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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부끄러운 자화상, ‘유리천장 지수’ OECD 꼴찌

행복한 0 2 05.06 20:42
한국의 양성평등 수준이 국제적으로 또다시 굴욕적인 평가를 받았다.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매해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해 발표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29개국 중 29위를 기록했다. 해당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3년부터 12년째 한국은 줄곧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리천장은 동일한 노동 경쟁력을 가졌음에도 직장 내 성(性)이나 특정 집단에 속한다는 이유로 고위직으로의 승진이나 연봉 상승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용어다. 좁은 의미로는 여성의 사회적 진출과 승진을 막는 장벽을 뜻한다.
유리천장 지수는 고등교육, 노동 참여율, 성별 임금 격차, 양육비용, 출산·육아 휴가 권리, 관리직 여성 비율 등 10가지 지표를 종합해 도출한다. 성별 임금 격차는 31.1% 차이로 현격한 최하위를 기록했고, 관리직 여성 비율, 기업 임원 중 여성 비율은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는 노동환경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성차별이 매우 심각함을 보여주는 수치로, 경제 규모 세계 10위권을 자랑하는 한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양성평등을 외치면서도 여성 차별이 여전히 뿌리 깊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여성으로서 높디높은 채용장벽을 가까스로 넘어도 승진장벽이 앞을 가로막는 우리의 현실이 답답하고 씁쓸하다. 올해 세계여성의날 주제는 ‘공정을 포용하라’(Embrace Equity)이다. 이는 개개인의 상황을 고려한 기회와 자원의 ‘공정한’ 배분만이 진정한 ‘평등’을 끌어낼 수 있다는 메시지가 아닐까. 정부는 노동 현장에서의 남녀 불균형과 가부장적 남성 우월주의를 바로잡고,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여성 차별과 유리천장 제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여성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여성의 잠재력을 향상함으로써 국가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인식 전환과 공감대 확산이 필요하다. 기업도 유리천장 깨기는 여성에 대한 배려 차원이 아니라 여성 인력의 성공적 활용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업의 생존전략임을 구성원 모두가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생산가능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여성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는 경제를 지탱해나갈 수 없다. 이를 위해선 양육과 일자리 환경의 획기적인 패러다임 개선이 절실하다.
세계은행은 ‘여성들이 일하거나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막는 차별적인 법과 관행을 해소하면 전 세계적으로 국내총생산이 20% 이상 증가할 수 있으며, 세계 경제 성장률이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뼈아픈 교훈이다. 국제사회가 저마다 21세기를 새롭게 바꿀 원동력으로 여성 인력을 꼽고 있지만, 유독 대한민국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여성의 경제활동을 가로막고, 그들이 최종 의사결정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역량 있는 여성 개인은 물론 우리 국가 전체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최하위의 유리천장 지수로는 국가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가야 할 길은 멀지만 머지않아 대한민국의 단단한 유리천장이 깨졌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대해본다.
남미 콜롬비아 정부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비판하며 이스라엘과 단교를 선언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수도 보고타 볼리바르 광장에서 열린 노동절 연설에서 내일(2일)부터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공식적으로 끊을 것이라며 우리는 대학살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은 대량 학살이라면서 (그곳엔) 폭탄으로 인해 사지가 절단된 어린이와 아기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이 멸절하면 인류가 죽는 것과 같다며 우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좌파 게릴라 출신인 페트로 대통령은 그동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이스라엘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정권에 비유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식량 지원을 받으려던 팔레스타인인들이 사망한 것을 두고 홀로코스트를 떠올리게 한다면서 이스라엘 무기 구매 중단을 선언했다.
콜롬비아 현지 매체 엘에스펙타도르는 콜롬비아가 볼리비아와 벨리즈에 이어 중남미에서 세 번째로 이스라엘과 단교하는 국가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역사는 구스타보 페트로가 아기를 불태우고, 어린이를 살해하고, 여성을 강간하고, 무고한 민간인을 납치한 인류 역사상 가장 비열한 괴물(하마스를 지칭)의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편에 섰던 것을 기억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앞으로도 두려움 없이 우리 국민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들에겐 다만 조금 귀찮은 존재였을 뿐/ 세상 무엇과도 아무 인연 맺지 못하고/ 버려졌던 그녀 삶에 무섭도록 소름 끼치는/ 우리의 이 무관심…// 말 한 마디도 없이 멀리 떠나 버렸네/ 딴 세상을 사는 듯 가까이 할 수도 없었어/ 절망 속에 살면서도 뭔가 꿈을 꿨지만/ 어디서 그런 아름다운 꿈을 찾을 수가 있었겠어.
학전 소극장의 대표적인 레퍼토리인 뮤지컬 <지하철 1호선>에 나오는 ‘가버린 그녀’의 노랫말 일부다. 김민기(사진)는 독일 작품을 가져다가 상당 부분 다듬어서 서울로 옮겨 놨다. 그 주인공들은 서울에 온 연변처녀, 지하도 걸인들, 여자를 등쳐먹는 제비, 혼혈의 고아, 청량리 588의 창녀 등 한결같이 인생의 ‘뒷것’들이었다. 한 번도 빛나는 인생이었던 적이 없는 우리의 이웃들을 김민기는 따스한 마음으로 품에 안았다. 사이비 교주, 자해 공갈범까지도 그에게는 애린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대상이었다.
1970년대부터 김민기는 공장 노동자, 기지촌 창녀, 혼혈아, 늙은 군인 등을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작품 속에서 보듬었다. 다른 이들이 모두 화려한 조명 속으로 달려갈 때 늘 조명 뒤에서 수줍게 웃을 뿐이었다.
‘학전의 농부’ 김민기 덕분에 설경구, 황정민, 장현성, 이정은, 안내상, 이종혁, 김대명 등 진정성을 가진 연기자들의 오늘이 있다. 김광석, 박학기, 장필순, 강산에, 김현철, 윤도현 등 사람냄새 나는 노래꾼들도 그의 영향력 아래 있다.
3부작으로 방송된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편을 보면서 진정한 거인의 모습을 봤다. 여러 갈래 길/ 누가 말하나/ 이길 뿐이라고로 시작되는 ‘길’(1971년)을 통해 김민기는 일찌감치 자신이 걸어갈 길을 정한 듯하다. 그리고 묵묵히 그 길을 걸어왔다. 그의 고향 같은 학전이 문을 닫았지만 그의 길은 앞으로도 영원히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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