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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와 세상]만약 당신이 떠나신다면

행복한 0 1 04.23 15:14
봄꽃이 질 때 사람들은 허무에 빠진다. 내리는 봄비에 속절없이 진 꽃잎들이 아스팔트를 수놓으면 왠지 마음이 스산해진다. 꽃이 피고 지는 일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기에 가지 말라고 붙들 수도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붙잡고 애원하는 노래 중에서 ‘이프 유 고 어웨이’(If You Go Away)만 한 노래가 있을까.
당신이 이 여름날 떠나신다면/ 태양을 가져가신 거나 마찬가지죠/ 여름 하늘 날던 새들이랑 함께요/ 우리 사랑이 새롭고 가슴이 뜨거웠을 때/ 우리가 젊었고 밤도 길었을 때/ 밤에 우는 새를 위해 달은 내내 밝았지요/ 만약 당신이 가시겠다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가수가 리메이크한 팝송은 비틀스의 ‘예스터데이’다. ‘이프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유 고 어웨이’ 역시 이름 있는 가수들이 앞다퉈 다시 불렀다. 노래마다 가수들의 개성이 빛나면서 서로 다른 느낌으로 들린다. 원곡은 ‘느 므 키트 파’(Ne Me Ouitte Pas, 날 떠나지 말아요)다. 1959년에 벨기에 출신 싱어송라이터 자크 브렐이 샹송으로 만들어 발표했다. 브렐이 연인이었던 배우 겸 가수 수잔 가브리엘로와 헤어지면서 만든 노래다. 프랑스에서만 세르주 라마, 나나 무스쿠리, 실비 바르탕, 에디트 피아프, 파트리샤 카스 등이 다시 불렀다.
우리가 아는 영어버전의 노래는 미국의 음유시인 로드 매퀸이 번안하여 부른 곡이다. 프랑스어인 원곡과 노랫말은 사뭇 다르다. 이후 영어권에서도 영국의 더스티 스프링필드를 비롯하여 톰 존스, 닐 다이아몬드, 글렌 캠벨 등 많은 가수가 불러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우리에게는 닐 다이아몬드의 노래가 가장 친숙하다. 레이 찰스가 피아노를 치며 부른 곡 역시 인기를 얻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연인과 헤어지는 일은 슬픔과 고통을 동반한다. 그러나 사랑이 계속되는 한 이별은 필수적이다. 이런 이별 노래가 끊이지 않고 만들어지는 이유다.
[주간경향] 국내 1위 전자상거래(이커머스)업체인 쿠팡이 유료 회원제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요금을 60%가량 인상했다.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쿠팡에서 ‘환승’하려는 소비자를 모시기 위해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은 한국에서 무료 직구 배송 행사를 진행했다. 알리나 테무 같은 중국 이커머스 업체처럼 아마존도 한국에 직접 진출할지 관심이 쏠린다.
쿠팡은 총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4월 13일 신규 회원의 멤버십 요금을 월 4990원에서 월 7890원으로 58.1% 인상했다. 회원 대상으로 쿠팡이츠(배달앱)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지 18일 만에 가격을 올려 ‘조삼모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기존 회원은 올해 8월부터 인상이 적용된다. 이제 와우 멤버십 요금은 연간 10만원에 육박해 프리미엄 카드 연회비와 맞먹는 수준이 됐다. 고물가 속 적지 않은 인상폭이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쿠팡 탈퇴 선언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와우 멤버십 가입자는 작년 말 기준 1400만명으로, 한국인 3명 중 1명이 쓰고 있다.
앞서 쿠팡은 2021년 12월 같은 멤버십 요금을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72.1% 올렸다. 당시에도 회원 이탈 우려가 있었지만 2년새 회원 수는 900만명에서 1400만명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미국 프로야구 서울 개막전을 쿠팡플레이가 독점 중계하면서 회원 수는 더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플레이는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다.
