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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배지달고 “독재화” 언급한 이재명···비공개에서 윤 대통령이 85% 발언

행복한 0 4 05.04 07:02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처음으로 마주 앉아 2시간15분간 의견을 주고 받았다. 훈훈한 덕담으로 시작된 회담 분위기는 이 대표가 공개발언에서 독재화 정치 실종 등 표현이 포함된 원고를 읽어내려가자 긴장감이 고조됐다. 비공개 회담에서는 윤 대통령이 주로 이 대표 주장을 반박했다.
이 대표가 탄 차량 2대가 이날 오후 2시쯤 용산 대통령실 로비 앞에 도착했다. 이 대표 측에서는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진성준 정책위의장·박성준 수석대변인 등 3명의 참모가 동행했다. 홍철호 대통령 정무수석이 로비에서 이 대표를 맞았다. 이 대표는 정현관에서 기다리던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영접을 받으며 회담이 열리는 2층 집무실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이 대표를 맞이하며 악수를 했다. 이 대표가 아이고, 대통령님이라며 첫마디를 건네자 윤 대통령은 오랜만입니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건강, 날씨 등 가벼운 주제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었다. 윤 대통령은 선거운동하느라 고생 많으셨을 텐데 다들 건강회복하셨나요라고 이 대표와 참모들의 안부를 물었다. 이 대표는 아직 (회복이) 많이 필요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대표가 오늘 비가 온다고 했던 거 같은데 날씨가 좋은 것 같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님하고 만나는 걸 우리 국민들이 다 고대하셨기 때문에 오늘 이렇게 좋은 날씨는 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가 좋아한다는 우엉차와 함께 한과, 과일 등을 내놨다.
덕담으로 다소 훈훈해진 분위기는 이 대표의 모두발언으로 가라앉았다. 이 대표는 제가 대통령님 드릴 말씀을 써가지고 왔다며 안쪽 주머니에서 A4 용지를 꺼냈다. 이 대표는 A4용지 기준 10장에 달하는 원고를 직접 준비했다.
이 대표는 정말 국정에 바쁘실 텐데 이렇게 귀한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저희가 오다 보니까 한 20분 정도 걸리는데 실제 여기 오는데 한 700일이 걸렸다고라며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윤 대통령은 하하하라며 웃었다.
이 대표는 작심한 듯 15분 넘게 준비한 모두발언을 읽어내려갔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에 대해서 스웨덴 연구기관이 독재화가 진행 중이다, 이런 연구결과를 발표 지난 2년은 정치가 실종되고 지배와 통치만 있었다는 그런 평가가 많다 등 강한 표현도 동원했다.
윤 대통령은 심각한 표정으로 이 대표의 발언을 경청했다.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해주시면 좋겠다 거부권 행사에 대해 유감 표명과 함께 향후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해주시면 참으로 좋겠다 등 대목에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 대표가 일방적인 말씀인데 긴 시간 들어주셔서 고맙다며 모두발언을 마치자 윤 대통령은 좋은 말씀 감사하다며 평소에 우리 이 대표님과 민주당에서 강조해오던 얘기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후 회담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민주당 측은 비공개 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경청하기보다는 본인 얘기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담 이후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화두를 꺼내시면 윤석열 대통령께서 답변을 하셨는데, 답변이 상당히 길었다며 천준호 실장이 시간 계산을 해보니까 한 85대 15 그 정도 됐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상당히 많은 말씀을 하셨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회담은 오후 4시15분쯤 종료됐다. 이도운 홍보수석은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2시간 15분간 진행됐다고 밝혔다. 홍철호 정무수석은 이날 TV조선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이 대표 모두발언에 설명을 하면서 발언 비중이) 7대 3 정도는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3명의 참모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계통의 넥타이를 맸다. 윤 대통령과 정 실장, 홍 수석은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를 맸다. 이 대표는 국회의원 배지를 단 3명의 참모들과 달리 태극기 배지를 달아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2023년 3월 윤 대통령이 강제동원 배상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이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를 출범했을 당시 이 배지를 받은 이래 이를 쭉 착용해왔다고 한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항의성 의미를 담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별도의 독대는 하지 않았다. 회동 후 참석자들은 대통령실 청사 2층 로비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전국 다니면서 아이들에게 인형극 보여주자’는 소박한 마음으로 2003년 인형극단 봄을 창단했다. 최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난 이수정 대표는 그때만 해도 무모한 일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대부분 인형극단은 비용 절감을 위해 인형을 직접 만든다. 이수정도 마찬가지다. 대학에서 조소 전공을 하고 어린이 방송용 인형을 다수 제작했지만, 무대극에 어울리는 인형을 만드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인형 옷을 만들어야 해서 재봉틀부터 사서 배우기 시작했다.
