이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일회용 비닐봉지를 쓰지 않기 위해 또는 가죽가방이 무거워서, 천 소재의 에코백을 애용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에코’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천 가방이 넘쳐나는 데 대한 우려도 있다. 그렇다면 휴대가 간편한 것은 기본이고 포장재로, 가방으로, 생활용품으로, 말 그대로 휘뚜루마뚜루 쓰기 좋은 ‘친환경 럭셔리 아이템’인 우리의 보자기를 주목해보자.
최근 보자기에 관심을 갖는 2030세대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복을 싸서 선물하다 본연의 것(허물)을 감싸주다는 뜻을 품은 보자기 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고자 2017년 설립된 보자기협회에 찾아온 변화다. 이 회장은 보자기의 실용적이고 친환경적인 점에 젊은 세대가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협회에서 제작한 화보집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보자기의 ‘인스타그래머블’한 면모를 어필한 것도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꼽는 보자기의 매력은 매듭을 짓기 전에는 평면이지만, 입체적인 아름다움으로 승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혼인 전날 밤 보자기로 곱게 싼 함을 지고 신붓집을 찾은 함진아비가 벌이는 실랑이나 보따리를 이고 가는 어머니의 모습이 홈드라마에서조차 사라진 요즘, 보자기 본연의 아름다움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굴비나 한과를 싸는 황금빛 포장용품으로 명맥을 이어오던 보자기는 최근 몇년 새 상견례나 돌잔치 답례품 같은 귀한 선물을 싸는 ‘명품’ 포장재로 생명력을 더하고 있다.
글로벌 패션브랜드 구찌는 몇년 전부터 특별한 고객에게 보내는 포장을 전문 보자기 아티스트에게 의뢰하고 있다. 이 회장은 보자기의 재질이나 매듭에 대해 구체적으로 의논할 정도로 (구찌 측의) 보자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전했다. 2022년 해외에 우리 전통문화상품을 선보이는 콘셉트로 방송된 <도포자락 휘날리며>에서도 보자기를 이용한 ‘K포장법’이 유럽인의 주목을 받았다. 출연자 주우재, 황대헌, 노상현은 촬영에 앞서 이 회장으로부터 보자기 포장법을 배웠다.
보자기협회 연구팀에서 정리·개발한 매듭법만 80여가지에 이른다. 불과 4번의 매듭으로 물건을 담을 때는 입구를 넓히고 다시 오므릴 수 있는 복주머니 형태의 보자기 가방도 만들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보자기 아트 원데이클래스를 찾는데 특히 외국인들은 와인병 포장에 큰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어떤 형태의 물건이라도 폭 감쌀 수 있는 만능 포용력도 보자기의 묘미다.
2020년 영국 해리 왕자 부인 메건 마클이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마치 작은 보따리를 연상시키는 레지나표의 클러치백을 들어 눈길을 끌었다. 보자기를 모티브로 제작한 리본 매듭 장식의 백은 영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출신 표지영 디자이너의 손에서 탄생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몇년 전만 해도 웹사이트에 ‘bojagi’를 검색하면 일본의 보자기를 일컫는 후로시키로 검색하라는 알림이 떴다. 지금은 아마존에서도 다양한 보자기 제품과 장식용 노리개 등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 보자기에 대한 인식이 확장됐다.
평소에는 착착 접어서 가지고 다니다, 필요할 때 가방으로 휙 바꿀 수 있어 젊은 층에서는 ‘힙’한 아이템으로 통하는 보자기. 혹 손매듭으로 만든 가방이라 끈이 쉽게 풀리지는 않을까? 이 회장은 특수 매듭이 아니더라도 두 번 매듭을 지은 끈은 잘 풀리지 않는다며 무게가 더해질수록 아래에서 끌어주는 힘이 생겨 매듭이 단단해진다고 설명한다. 미끄러운 재질이 염려된다면 광택이 적고 까슬까슬한 노방 소재를 사용하기를 권했다.
선물 포장으로 받은 보자기가 집에 있다면 좋겠지만, 혹 없다면 55×55㎝나 70×70㎝ 크기의 보자기를 하나 마련해두면 두루 활용하기 좋다. 작은 가방을 만들거나 앞치마로 쓸 수도 있다. 사각곽휴지의 커버, 테이블보나 걸개, 꽃병이나 화분 커버 등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유용하다.
값싼 단색 폴리에스테르 일색이던 보자기 업계에도 차별화된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앞·뒷면 색상이 각각인 화려한 실크 겹보자기, 구름이나 와당 같은 전통 문양이 있거나 자수가 놓인 제품은 소장 가치도 높다. 보자기협회에서 단청 무늬를 넣은 보자기를 제작하는 등 예술성을 높인 제품을 창작하고 있다. 미니 사이즈의 용돈 보자기나 모서리에 똑딱이 단추를 달아 편의성을 더한 보자기 등 아이디어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의 색이 담긴 용품을 제작하는 호호당은 폐플라스틱 원사로 제직한 에코 양단에 반구대 암각화 속 고래와 바다거북을 새긴 보자기 가방을 판매하며 버려지지 않는 포장재의 위엄을 강조하고 있다.
