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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핵펀치에···5월 꽉 잡던 할리우드 대작들이 운다

행복한 0 4 04.30 00:13
마동석 주연의 액션 영화 ‘범죄도시 4’가 극장가에서 독주를 이어가는 가운데 5월 개봉을 앞둔 할리우드 대작들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27일 영화계에 따르면 개봉 4일째인 ‘범죄도시 4’가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 배급사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개봉한 전체 영화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200만 관객을 달성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 24일 극장에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걸린 ‘범죄도시 4’는 개봉일에만 82만여 명을 동원했고 이튿날에는 누적 100만 명을 넘어서며 흥행에 시동을 걸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이번 주말 300만 관객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범죄도시 4’ 개봉 전 박스오피스 1위작이던 애니메이션 ‘쿵푸팬더’는 매출액 점유율이 1%대 안팎으로 급감하며 맥을 못 추는 양상이다. ‘범죄도시 4’와 같은 날 개봉한 젠데이아 주연의 ‘챌린저스’도 일일 관객 수가 수천 명 수준으로, 매출액 점유율은 0%대에 머무르는 중이다.
다음 달 개봉을 앞두고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한 할리우드 신작들로선 비상이 걸린 셈이다. 통상 5월은 할리우드 신작들이 관객을 끌어모으는 달로 꼽힌다. 그러나 ‘범죄도시’ 2·3편이 5월 개봉 전략을 펼친 이후 해당 공식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4편이 전편들보다도 이른 4월 말 개봉하면서 5월에 잇따라 관객들을 만날 예정인 할리우드 영화들이 흥행을 낙관하기는 더욱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들 작품이 일찌감치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배경이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라이언 고슬링·에밀리 블런트 주연의 액션·로맨틱 코미디 영화 ‘스턴트맨’은 지난 8일부터 사전 시사회를 열었다. 외화 유료 시사회로는 역대 최다 규모인 약 3만 명의 관객에게 개봉 전인 영화를 선보였다. 지난해 할리우드 메가 히트작 ‘바비’의 고슬링과 ‘오펜하이머’의 블런트가 뭉쳐 북미에서는 상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거론된다.
두 배우는 한국의 예비 관객들에게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tvN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에도 출연한다. 27일 저녁 방송분에서 영상을 통해 ‘스턴트맨’을 소개하는 한편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전한다.
더욱 확실한 ‘입소문 효과’를 위해 제작진이 직접 한국을 찾는 작품들도 있다.
다음 달 8일 극장에 걸리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혹성탈출 4’)의 시각특수효과(VFX) 팀은 최근 서울을 방문했다.
언론·배급사 관계자를 초청해 시사회를 열고 30분 분량으로 편집한 영화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에릭 윈퀴스트 시각효과 감독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고, 시각효과를 담당한 한국인 제작진은 인터뷰에 나서기도 했다.
다음 달 22일 개봉하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 속편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이하 ‘퓨리오사’)를 연출한 조지 밀러 감독도 개봉을 한 달여 앞둔 지난 15일 한국을 찾았다.
79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의 밀러 감독은 다음 달 개막하는 칸국제영화제에도 참석해야 하는 빠듯한 일정 속에도 한국 취재진과 관객들을 만났다. 그 역시 ‘퓨리오사’의 일부 장면을 하나씩 공개한 뒤 이에 관해 일일이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혐오문제’를 우리는 얼마나 이야기하며 살고 있을까. 서로 언성이 높아질 수도 있는 민감한 주제라고 생각해요. 나인채씨(27)가 말했다. 모여 앉은 참가자 너덧 명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시를 무대로 혐오문제 말해요’라는 제목의 모임 참여자들이 21일 경기 수원시립미술관 1층에 둘러앉았다. 이들은 여성 노동을 주제로 한 전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을 둘러본 다음 각자의 감상을 나눴다.
대화에 앞서 이 모임을 주최한 미디어 스타트업 모어데즈의 대표 홍슬기씨(33)가 ‘약속문’을 함께 읽어달라고 부탁했다. ‘안전하고 자유롭게, 다정한’ 모임을 위한 약속문에는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서로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자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대화가 시작되자 진솔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물류센터 콜센터에서 일한다는 해아씨(활동명·35)는 아직도 ‘여자랑 얘기하기 싫으니까 남자 바꿔’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전시를 보며 내 노동도 저평가되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비난받을 걱정 없이 안전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서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홍씨는 이날 모임에서 ‘무수’라는 이름으로 대화에 참여했다.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다는 뜻을 담은 이름이다. 그가 3년 넘게 발행해 온 혐오 이슈 뉴스레터 ‘모보이스’에서 사용하는 필명이기도 하다.
홍씨의 활동 공간은 온라인 공간인 뉴스레터에서 오프라인 모임까지 확장돼 왔다. 홍씨는 혐오문제에 관심을 두는 이들에게 지지기반이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씨는 여성·이주민·동물·퀴어 등 소수자에 대한 혐오문제를 담은 기사를 엮어 매주 금요일 뉴스레터를 보낸다. 2021년 4월2일 첫 발행 이후 1년쯤 지났을 때 100명을 넘겼던 구독자는 현재 450여명에 달한다.
혐오문제라고 하면 막연해 보이지만, ‘존재가 그 존재로 살기 힘들게 만드는 문제’가 곧 혐오문제라고 생각해요. 홍씨가 말했다. 스타트업에서 마케터 업무를 하던 그는 3년 전쯤 퇴사한 후 내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주제를 고민하다 혐오문제에 천착하게 됐다고 말했다.
2020년 숙명여대에 합격한 트랜스젠더 여학생이 일부 여성계의 반대 끝에 입학을 포기한 사건이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그는 페미니스트로서, 같은 여성 문제를 얘기하던 사람들이 어떤 존재에겐 폭력을 행사할 수 있구나 싶었다고 했다. 그는 여성문제뿐 아니라 퀴어·난민·비건 등 다양한 소수자의 문제를 고루 ‘내 문제’로 인식하는 이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뉴스레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뉴스레터는 안전한 공간이었다. 처음엔 ‘이 주제를 다루면 공격받을 수 있다’는 걱정도 있었다며 뉴스레터는 적극적으로 구독을 해야 볼 수 있으니 안전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점차 자신이 그었던 선 밖으로 나서고 있다. 뉴스 전달자를 넘어 ‘무수의 편지’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생각이 담긴 글을 보내기도 하고, 지난해 7월부터는 직접 오프라인 모임을 기획·주최하고 있다. 아픈 몸에 대해 글을 쓰는 모임, 수치심을 말하는 모임 등이 있었다.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만큼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없더라고 말하는 홍씨는 그 자리에서만 나눌 수 있는 대화를 들을 때 설렌다고 했다.
요즘 그의 고민은 지속가능성이다. 프리랜서로 브랜딩 관련 외주 일을 병행하고 있는 홍씨는 이 일을 계속하고 싶지만 가난해지는 방법 외엔 없는지, 수익성이 공존할 수는 없을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구독이 무료인 뉴스레터에 후원계좌를 연 것은 최근의 일이다.
홍씨는 스스로가 큰 변화를 만드는 사람은 아니지만, 한 명 한 명을 설득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혐오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을 연결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계속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 전지현 기자 jhyun@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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