이수정은 지금도 가장 어려운 건 대본이라고 했다. 아무리 인형을 잘 만들어도 이야기가 좋지 않으면 어린이 관객을 끌어들일 수 없다. 희곡의 베테랑이라 해도 인형극 대본을 잘 쓰는 건 다른 문제다. 이수정은 인형을 움직이면서 대사를 여러 차례 쪼개고 고쳐본다. 인형 움직임에 맞추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인형극 전문 배우가 많지 않다는 점도 고민이다. 연극을 거쳐 인형극으로 향하는 배우가 많은데, 처음에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연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라고 한다. 배우는 울고 웃고 화내는 연기에 익숙한데, 인형극 배우는 그 모든 연기를 인형에 양보하고 뒤로 물러나야 한다. 이수정은 배우는 표정과 행동을 모두 거둬들이고 인형에 생명을 넣어야 한다며 이 과정을 이해하지 못해 3분의 2가 인형극을 떠난다고 말했다.
21년이 흘렀다. 봄은 무대극과 거리극에 모두 능한 인형극단이 됐다. 그동안 <아주 특별한 그림여행> <이중섭의 편지> 등 무대극과 <걸리버 여행> <가족나들이> 등 거리극을 선보였다. 이수정은 인형극은 손맛이다. 내 손으로 만든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인형이 거리에 나갔을 때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또 언제 하느냐고 물어봐 줄 때 그렇게 보람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정된 공간과 관객을 전제로 하는 무대극과 달리 거리극은 변수가 많다. 일단 날씨다. 비가 와서 공들여 준비했던 극을 올리지 못했던 적도 많다. 갑자기 바람이 세차게 불어 대형 인형이 위험할 정도로 흔들린 적도 있다. 날씨에 비하면 갑자기 인형 손을 잡아당기는 어린이 관객은 변수에 속하지도 않는다.
5월 가정의달을 맞아 마포아트센터 야외광장에서 극단 봄의 레퍼토리 <걸리버 여행>(5일)과 <가족나들이>(6일)가 공연한다. <걸리버 여행>에는 배우 4명이 움직이는 4.3m 인형이 등장한다. 거인 걸리버가 관객이 사는 소인 마을에 나타났다는 내용이다. 거리의 관객은 극단이 나눠준 가면을 쓰고 소인이 돼 극에 참여한다. 타인과의 소통, 공존을 이야기한다. <가족나들이>에는 배우 혼자 움직이는 3.3m 인형이 나온다. 가족의 소중함과 세대 간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무대극용 소형 인형은 통상 한 달, 거리극용 대형 인형은 세 달에 걸쳐 제작한다. 대형 인형의 경우 무게가 있고 중심 잡기가 어려워 배우와의 소통이 필요하다. 인형을 다 만들고도 배우의 요구에 따라 끝없이 수정한다. 이수정은 배우 이야기 듣고 고치긴 하지만, 일단 비주얼이 우선이라 인형에 욕심을 낸다. 대표의 특권이라며 웃었다.
저출생은 수많은 인형극단에도 큰 과제가 됐다. 어린이 관객이 날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수정은 코로나19 때도 그렇고, 어린이 관객이 너무 줄었다는 것을 느낄 때 직업의 위기를 생각하곤 한다며 배우들도 투 잡, 스리 잡을 뛰다 보니 시간 맞추기 어려워 새벽에 연습을 잡을 때도 있다고 전했다.
그래도 여전히 인형극이다. 몇달 전에는 영국 극단에 워크숍도 다녀왔다. 낮이 짧고 밤이 긴 유럽에서는 밤에도 볼 수 있는 거리극이 발전했다. 대형 인형 안에 LED 조명을 넣어 빛을 낸다. 이수정은 새로운 제작방식을 도입해 조만간 야간 거리극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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