■ 쿠팡, 무료배달 선언 후 멤버십 요금 인상
이번 인상으로 쿠팡의 멤버십 요금 수입은 연 8388억원에서 1조326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 측은 멤버십 가격을 올려도 ‘압도적인 가성비’는 여전하다고 말한다. 예컨대 넷플릭스는 OTT만 제공하는데도 쿠팡보다 두 배가량 비싸다는 것이다. 쿠팡 관계자는 무료배송, 반품, 직구, OTT, 음식배달 등 5가지 서비스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와우 회원은 비회원과 비교해 연평균 97만원(멤버십 월 요금 제외) 상당의 비용 절약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무료배송으로 고객을 확보한 쿠팡이 OTT 업체를 경쟁사로 놓고 멤버십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켓 프레시와, 쿠팡이츠 등의 서비스가 되지 않는 지역에 사는 사람과 다양한 서비스를 쓰지 않는 소비자들이 선택할 요금제가 없다는 점에서도 불만이 적지 않다. 맞벌이 부부로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A씨(35)는 배송비가 상품에 포함돼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당장 급할 때 쓸 수 있는 익일배송 때문에 끊지 못했다며 (이번 가격 인상은) 쓰지도 않는 OTT와 배달 서비스를 끼워파는 횡포로 느껴져 다른 곳으로 갈아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저가로 사람들을 모아놓고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 이를 무기로 그간의 손해를 가격 인상으로 메우는 플랫폼 업체의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쿠팡의 논리라면 멤버십 가격 인상은 앞으로도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어 소비자를 고려한 이원화된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쿠팡은 작년 말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24%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 공습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실탄을 확보해 (저가 경쟁이 아닌) OTT 등 다양한 서비스가 결합한 고품질 콘텐츠 경쟁을 하겠다는 향후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인상이 적정한지에 대한 가치판단은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 최대 이커머스인 아마존도 지난 4월 17일부터 한국에서 무료 직구 배송 행사를 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마존은 홈페이지를 통해 총 결제금액이 49달러(약 6만8000원) 이상일 때 적용된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그간 세계시장 판매 촉진을 위해 시장별로 비정기적인 행사를 해왔다. 한국에서도 이전에 비슷한 행사가 있었지만 당시 무료배송 결제 금액 기준은 99달러(13만6000원)였다. 이번에는 이를 절반 가까이 낮춘 셈이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어 아마존의 이번 행보를 한국 진출 사전 작업으로 여기는 시각도 있다.
■네이버 당일·일요배송으로 전면전
쿠팡의 전격적인 가격 인상은 유통·배달앱 시장에 다양한 파장을 일으켰다. SNS 등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빗발치며 ‘멤버십 환승’ 분위기가 형성되자 이커머스 업체들은 ‘반쿠팡 전선’을 만들어 구독료 인하에 나섰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네이버는 지난 4월 18일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당일·일요배송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구매자가 오전 11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 도착을 보장하고, 토요일에 주문한 상품은 일요일에 받아볼 수 있다. 상품을 제때 받지 못하면 구매자는 네이버페이 포인트 1000원을 받는다. 해당 서비스는 수도권부터 시작해 내년부터 권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5월 31일까지 유료 구독 회원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월 4900원)’ 3개월 무료 행사도 한다. 6개월 내 멤버십 가입 이력이 없는 고객이 대상이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G마켓은 다음 달 한 달간 통합 멤버십인 ‘신세계 유니버스클럽’ 신규 가입 회원의 연회비를 기존 3만원에서 4900원으로 83.7% 내린다. 유니버스클럽에 한 번도 가입한 적 없는 신규 고객이 대상이다. 행사기간 가입한 고객은 멤버십 1년 무료 연장 혜택을 받으니 사실상 2년간 회비가 4900원인 셈이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도 ‘컬리멤버스’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에게 3개월 무료 이용 혜택을 제공하고, 11번가도 SK텔레콤 연계 멤버십인 ‘우주패스 올’의 첫 달 가입비(9900원)를 1000원으로 내린다.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의 가격 인상으로 가입자들이 얼마나 이탈할지, 이탈한 소비자들이 어느 곳으로 이동할지에 주시하고 있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시기라 당장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등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미미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쿠팡보다 더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찾지 못하는 한 이탈 회원이 다시 재가입할 가능성이 커 일부가 이탈해도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이 더 클 것이라며 회원 중 20%가 나가도 회비 수익만 2220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전망을 반영하듯 뉴욕 증시에선 모기업 쿠팡Inc 주가가 지난 4월 12일(현지시간) 10% 넘게 급등하며 20달러를 넘어섰다. 쿠팡의 주가가 종가 기준 2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22년 10월 6일(21.03달러) 이후 처음이다.