보자기는 동대문종합상가의 한복 원단 판매 업체나 광장시장, 꽃시장,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겹보자기의 경우 1만원에서 1만5000원 선이다. 과거에는 고급스러운 느낌의 양단을 선호했으나, 젊은 세대는 파스텔톤 등 색상이 다양하고 가벼운 노방 소재를 많이 찾는다. 비단은 드라이클리닝이 필요하지만, 합성섬유 함유 제품은 물빨래를 한 뒤 비틀어 짜지 않고 그대로 널어 말리면 될 정도로 관리가 수월하다.
■양단홑보자기(70×70㎝)로 만드는 보자기 아트 실전
●삼각가방
보자기의 안쪽 면이 겉으로 오도록 대각선 모서리가 맞닿게 삼각으로 접어준다. 대칭하는 양쪽 끝을 각각 제자리에서 돌리는 매듭으로 묶어준다. 이때 양쪽 매듭의 위치는 같아야 한다. 그대로 뒤집은 뒤 매듭짓지 않은 남은 두 귀(모서리)를 모아 두 번의 리본 매듭으로 묶으면 가방끈이 완성된다. 내부의 바닥 부분과 측면의 주름을 어떻게 만져주느냐에 따라 가방의 느낌이 달라진다. 수납력이 좋은 것이 장점이며, 꽃바구니로 활용하거나 화분 포장용으로도 쓸 수 있다.
●앞치마
보자기 한쪽 외변과 긴 리본끈을 나란히 놓은 뒤 보자기로 감싸 두세 번 접어준다. 접은 상태에서 그대로 허리를 감싸고 매듭을 지으면 앞치마가 된다. 박음질이 필요 없어서 앞치마가 없을 때 급조하기도 좋다. 색동끈으로 매듭을 지으면 한결 전통의 아름다움을 더할 수 있다.
대파가 안 된다면,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명품백은? 일본산 샴푸나 초밥을 들고 투표소에 들어갈 수 있나?
4·10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어떤 물건을 갖고 투표소에 들어가도 되는지’를 놓고 다투고 있다. 모두 상대 정당의 약점·의혹을 꼬집는 상징적인 물건들이다. 특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사전투표소내 대파 반입을 제한하면서 정치권의 입씨름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7일 인천 계양 유세에서 세계에서 인정받는 모범적 민주국가였는데 ‘입틀막’ ‘칼틀막’, 이제는 투표소에 파를 들고 가지 말라는 해괴한 ‘파틀막’까지 국민 자유와 인권이 현저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전날 서울 성동구 유세에서도 왜 대파를 가지고 투표소에 가면 안 되는지, 대파 갖고 테러라도 한다는 것인가라고 ‘대파 반입 제한’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는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언급,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졸업생이 강제로 퇴장당한 사례에 이어 선관위가 사전투표 투표소에 대파 반입을 제한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유세에서 지지자가 대파를 붙인 오토바이 헬멧을 건네주자 이를 써보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특별 할인행사 중인 대파를 두고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일반적인 대파의 시중 가격은 한 단에 4000원 안팎을 넘나들고 있어 야권에서는 대파를 현 정부의 경제 실정을 공격하는 소재로 삼고 있다.
급기야 선관위는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5일 투표소 밖 적당한 장소에 대파를 보관한 뒤 투표소에 출입하도록 안내하라고 전국 투표소에 공지했다. 대파를 ‘정치적 표현물’로 보고, 다른 유권자에게 심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투표 질서 유지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김건희 여사 수수 의혹이 있는)‘디올백’도 못 들어오게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언급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저는 그냥 대파가 아닙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대파 팻말을 들고 유세를 진행했다.
주말간 야권 인사들은 마음 속에 대파를 품었다(조국 대표) 대파로 대파하자(정청래 민주당 후보) 대파 금지령이 통하겠느냐(민형배 민주당 후보)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일부 야권 지지자들도 실물 대파·명품백 대신 대파 인형이나 ‘디올’이라고 손으로 쓴 쇼핑백을 사전투표소에 가져가 인증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국민의힘도 맞대응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부산 북구 유세에서 이런 식이라면 일제 샴푸, 위조된 표창장, 법인카드, 여배우 사진을 들고 가도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일제 샴푸는 이재명 대표가 즐겨 쓰는 일본산 샴푸를 사러 경기도청 공무원을 심부름 보냈다는 의혹을, 여배우는 이 대표의 김부선 스캔들을, 위조 표창장은 조국 대표의 자녀 입시비리 혐의를 각각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선관위에 일제 샴푸, 초밥 도시락, 법인카드, 형수 욕설 녹음기, 위조된 표창장 등을 지참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묻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투표소 내 정치 행위를 금지한 선관위의 조치마저 네거티브 소재로 삼는 민주당을 규탄하는 한편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의 질의에 대한 선관위의 신속한 답변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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