■ 반칙·독점 막는 플랫폼법 논의 재개해야
배달앱 시장에서는 쿠팡이츠가 지난달 ‘배달비 무료’를 선언하며 시장을 흔들고 있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쿠팡이츠가 자금을 확보하면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타사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저가·출혈경쟁을 일으켜 시장의 주도권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쿠팡이츠는 배달의민족, 요기요에 이어 국내 배달앱 시장 3위 플랫폼이었는데, 지난 3월 26일부터 묶음 배달 시 배달비 무료 정책을 내놓으면서 신규 이용자가 폭증했다. 그 결과 3월 쿠팡이츠의 MAU는 625만명으로, 요기요(570만명)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쿠팡이츠의 성장세에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도 유사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내놨다. 하지만 기존에 있던 할인이 줄고 점주들의 저조한 참여와 서비스 지역 제한 등으로 소비자들의 효용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음식점주는 앱 노출 등을 감안해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앱에 내는) 수수료율이 인상돼 업체마다 최소주문금액을 올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음식에 비용이 반영돼 장기적으로는 외식 물가가 올라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쿠팡은 OTT 시장에서도 공격적으로 스포츠 중계 콘텐츠를 확장하며 업계 1위인 넷플릭스를 따라붙고 있다. 유통과 OTT, 배달앱으로 연결되는 쿠팡 생태계가 생활에 자리 잡으면서 플랫폼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은희 교수는 플랫폼 기업이 생태계를 장악하면 쿠팡처럼 가격을 급격하게 올리거나 배달앱들이 수수료 부담액을 마음대로 정해도 대처할 방법이 없다며 플랫폼법(플랫폼 공정 경쟁 촉진법)을 만들어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반칙 행위와 지배적 사업자의 횡포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공정위는 거대 플랫폼의 자사 우대와 끼워팔기, 경쟁 플랫폼 이용 제한 등을 규제하기 위한 플랫폼법을 추진했으나 업계 반발 등으로 무산됐다. 하지만 플랫폼 업계의 잇따른 구독료 인상과 중국 업체들의 반칙 영업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어 22대 국회에서 플랫폼법 제정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독과점 플랫폼에 대한 강력한 규제 입법을 주장해왔던 김남근 변호사가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것도 주목을 받고 있다. 경쟁법 전문가인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학계나 여야 간 큰 이견이 없는 수직적인 관계서 발생하는 영세 소상공인에 대한 갑질 금지 등을 위한 보호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며 플랫폼법과 더불어 소비자 보호를 강제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으로 해외 기업들이 준법 경영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벼락치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만약 내일의 나에게 할 일을 미루지 않았다면 벼락치기는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마지막 순간의 집중력이 중요한 결과물을 가져오기도 하기에, 우리는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벼락치기의 일상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앞으로 4년간, 공약을 지켜야 하는 이유보다도 미뤄야 하는 이유가 산더미처럼 쏟아질 것이다. 국제정세, 경기 불황의 장기화, 검찰과 언론의 권력 남용 등 해일을 피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주장이 우선시 될 것이 뻔하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도 좋겠지만 권력자들의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다양한 이해관계로 인해 진정한 새 출발은 어렵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새 국회보다는 오히려 마지막을 준비하는 21대 국회의 벼락치기 효험이 훨씬 더 나을 수도 있다.
어차피 당분간 선거도 없다. 악의적인 프로파간다가 횡행하더라도 국민을 설득할 시간도 충분하다. 대통령 지지율이 임기 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행정부가 레임덕 수준으로 무력해진 지금, 한 달여 남은 21대 국회의 동력은 충분히 확보되었다고 볼 수 있다. 수만명의 피해자와 희생자를 발생시키고도 여전히 방치 중인 ‘전세사기 특별법’부터 안타까운 죽음도 모자라 부조리한 은폐마저 드러난 ‘채 상병 특검법’, 유족들이 1년 반 동안 거리에서 애타게 기다려도 멈춰버린 ‘이태원 특별법’까지. 국민이 연이어 죽어가도 요지부동이던 정부와 국회의 과거를 지울 때가 되었다. 지난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위 법안들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한 만큼, 이번에는 기대가 좌절로 바뀌는 일은 없어야겠다.
앞서 언급한 과제만이 전부가 아니다. 지난 17일 별세한 박종철 열사 어머니 정차순 여사가 평생 염원했던 ‘민주유공자법’을 비롯하여 ‘낙태죄 보완입법’, 소위 ‘이승기법’이라 불리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등 각 분야에서 절실히 발의되었지만 멈춰버린 과제들이 수두룩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사실은 이들 법안이 아직 완전히 폐기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5월 말까지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당사자, 시민사회, 전문가들이 충분히 고심하고 검토한 법안인 만큼, 이제는 순차적으로 통과시키는 일만 남았다.
과거의 약속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사람들에게 새 약속의 실천을 기대하기 어렵다. 총선 결과가 대통령에 대한 비토 외에 뜨뜻미지근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도 지난 4년의 기억과 무관하지 않다. 다만 종장에라도 유종의 미를 보인다면, 21대 국회를 실망과 무기력함으로 떠올리지 않고 앞으로의 정치 역시 새로운 기대감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거리에 나온 사람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케케묵은 지난 과제들을 넘어 내일은 내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21대 국회가 최선의 마무리를 해내기를 바란다.
선거는 끝났지만, 우리의 일상은 계속된다
선거 때마다 돌고 도는 ‘심판’…독자적인 미래를 그리며
석탄발전은 멈춰도 우리의 삶은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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